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나의 친구들, 성민이와 재현이를 만난지...
올해로 3년이 되었어요.
나이 차이는 좀 나지만^^;; (제가 좀 많죠?ㅋ) 우리는 서로 친구에요.
3년 동안 둘둘, 나와 성민이, 나와 재현이 이렇게 만났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산모퉁이 체험학습을 가기 위해 셋이 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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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그렇게 별이 보이는 새벽에 인천터미널에서 만났답니다.
산모퉁이 체험학습에 참가하기 위해서지요.
우리들은 매일 만나면 밥 먹기! 영화 보기! 산책하기! 아이스크림 먹기! 만 했었는데...
이것도 3년 동안 하니... 좀 지겹더라구요^^;;;
안 그래도.. 우리들은 올 초에, 2012년 부터는 테마를 정해서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약속의 날짜가 점점 다가오더니... 선물처럼 산모퉁이 체험학습에 함께 가게 되었어요^^
맨 처음 산모퉁이에 다녀 오고 나서~ 성민, 재현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었는데...
이번에 정말로 우리 셋이서 산모퉁이를 가게되었다니.. 너무나 신기했어요^^
마음은 함께 산도 가고, 바다도 다니면서 자유로이 여행을 하고 싶지만...
저는 운전도 못하는데다가 혼자서 여행을 가본 적도 없어서~
상상만 할 뿐 엄두가 안나더라구요~ ^^
그런데 이렇게 맘 편히~~ 갈 수 있는 곳이 생기다니.. 매일 꿈만 꾸던 저에게는...
산모퉁이 체험학습날이 드디어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버스에 탄 우리들은 모두 콜콜~~ 잠을 잤지만,
하루 전 날 한의원에 가서 피곤해 지지 않는 침을 맞은 성민이는 말똥말똥~
두 눈을 뜨고 바깥구경을 하면서 2시간 동안 눈 한번 붙이지 않은 채~
산모퉁이에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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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퉁이에 도착하자마자 눈 내린 산을 보면서 감탄을 연발했던~~ 풍부한 감성을 지닌 두 청년!
가장 먼저 한 일은 비닐장갑을 끼고 호미를 들고, 부모님께 선물할 냉이를 캐러 밭으러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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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냉이를 캐는 일을 한 마디로 표현해 보면....
"소풍 날 보물찾기 찾는 일!", "풀밭에서 네잎크로버 찾는 일!" 과 같다고 할 수 있어요.
두 청년은 냉이를 찾을 때마다 "와! 냉이다! 선생님 냉이에요!"라고 외치며, 얼마나 뿌듯해 했는지
몰라요.
허리가 아프다고 투덜투덜 거리기는 커녕~ 발견의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이 청년들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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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식 작가님께서 깨끗한 물로 씻어준 냉이를 들고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집에 계신 어머니께 갖다드린다며 한 봉지씩 챙기는 이 친구들은 정말 효자임에 틀림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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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종이 울리자, 배가 꼬르륵.... 꼬르륵....
이 소리를 들은 산지님은 지난 번에 만들어 두신 소시지와 베이컨, 햄을 꺼내와 맘껏 먹으라며
직접 구워 주셨답니다.
사실 보기와는 다르게 평상시에는 소식을 하는 이 두 청년이 이 날 만큼은 아주 밥을 맛있게
잘 먹더라구요~~ ^^ 냉이 된장국 한 그릇! 밥 두 그릇! 뚝딱 해치우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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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난후, 우리는 저~ 언덕에 보이는 황토방 구경을 갔습니다.
산지기님이 직접 지으셨다는 황토방...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두 청년들의 눈에 띈 것은! 포크레인..... ^0^
역시 남자답습니다!
일 하고 계신 산지기님을 뚫어져라.. 쳐다보자, 산지기님은 두 청년의 마음을 읽으셨는지...
"한 번 배워볼래?" 라고 물으셨지요.
그 말을 들은 저는 그냥 하신 말인가 보다...했는데....
