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네이버 서평 평균별점 ★★★★!
블로거 서평 평균평점 8.3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 -블로거 간서치-
<합작-살인을 위한 살인>의 백용준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국내 추리소설 독자들이 인정한 손선영 작가의 신작 <죽어야 사는 남자> 출간!!
살인자?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나는 살인자도, 그렇다고 이대형도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그는 오로지 쫓기는 신세로 전 락했을 따름이다. 노숙자로 살았던 지난했던 기억은 흐리고 무뎌져서 진실인지 거짓인지조차 혼란스럽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였다.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라는.
살인자가 되어버린 한 남자.
이제 그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아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2011년 ‘합작-살인을 위한 살인’과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우리는 ‘손선영’이란 추리작가의 경이로운 탄생을 본다. 그리고 지문과 주민등록, 보험을 통해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소설 속의 사건이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 전 일간스포츠 사장, 추리소설가 이상우
SCENE의 분할, 시간의 분할, 캐릭터의 분할 등 ‘죽어야 사는 남자’는 서술의 교차지점을 분해하고 재조합한 하나의 거대한 퍼즐을 보는 듯하다. 그렇지만 ‘죽어야 사는 남자’의 진실 앞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IMF를 지나온, 아니 한국전쟁을 지나온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진실이었기 때문이다.
- <7급 공무원>, <검은집> 등 영화감독 신태라
추격하라, 즐겨라, 그리고 공감하라
4개의 옴니버스 형식인 이 소설을 관통하는 하나의 코드는 ‘추격’이다.
살인자를 쫓는 형사와 ‘살인자’라는 누명을 뒤집어쓴 범인의 쫓고 쫓기는 추격. 의사와 기 억을 잃어버린 환자 사이에서 기억을 둘러싼 기묘한 대치를 통해 서로를 밝혀가는 추격. 킬러와 형사라는 단순구도를 통해 닥치고 달려가는 자동차 추격의 하드보일드. 그리고 거 대한 범죄의 이면을 밝혀내는 마지막 추격까지.
옴니버스 형식의 4가지 ‘추격’이라는 코드는 제각각이지만 독자에게 추리소설이 줄 수 있 는 극한의 재미를 선물한다. 다르지만 같은 하나의 주제 아래서 작가가 내민 코드를 따라 가며 즐길 때, 때론 안타깝고 때론 통쾌한 결론을 작가는 제시한다. 그러나 종국에 독자는 몸서리치는 공포를 만날지도 모른다. 주인공 이지훈이 겪는 공포는, 또 형사인 백용준과 황재현이 겪는 갈등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 도 겪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문제도와 주민등록제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얼마 전 신문 사회면에는 지문날인제도에 대한 거부와 함께 지문을 통해 범죄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억울한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또한 대한민국은 개인 ID관리체계인 주민등록번호 가 해킹되었을 때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한 국가이다. 대체할 수 없거 나 가장 효율적인 관리체계라는 정부의 이야기는 차치하고라도 과연 그것이 국가적으로 필요한 것일까.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문과 주민등록제도를 통합해 국민을 관리하는 국가이 다. 그것이 통제의 수단인지, 아니라면 관리의 수단인지 국가는 어떤 경우에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것이 악용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소설은 바로 이 상상력에서 출발했다.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행정전산인 주민등록과 경찰청이 관리하는 지문관련 전산에 오류 가 있거나 악용의 여지가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작가는 그것에 대한민국의 드라마를 엮었다. IMF와 로맨스, 흥신소와 보험까지.
대한민국 곳곳에서 오늘도 일어나는 소소한 드라마는 작가가 만든 거대하고 끔찍한 이야 기의 출발점이다. 그것에 국민을 관리하는 지문과 주민등록제도가 종착역으로 숨었다. 끔 찍하고 안타까운 결말을 숨긴 채로.
4가지 색깔의 옴니버스, 4가지 색깔의 추리소설
<죽어야 사는 남자>는 ‘이 남자가 사는 법’, ‘이 여자가 사는 법’, ‘그 남자가 사는 법’, ‘사 는 법’의 4가지 옴니버스 소설이다.
<이 남자가 사는 법>은 씬과 씬, 시간과 시간이 해체된 교차서술을 가진 본격추리소설이 다. <이 여자가 사는 법>은 남편이 죽자 10년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한 여인과 그 기억을 되살리려는 정신과 의사의 기묘한 대립을 다룬 사이코 스릴러이다. <그 남자가 사 는 법>은 소위 ‘닥치고 추격’을 그려낸 하드보일드이다. 그리고 <사는 법>에서는 이 소설 이 대한민국 누구에게나 벌어질 수 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대한민국만의 사회파 추리 소설로 결론을 맺는다. ‘따로 또 같이’라는 말처럼 네 편의 옴니버스는 결국 누명을 쓴 살 인자 이지훈을 관통하고 있다. 이대형이 되어 버린, 그러나 이지훈이었던 한 남자의 기구 한 인생을 관통하고 있다.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한국형 사회파추리소설
굳이 어려운 경제개념을 떠올리지 않아도 자본주의의 폐해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수 동화되는 인간. 경제사회에서 주체가 아니라 객체화되어가는 모습 등. 무엇보다 자본이 우 선시되는 사회상을 보며 누구나 한 번쯤은 우리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신문의 사회면에는 오늘도 보험사기와 강도, 살인 등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것들 은 하나같이 인간이 우선이 아니라 자본이 우선된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인간성은 돈보다 못한 사회 객체의 하나로 밀려나고 말았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국가가 통제하고 관리하는 제도와 사회가 관리하고 통제하는 자본 이 잘못된 만남을 가졌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주인공 이지훈은 살인자라는 누명을 썼다. 누명을 쓴 그와는 반대로 어마어마한 보험 금을 타서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도 있다. 연결고리조차 없던 이야기는 쫓고 쫓기며 뼈대를 드러내고, 그것이 하나로 합치하는 데 어떤 거리낌도 없는 결말을 보여준다.
