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면(珍富面)
대관령면과 용평면 사이에 끼어있는 진부면은 주변에 오대산(五臺山 1,563m), 동대산(東臺山 1,433m), 박지산(博芝山 1,394m), 백석산(白石山 1,365m), 가리왕산(加里旺山 1,561m) 등이 솟아 있다.
오대산은 산 전체를 묶어 오대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산록(山麓)에는 월정사(月精寺)와 상원사(上院寺), 적멸보궁(寂滅寶宮)등이 있고 월정사와 상원사 중간지점에 조선후기 왕실실록을 보관하였던 오대산사고(五臺山史庫)도 복원(復元)되어 있다.
월정사(7층석탑) / 중대사(사자암) / 적멸보궁(寂滅寶宮) / 상원사 동종(銅鐘)
월정사(月精寺)는 대한불교 조계종(曹溪宗) 제4교구의 본사(本寺)로, 강원도 중남부에 있는 60여 개의 사찰의 본사이며 한자의 의미로 보면 특히 달(月)이 맑은(精) 절이라는 의미겠다.
신라 선덕여왕(AD 643) 때 창건된 월정사(月精寺)는 숱한 유물(遺物)·유적(遺蹟)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월정사 팔각9층 석탑(국보 제48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국보 제48-2호)이 있고 신라 성덕왕(AD 705) 때 창건된 상원사(上院寺)에는 상원사 동종(銅鐘)(국보 제36호), 상원사 목조 문수(文殊)동자 좌상(국보 제221호), 목조 문수동자좌상 복장유물(腹藏遺物) 23점(보물 제793호), 오대산상원사 중창(重創) 권선문(보물 제140호)이 있고 상원사 뒤편 언덕 위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적멸보궁(寂滅寶宮)도 있다.
상원사동종은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만들어졌다고 하며 경주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국보 제29호)과 더불어 완형의 통일신라시대 범종 3구 중 하나인데 특히 소리가 아름답고 웅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에 오대산 사고지(史庫址)(사적 제37호)와 탑동리(塔洞里)의 고려시대의 절터에 있는 탑동 3층 석탑(강원도 유형문화재 제29호) 등 수많은 유물·유적들이 있다.
또 월정사 앞 시냇가를 따라 호젓한 전나무 숲길이 있는데 다람쥐들과 청설모들이 뛰어다니는 아름다운 숲길로 관광객들이 즐겨 걷는 오솔길도 유명하다. 월정사에서 상원사(上院寺)와 부처님 사리(舍利)를 모신 적멸보궁(寂滅寶宮)까지 걸어서 가게 되는데 멀어서 제법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지금은 다행히 상원사 아래까지 승용차로 들어갈 수 있다.
적멸보궁을 지나 계속 오르면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毘盧峰)이 그다지 멀지 않다.
진부에서 월정사로 가다가 오른쪽 갈래길로 들어가면 유명한 방아다리 약수터가 있다.
이곳 약수터로 오르는 길 모양새가 두 갈래로 갈라져 흡사 디딜방아의 다리 같다고 하여 방아다리 약수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위장병과 피부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 세조(世祖, 수양대군)와 문수보살(文殊菩薩) >
문수보살 동자상 / 오대산 사고지(史庫址) / 산사음악회 / 송어축제 / 김장축제
사기(史記)에 의하면 조선조(朝鮮朝) 세조(世祖)는 조카 단종을 폐하고 왕위를 찬탈하는데 꿈에 현덕왕후(문종의 비-단종의 어머니)가 나타나 세조 얼굴에 침을 뱉았다고 하는데 그 후로 세조는 얼굴은 물론 온몸에 창병(瘡病:피부병)이 심하였다고 한다.
세조는 즉위한지 9년이 되던 해, 이곳 상원사(당시는 上院庵)에 와서 문수도량에 지성으로 백일기도를 드리고 계곡에 내려가 홀로 목욕을 하는데 한 동자승(童子僧)이 지나가기에 등을 밀어달라고 한다.
동자승이 등을 미는데 시원하기 이를 데 없고, 창병(瘡病:피부병)으로 생긴 딱지가 훌훌 떨어져나간다.
