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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킥에서 공이 골대로 새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날아간다.
노랑색 유니폼을 입은 한명의 선수가 번쩍 날아오르더니 참새처럼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양손으로 잡아버린다.
잡은 공을 보자마자 주변에 있는 흰색 유니폼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100m 달리기 스타트 상황과 비슷하게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검정색 유니폼의 선수들도 코너킥이 상대 골키퍼에게 잡혔다는 아쉬움을 느낄 순간도 없이 전력질주를 시작한다.
공이 하프라인 보다 조금 뒤에 위치한 흰색 유니폼 최전방에 있는 선수에게 연결 되었고 2초도 안되는 시간에 상대 골대 근처까지 거리가 좁혀졌다. 주변에 동료 2명과 수비 2명이 도착하려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상대 수비와 골키퍼 사이 공간에 공을 전달하며 순식간에 1:1 찬스가 나타났고 깔끔하게 골대 왼쪽 공간으로 공을 차면서 득점까지 연결했다.
14세 중학교 1학년이 본 대학생 형들의 경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황지중학교를 다녔는데 축구부 선수들은 매년 대학추계가 열릴때마다 볼보이로 참석했다.
선배, 후배, 동료들과 경기를 보면서 어떤 대학에 어느 선수가 멋있고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어른들이 왜 선수들의 팬이 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한번도 보지 못했던 형들이지만 경기장에서 이기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과 중학생 선수들이 볼보이를 한다는게 자신의 어린시절을 보는 듯해서 나오는 건지 모르겠지만 가벼운 눈인사와 가끔 하이파이브를 하러 와주는 대학생 형들의 모습은 아주 잘생긴 연예인을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경기장에서 집중하며 팀동료들과 이기기위해 달리는 모습을 볼때 멋있었다.
같은 축구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과정이라서 그런지 보고 배울점들이 많았다. 가까이서 보는 것만해도 많은 동기부여가 되서 그 시기 훈련은 집중력이 남달랐다. 형들을 따라하고 싶어하는 동료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금방 알아차리고 '너 OO대학교 OO형 따라하는거지?' 하며 놀렸고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서서히 한 선수의 팬이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했다.
태백 대학축구대회 추계 연맹전의 시간을 흐르고 흘러 승리한 팀은 4개로 줄어들었다.
오전에 4개의 팀이 결승전 티켓을 두고 치열한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경기는 시작되고 골대 뒤에서 볼보이를 하고 있었다. 전반전을 팽팽하게 맞선 두 팀은 하프타임에 다시 작전을 준비하며 남은 45분에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올 각오를 아주 큰 화이팅으로 외쳤다. 이런 모습들을 중학생 선수들이 봤을때 너무 멋있게 보였고 그 팀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긴급상황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얻은 파랑색 유니폼의 코너킥에서 나타났다.
아주 빠르고 날카롭게 골대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는 공을 흰색팀 골키퍼가 잡기 위해 있는 힘껏 무릎을 올리며 점프를 뛰었다.
파랑색 유니폼의 센터백을 위치했던 덩치가 아주 크고 빨랐던 선수는 헤딩을 하기 위해 자신의 순간 최고 스피드를 사용하며 두발을 강하게 땅에 짚고 높이 점프를 시도했다.
그 순간 상대팀 골키퍼 무릎과 파랑색 유니폼 선수의 머리가 강하게 부딪치면서 수박이 떨어져 갈라질때 소리처럼 빡! 소리가 났다.
그대로 의식을 잃은 파랑색 유니폼의 선수는 떨어지면서 다시한번 등과 뒤통수를 땅에 강하게 부딪치면서 2차 충격을 받았다.
정말 놀랐던 모습은 몸이 빠르게 굳으면서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켰는데 주변에 선수들이 화이팅 소리보다 훨씬 큰 목소리로 소리를 치며 빨리 도와달라는 제스처를 온몸으로 표현했다. 이 모습을 바로 앞에서 지켜본 심판은 상황이 발생하자마자 휘슬을 빠르게 여러차례 울리면서 선수에게 뛰어갔고 갑자기 턱을 내리면서 입을 열려고 안간힘을 썼다. 뒤이어 깃발을 들고 부심이 뛰어왔고 약간 벌어진 입 사이로 업사이드와 라인아웃 등 각족 수신호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하는 깃발의 손잡이 부분을 넣어 더이상 입이 다물어지지 않도록 했다.