어느새 포크레인에서 산지님은 내리셨고, 제 옆에 서있던 두 청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지 뭐에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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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이.. 포크레인을 운전해 보겠다고 가는 두 청년들....
저는 사실... 두 청년보다.. 포씨가 너무 걱정이 되었어요...^^;;
포씨가 병이라도 나면 어떡하지.....ㅠ 정말 타려나? 어, 어, 어,, 포씨..포씨..
잠시후에 포씨가 움직이기 시작해요.
두 손을 벌려 바닥에 있는 흙을 움켜지기도 하고,
오르락 내리락 운동도 하고... ^^
포씨가 제법 두 청년들과 호흡이 잘 맞는 걸 확인하고서야..
저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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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예쁜 꽃 길을 만들었어요.
저는 3년 만에 두 청년의 집중력이 이렇게 높은지..
오늘 처음 깨달았어요^^
항상 제 옆에서 재잘재잘 수다만 떨던 이들이..
묵묵히 호미질을 하고, 돌을 옮겨서 예쁜 길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참으로.. 일도 잘하는 착한 청년들이구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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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기님과 바람숲님은 두 청년이 너무 피곤해하지는 않을까.. 힘들지는 않았을까.. 걱정하며~
맛있는 과일과 간식들도 챙겨주시고~ 누워서 낮잠을 자라고도 하셨지요~ ^^
저는 그 모습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
음음... 뭐랄까? .... 역시 어른은 어른이구나 이런 생각?
아이들이 힘들까봐 발을 동동 구르시는 어른들의 순수한 모습에...
저는 마음 속으로 킥킥 웃었지요... ^^
그리고, 또~~ 누워서 낮잠을 자라고 했다고~~ 두 발 쭉- 벗고~~
음냐음냐~~ 간식 먹으면서~ 뒹굴뒹굴 구르는 아이들의 모습에도~
중학생, 고등학생들도 역시 애기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
저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광경이었던 것 같아요 ^^
아이들이 이렇게 뒹굴뒹굴~~ 휴식을 취하고 있을 동안
산지기님과 바람숲 저는... 열매의 날을 맞이하여~ 총12종의 씨앗을 심었어요!
한 알 한 알... 세심하게 씨앗을 심어야 한다며.. 바람숲님은 장갑까지 벗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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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우리들의 씨앗이 보이시나요? 어? 보이면 안되는데... 깊숙히 심었는데... ^^;;
한 숨 푹~ 자고 일어난 두 청년들과 함께 이번에는 산에 올랐어요~
잠바를 주섬주섬 챙겨입고, 옆구리엔 바구니를 끼고~ 생강나무 꽃을 따러 골짜기로 이동했지요.
하늘은 더욱 파랗고 예뻤고~ 부스락부스락 나뭇잎 밟는 소리는 너무나 신기했어요~ ^^
산지기님과 바람숲님은 위험을 무릎쓰고 골짜기에 가서 꽃을 따면 저희들은 나무를 잡아당겨~
우리들의 손에 가까워지도록 했어요^^ 당기면 당길수록~ 더 끌려가는 이 느낌...
생강나무와 줄다리기라도 하는 듯 한 이 느낌... 우리는 질새라.. 더욱도 손끝에 힘을 주었답니다.
모두가 단합한 결과~ 우리는 꽃을 많이 딸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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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숲님은 우리가 함께 따 온 이 생강나무 꽃을~ 정성스럽게 다듬어서 꽃 차를 만들어 주셨어요.
두 청년은 꽃차를 만드는 동안~ 시키지도 않았는데... 인천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들의 근황과 함께 꽃차의 효엄을 알렸지요~ ^^(이런 걸.... 일명 자랑질 이라고 하죠?!ㅋ)
오늘 산모퉁이 체험학습은 정말 특별한 날이었던 것 같아요~ ^^
성민이와 재현이가 이 곳에서 바람숲님과 산지기님을 만났다는 것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에요~ ^^
성민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줄넘기를 하다가~~어느날 갑자기...
왼쪽 팔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어요~ 병원에 갔더니... 뇌에 생긴 종양으로
인해서 왼쪽 편마비가 진행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그 후로 학교에 자주 나가지 못하게 되었고, 뇌 종양을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았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해요.
