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북괴군 개입논란 역사적 진실규명 계기
“과거를 지배하는 사람은 미래를 지배 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사람은 과거를 지배 한다 -조지오웰 1984-”
지난 13일과 15일 TV조선과 채널 A 종편방송에서 ‘5.18 북괴특수부대 남파 개입설’에 대한 증언을 “여과 없이 방송” 했대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과 호남지역 5.18 관련단체가 조직적이고도 강력하게 반발을 하고 있다.
5.18당시 북괴특수부대 개입 의혹은 그 동안 꾸준히 제기 돼 온 것으로서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전파력이 강한 TV매체를 탔다는 사실 때문에 격앙된 반응을 하는 것이며, 5.18행사에‘임을 위한 행진곡’제창 논란에 대한 대정부 불만도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호남지역 광역자치단체 및 의회, 5.18 관련단체들은 북괴 특수부대 개입의혹제기와‘임을 위한 행진곡’제창이 배제된 것을“국기문란행위”로 규정하고 일부사이트와 네티즌 고발, 종편방송 재허가 문제 등 법적, 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하여 대처하겠다면서 국가보훈처장 퇴진 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 문제와 관련, 전병헌 민주당원내대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훼손하고 역사적으로 왜곡하려는 기도에 분노”한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에 도전하는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엄중히 대처”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호남권 광역의회 의장단은 북괴군 5.18개입보도를 “역사훼손, 국가정체성도전 국기문란행위로 규정 정부에 즉각적인 수사착수와 사법처리를 촉구”하고 강운태 광주시장은 “5.18왜곡에 대해 정부가 나서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왜곡 폄훼 글에 대해 이번 주 말까지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엄포를 놓았다.
박지원은 “일부 종편에서 5·18 광주민주화 항쟁이 북한군 소행이라고 방송하고, 일베들은 5·18 희생자를 비하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터넷 사이트‘일베’에 화살을 돌리면서 “이렇게 하면서 어떻게 아베 일본 수상을 비판하겠느냐, 반드시 시정돼야 하고 민주당 정체성의 문제니 거당적으로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 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 왜곡 대책위원회 위원장에 선임 된 강기정 의원은 “이는 단순히 특정 진실을 왜곡하는 수준이 아니라, 당시 피눈물을 흘렸던 많은 광주/전남시민들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 등의 중대 범죄이고, 나아가 민주주의 헌정질서까지 어지럽히는 국기 문란 행위”라며, 모든 법적, 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하여 단호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세력과 5.18관련단체들의 격앙된 반응에 일부 이해는 가면서도 “역사적 진실규명”문제를 국가정체성과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국기문란으로 규정하고 호남인에 대한 명예훼손 범죄로 단정하는 것은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논리적 비약인 동시에 학문적 접근의 영역을 ‘정쟁(政爭)의 영역’으로 끌어내리는 정도 이상의 과민반응으로 비친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5.18에 북괴 특수부대가 어떻게 얼마나 개입했느냐 규모나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개입한 사실이 있느냐 여부가 문제의 핵심이다. 이는 광주시민이 입은 피해와 희생자체를 폄훼하자는 게 아니라 광주시민에게 피해를 주고 호남인에게 상처를 입힌 가해자가 국군이었느냐 북괴가 남파한 특수부대였느냐 하는 엄중한 문제이다.
따라서 북괴군의 개입여부는 호남과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이 함께 풀어야할 과제이며, 현재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하는 것은 제기된 의혹과 관련 된 증언 및 증거의 유무를 살피고 실증적 사실(fact)의 재발견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일이지 이러한 노력이나 절차 없이 의혹제기 자체를 성토하고 감정적으로 대처할 일은 아니다.
제기 된 의혹을 합리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대신에 감정적 대처로 일관하다가 보면 북괴군개입의혹의 전부 또는 일부라도 사실로 입증됐다고 가정 할 때, 어떤 부분이 국가정체성 훼손이며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국기문란이냐 하는 논란을 피할 도리가 없으며, 호남인에 대한 명예훼손이 성립되느냐 여부를 떠나서 지역적 편향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25,000여 탈북자 시대에 소모적인 논쟁이나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보다 많은 대상자를 발굴하여 자백과 증언을 체계적으로 청취 종합하고,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자료와 증거문건을 수집, 입체적으로 재평가 분석하는 한편, 누구도 부인 못할 결정적이고도 움직일 수 없는 증거확보에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야 말로 국가정체성과 국기를 튼튼히 하는 첩경이 아니겠는가?
만약 이러한 합리적인 해법을 외면하고 감정을 앞세워 법률적 행정적 대응에 치우친다면, 자칫 현대판 신성모독 종교재판이라는 비판에 직면케 된다. 5.18은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고 호남만의 상처가 아니라 대한민국 현대사에 옹이처럼 박힌 부분이다.감성적 접근보다는 냉철한 이성적 시각으로 역사적 진실의 재발견이라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세이전에 진리로 통용되던 천동설(天動說)이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오에 의해서 지동설(地動說)로 대체 되듯, 1977년 전곡리 한탄강에서 30만 년 전 돌도끼와 4,000여점의 구석기 유물이 쏟아져 나옴으로서 한반도에는 구석기 시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한 일본학자와 고고학계의 허구가 혁파되듯, 새로운 사실과 증거, 새로운 법칙과 증명이 발견되면 기존의 정설(定說)은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사실의 발견이나 증거의 출현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더 더구나 어떤 이유로 건 은폐된 사실과 왜곡된 진실이 있다면 이런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한 두 사람의 책임이나 과제가 아니라 국민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국가적 과업인 것이다. 진실 앞에는 네 편, 내 편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일각의 감정적 대처 방식과 일부 언론의 편향적 접근자세는 역사적 진실과 정의를 재발견, 재정립하여 진정한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당위성을 외면하고 지역감정이나 피해주민의 정서만 앞세운 선동정치 행태를 보이는 것으로서 새로운 갈등의 촉발과 확산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야당과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광주시민의 피해와 호남인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가 북괴군이 아니라 계엄군이라야만 한다는 인식의 근저는 무엇인가? 5.18에 북괴군이 개입 됐다는 주장이 사실여부를 떠나서 [국기문란]이라는 논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설사 북괴군 개입이 사실로 입증 된다고 해서 광주와 호남의 피해사실과 입장이 달라 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북괴군 개입여부가 새롭게 입증됨에 따라서 5.18의 역사적 의의와 성격을 재해석 재조명 하는 것은 불가피해 졌다. 이 문제는 甲도 乙도 없다. 승자도 패자도 없다. 이념이나 정치성향, 지역정서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보다 냉철한 자세로 실체적 증거와 사실적 논리에 입각해서 제기된 주장의 허실을 규명하고 의혹을 불식시키는 이성적이고 객관적 태도와 합리적 자세가 요구되는 것이다.
칼럼니스트 백승목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실은 밝혀져야 하며 피해자들도 떳떳하다면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더 당당히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