이후 혀가 말려들어가 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손가락을 넣어 혀의 위치를 바꾸거나 잡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1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쓰러졌던 선수는 벌어져있던 입 사이로 산소가 공급되서 의식을 되찾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했기 때문에 응급차량이 들어와서 안전하게 태워 병원까지 이동했다. 주변에 형들의 모습을 보니 머리를 움켜쥐면서 고통스러워 하는 선수와 어깨동무를 하며 괜찮다고 이야기해주는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무릎을 부딪쳤던 골키퍼도 고통이 줄어들지 않아서 그런지 교체를 했고 침울했던 분위기가 지속되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시작이 있다면 종료도 있어야하는 법.
잠깐의 약 3분 정도의 휴식 시간을 가지고 코칭스텝이 다시 화이팅을 외치면서 경기장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재집중의 순간을 만났다.
교체된 골키퍼의 손에서 공이 동료에게 전달되면서 다시 정상적인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 결과는 병원으로 실려간 파랑색 유니폼의 선수들의 승부차기 승리였다. 교체된 흰색팀 골키퍼 선수는 유니폼을 눌러쓰며 답답함과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을 봤다.
파랑색 팀의 준우승으로 태백 대학축구대회 추계 연맹전은 막을 내리게 되었고 우리는 시상식까지 함께 했는데 심판상을 초기 응급처치에 큰 도움이 되었던 긴급상황 당시 경기의 주심이 받았다. 그 장면을 기억하는 몇몇의 관중들은 일어나 기립 박수를 쳤다.
그때는 주심이 했던 행동이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선수로서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못했다.
그냥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었고 잘 해결되서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밖에 할 수 없었는데 나중에 대학에 진학하고 관련된 영상과 함께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응급상황에 5분 안에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선수는 심하면 뇌사상태에 빠져 생명을 잃거나 오랜 시간 뇌사 상태에 빠져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조금 늦어도 뇌로 공급되는 산소가 차단되면서 신체 부위에 마비가 올 수도 있다.
만약 주심과 부심의 초기 응급처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우물쭈물 거리며 골든타임을 놓쳤다면 태백 대학축구대회 추계 연맹전은 선수들의 가진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아닌 상황이 되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같은 사람,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동료로서 안타까움을 함께 느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 중앙 고등학교 축구부 코치로 활동하고 있을때 똑같은 상황을 만났다.
화성FC와 강릉 중앙 고등학교의 경기에서 심판을 보고 있던 상황에 상대팀 공격수가 우리팀 골키퍼와 강한 충돌 이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전속력으로 달려가면서 상태를 확인해보니 경련을 일으키며 입을 꽉 닫고 있었다. 재빠르게 턱을 누르며 약간의 벌어지는 입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산소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 그런데 문제는 더 강하게 닫으려는 턱의 힘 때문에 물려있는 손가락이 잘려 나갈 것 같은 고통이 전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감독, 코치님들이 턱을 더 열어서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애를 썼지만 얼마나 강한지 성인 남성 2명이 한쪽은 머리를 잡고 턱을 내리려고 해도 쉽게 벌어지지 않았다. 온 힘이 턱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응급차량을 부르고 시간이 지나 조금씩 의식을 되찾으며 턱에 힘이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느꼈고 손가락을 뺐다. 그리고 조금 더 벌어진 입속으로 휘슬을 물려 갑작스럽게 다시 닫히는 상황에 대비했다.
손톱에 피멍이 들고 손가락에 지문이 움푹 파여서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쓰러졌던 친구와 함께 병원을 다녀왔는데 다행이도 척추에 아주 작은 손상만 있고 나머지는 괜찮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다.
내 손가락은 마취를 한 것처럼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일주일 안으로 돌아오니까 너무 걱정말라고 하셨다.
중학교떄 직접 경험하고 대학교에서 응급처치에 대한 교육과 자격증을 취득하며 나도 모르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준비가 되었다.
가끔 강릉 중앙고등학교에서 벌어진 그날의 상황을 돌이켜 봤을때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다음날은 새로운 감독님의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언제 어디서 사용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생명과 관련된 응급조치와 같은 것을 배우는 과정에 있다면, 배울 기회가 생긴다면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일들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들을 삶에서 적용하고 실천하며 살아갈 수 없겠지만 몇가지만 삶에 적용하여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아주 의미있는 순간, 삶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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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 영상 있더라구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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