그래서 월-금요일까지 방과후에 매일 병원을 다니면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고~
방학 때는 몇 주간 입원해서 여러가지 치료들을 받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성장호르몬 주사도 꾸준히 맞고 있다고해요~
하지만 얼마전 성장판이 닫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몹시 섭섭해 하고 있어요~^^
요즘 최대의 고민거리지요~^^ 남자는 외모보다 키라는데.... ㅋㅋ
재현이는 저 보다 저를 더 아껴주는 친구에요^^
비가 오는 날 아침에는 항상 저에게 문자가 와요.
"선생님 밖에 비와요. 우산 챙겨서 나가세요." 라고...
그리고 고등학생인 재현이는 연수초등학교 행사를 더 잘 알고 있어요.
현장학습은 언제 가는지, 운동회는 언제 하는지.. ^^;;
재현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고~ 사랑도 많아서
항상 챙겨주고 싶어하지요^^ 매일매일 이런 사랑을 먹고 자란 저는...
정말 건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
오늘도 사랑하는 나의 친구! 성민이와 재현이 덕분에~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던 것 같아요~ ^^
산모퉁이 체험학습에 초대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할 줄 알고~
또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줄 알고~
낯선사람, 낯선장소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줄 알고~ 정말 멋진 친구들이에요^^
오늘 이 시간이 정말 소중했다고 말하는 이들을...
옆에서 지켜 보는것만 으로도 참 행복한 것 같아요^^
어제 이 두 아이들이 산모퉁이에 와서 의미있는 것을 찾고, 꿈을 그리고
돌아가는 것 같아.. 산지기님, 바람숲님께 정말 감사드려요^^
첫댓글 감동적인 글이에요. 두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그 사랑을 먹고 자란 성민이와 재현이가 또 사랑을 나눠주고...순수 청년의 도움으로 산모퉁이가 더욱더 아름다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박지라쌤, 가슴 속에 사랑을 가득 품고 있는 샘에게도 존경의 인사 보냅니다!
아... ㅎㅎㅎ 감사합니다 ^^ 산모퉁이 덕분에 우리아이들이 더욱 빛나는 것 같아서~ 느낌이 새로웠어요~ ^^ 순수한 청년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시고~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그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알아봐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우리 두 친구들도~ 아마 다 알았을 거에요~^^ 이 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어떤 게 냉이인지 열심히 관찰하며 도란도란 얘기하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미소가 참 해맑은 순수청년들 만나서 좋았습니다. 박지라선생님-두 제자와의 아름다운 만남 앞으로도 쭉~~잘 이어나가시길... 바람숲샘도 대단하신데. 박선생님도 정말 마음 따뜻한 선생님이세요. 이런 선생님이 계셔서 참 좋습니다~~
선생님의 온화한 미소와 목소리가 생각나네요~ ^^ 냉이캐는 척 했지만, 사실.. 옆에서 가령이와 대화를 나누는 선생님의 모습을 몰래 엿보았니다..가령이와 알콩달콩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좋았어요^^ 좋은 엄마세요~~ ^^;;; 저도 빨리 가령이 같은 이쁜 딸이 있으면 좋겠어요~ 너무 좋을 것 같아요~^^(시집도 안갔는데.ㅋㅋ 벌써.ㅋㅋ) 앞으로 자주 뵈어요~ ^^ 가령이와도 친해지고 싶어요~ ^^ 안부 전해 주세요~^^ 히히~~
장편다큐가 올랐네요. 고마워요.
두 제자와 친구가 된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아, ^^ 장편다큐?! 그렇게까지 표현해 주다니~ 감사해요^^ 앞으로 신경을 좀 더 써야겠어요~~^^ 다큐시리즈를 위해서~ ^^;; 저도 산지기님이 두 청년들에게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고~~ 즐겁게 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산지기님께 아이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0^ 배울거에요~~ ^^ 멋진 모습!
안녕저는잘지내요이번겨울방학에갈게요
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