<죽어야 사는 남자>는 자본 앞에서 인간이 한낱 쓰레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례를 통해 인간성의 상실과 국가적 관리의 폐해,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사회적 공포를 사실적으 로 그려내고 있다. 자본주의를 통렬히 비판한 한국형 사회파 추리소설인 것이다.
줄거리
살인자?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이라고.
10년을 노숙자로 살았던 이지훈이 말소된 주민등록을 살리려 할 때 누군가 외친다.
“살인자, 이대형이다. 잡아!”라고.
나는 살인자도, 그렇다고 이대형도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지만 그는 오로지 쫓기는 신세로 전락했을 따름이다. 노숙자로 살았던 지난했던 기억은 흐리고 무뎌져서 진실인지 거짓인지 조차 혼란스럽다. 그러나 결론은 하나였다.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라는.
그것도 잠시, 형사는 집요하게 그를 추격한다. 달리고, 부수고, 택시에 쫓기며 이지훈은 형사를 따돌린다. 그렇지만 언제 형사가 그의 눈앞에 나타나 수갑을 들이밀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그를 살인자로 내몬 누군가를 찾아낼 수 있을까.
살인자가 된 것도 모자라 이름까지 잃어버린 이지훈은 그를 살인자로 내몬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그를 쫓는 사람들은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고…….
이지훈, 아니 살인자 이대형을 쫓는 형사와 킬러 똥개, 장돌뱅이 이구아나에 흥신소 양 상사까지. 각자의 사연과 절박함이 만나 이야기는 첨예하게 불꽃을 튀기며 이지훈에게 총구를 겨눈다.
이제 이지훈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아니 어떻게 살아날 것인가.
1)
2011년 10월 25일 아침. 이지훈의 그림자는 주민 센터를 향하고 있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태양이 등 뒤에서 그를 부추겼다. 3주 전처럼 긴장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 탓에 심장이 뛰었다. 새시 문을 밀고 주민 센터에 들어갔다. 동시에 그를 반겨주었던 3주 전 그 녀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 업무준비가 되지 않은 듯 공무원들은 분주해 보였다.
너무 일찍 왔나. 맞은편 벽에 있는 시계가 8시 56분을 가리켰다. 그래도 4분 정도야.
“저 주민등록증 찾으러 왔는데요.”
“아, 네.”
대답을 얼버무린 그녀가 책상 서랍을 열었다. 그러나 새로이 발급받을 주민등록증을 꺼낸 것은 아니었다. 고개를 잠깐 숙인 그녀가 얼른 뒤에 있는 시계를 향했다. 손에 쥔 볼펜을 책상 위 고무판에서 빠르게 두드려 댔다. 그러다 볼펜을 놓쳤다. 잠깐이지만 그녀의 손이 파리하게 떨렸다.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노숙자 생활을 하며 모든 것이 무뎌졌지만 단 하나 날카로워진 것이 있다면 타인에 대한 감각이었다. 그를 지나치는 누군가가 그에게 천 원짜리 한 장을 던져줄 의향이 있는지, 그 렇지 않으면 욕을 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경멸에 찬 눈길을 보낼 것인지 따위의 본능 적인 그런.
지금 저 여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그의 감각이 그를 부추겼다. 그래, 그녀는 떨고 있다. 그를 보자마자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짧은 찰나, 뇌는 그에게 결론을 속삭였다. 그녀는 겁을 집어먹고 있다고. 다시 왜, 라는 질 문이 뇌를 향했다. 단지 그를 보았기 때문에.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걸까. 왜 그를 보자 그녀는 손이 파리하게 떨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듯 시계를 보며 초조해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녀는 그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이곳으로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그때 창구 너머 뒷문을 통해 한 남자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반사적으로 그는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그 녀가 고함을 질렀다.
“이 사람이에요, 살인자 이대형!”
팔을 펼친 그녀가 검지로 그를 찌르듯 가리켰다. 뒷문을 통해 들어오는 남자에게.
살인자, 이대형? 무슨 소리일까. 살인자라니. 난 이지훈인데.
본문 중 17~18page
2)
『제기랄.』
백용준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애꿎은 땅을 발로 찼다. 아련한 통증이 척추까지 전해졌다. 모든 것이 단 10분 사이에 벌어진 것이다. 찜질방에서 주민 센터를 향해 걸어오던 도중 박미숙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사람이 왔다며 벌벌 떨고 있었다. 급하게 택시를 타고 방이1동 주민 센터에 도착한 것은 찜질방에서 시계를 본 지 7분 뒤였다. 후다닥 주민 센 터 뒷문으로 뛰어들었다. 놈과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녀석은 재빠르게 도망치기 시작했 다. 박미숙의 행동에서 눈치를 챘으리라. 이럴 줄 알았으면 박미숙에게 살인자라고 말하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녀석은 정말 살인자였을까? 주민등록을 다시 하겠다고 버젓이 동사무소까지 찾아왔는데 들킬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아니라면 어떤 커넥션이 그의 뒤를 받쳐 주는 것일까?
가쁜 숨을 몰아쉬는 내내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저 눈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도망칠 거 였으면서 굳이 주민등록을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러고 보니 저렇게 배짱 좋은 살인자가 또 있을까.
가판대에 걸려 넘어진 발목에 알싸한 통증이 전해졌다. 그리고 이대형이 잡아탄 택시가 통 증과 반대로 멀어져 갔다.
본문 중 95~96page
첫댓글 손선영 지음 / 출판사 청어람 | 2011.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