세조는 몸의 물기를 닦으며 동승에게 ‘누구에게도 옥체(玉體-왕의 몸)에 손을 댔다는 말을 하지 말라.’(당시는 임금의 옥체에 손을 대면 사형)고 했다. 그러자 동승은 ‘예 그리하오리다. 대왕께서도 문수보살을 친견(親見)하였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십시오.’ 하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세조는 크게 놀라 화공을 불러 몸을 씻어주었던 문수동자의 화상(畵像)을 그리게 하여 상원암에 봉안하고 절에 크게 보시(布施)를 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물론 그 이후로 세조의 온몸 창병은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조선조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등 국가 기록물들을 분산하여 보관하던 곳 중 하나인 오대산 사고지(五臺山 史庫址)가 이 근방 골짜기에 있다.
귀중한 국가 기록물들의 안전한 보관을 위하여 조선왕조실록 등 역사 기록물들을 4부(秩)를 출판하여 전국 4곳에 나누어 보관하였는데 이것을 4대사고(四大史庫)라 하며 서울의 춘추관사고(春秋館史庫), 경북 성주사고(星州史庫), 전남 전주사고(全州史庫), 충북 충주사고(忠州史庫)가 그것이다.
그런데 임진왜란 중에 전주사고(全州史庫)를 제외하고 모두 불탔는데 전주사고도 위험하자 선비들이 나서서 내장산 은봉암(隱峯庵)으로, 다시 비래암(飛來庵)으로, 또 다시 정읍(井邑)의 내장산(內藏山)으로 옮겨서 보관하다가 황해도 해주(海州)를 거쳐 평안북도 영변(寧邊)의 묘향산(妙香山) 보현사(普賢寺)로 옮겨 가까스로 난을 피했다고 한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이 지나고 난 후 사고(史庫)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국 5곳에 새로이 사고(史庫)를 짓고 기록물들을 5질(秩)을 출판하여 나누어 보관하였는데 이것이 곧 조선 후기 5대 사고(史庫)이다.
이 5대 사고(史庫)는 서울의 춘추관사고(春秋館史庫), 경북 봉화의 태백산사고(太白山史庫), 인천 강화도의 정족산사고(鼎足山史庫), 전북 무주의 적상산사고(赤裳山史庫), 그리고 이곳 강원 평창의 오대산사고(五臺山史庫)이다. 이 오대산 사고의 수난은 일제강점기였던 1913년, 이곳에 보관 중이던 실록들을 일제가 일본 도쿄대학(東京大學)으로 가져가는데 1923년 관동대지진(關東大地震)으로 거의 다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때 남은 잔존본(殘存本) 소량은 서울의 경성제국대학(京城帝國大學:현 서울대)으로 옮겨졌다가 현재는 규장각(奎章閣)으로 옮겨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 오대산 문화축제 - 월정사(月精寺) 입구에서 10월에 열리는 축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열고 먹음직스러운 향토 먹거리를 내놓아 관광객을 사로잡는 축제이며 밤에는 월정사 경내(境內)에서 펼쳐지는 산사음악회(山寺音樂會)도 저명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격조 높은 음악회이다.
◆ 평창 송어축제 - 진부(珍富) 옆을 흐르는 오대천(五臺川)에서 황금송어를 낚는 송어축제는 한겨울인 12월에 열리는데 한 달간 지속된다. 인근의 송어양식장에서 송어를 가져다 오대천에 방류하고 낚시꾼들이 얼음에 구멍을 내고 잡는 방법인데 평창지방은 겨울에 추위가 심하여 방한복을 잘 챙겨야 한다.
송어낚시와 함께 눈썰매, 얼음지치기 등 다양한 겨울철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행사이다.
◆ 평창 고랭지 김장축제 - 진부 오대천변에서 11월 초에 열리는 고랭지 김장축제는 특히 품질이 좋은 이 지역 배추와 여타 채소들로 김장을 담그는 축제인데 10일 간 계속되며 아울러 농·특산물 판매장도 열고 갖가지 지역 먹거리도 판매한다. 즉석에서 담근 김치를 맛을 보고 직접 살 수도 있고 절인 배추, 생 배추, 기타 무와 여타 양념채소들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그 밖에도 평창두타산(頭陀山) 자연휴양림, 수항(水項)계곡, 오대천에서의 천렵(川獵) 등도 사람들이 매우 선호하는데 두타산은 동해시(東海市) 인근에도 있는 산으로 무릉계곡(武陵溪谷)으로 유명하다.
평창에 있는 두타산은 이 동해 두타산과 한자도 같아서 ‘평창두타산’이라고 구별하여 부르며 아예 다른 이름으로 박지산(博芝山)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