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간모란(飮酒看牡丹)
모란꽃 아래서 술 마시다
유우석(劉禹錫, 772~842)
오늘은 꽃을 마주하고 술을 마신다.
까짓것 취하라지 여러 잔을 마신다
부질없이 슬픈 건 꽃들끼리 하는 말
이 늙은이를 위해 핀 것이 아니란다
今日花前飮(금일화전음)
甘心醉數杯(감심취수배)
但愁花有語(단수화유어)
不爲老人開(불위노인개)
나이가 들수록 감상에 빠지기 쉽다. 외로움과 소외감도 있지만 지나온 세월에
대한 회한과 아련한 그리움도 있다. 그런 날은 하릴없이 취하고 싶어진다. 오늘
이 바로 그런 날이다. 모란꽃을 보니 젊었던 시절의 달콤새큼한 추억이 주마등
처럼 떠오른다. 불혹(不惑)이니 이순(耳順)이니 불유구(不踰矩) 같은 따분한 말은
모르겠고, 나이 드는 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무작정 술에 취하고 싶어진다. “모
란꽃아 너도 한잔해라. 나도 한잔하마” 꽃과 더불어 권(勸)커니 작(酌)커니 취기가
오른다. 술 취한 모란이 입바른 소리를 한다. “할아버지! 우리는 할아버지를 위해
핀 것이 아니랍니다.” 아뿔싸 내가 지나쳤구나. 그래 젊음은 좋은 것이야, 긴 한
숨 쉬고.... 다시 한잔.
[작가소개]
유우석[ 劉禹錫 ]
<요약>
중국 중당(中唐)의 시인. 박학굉사과(博學宏詞科)에 급제하여 회남절도사(淮南節度使) 두우(杜佑)의 막료가 되었으나 정치 개혁 실패로 낭주사마(朗州司馬), 연주자사(連州刺使)등으로 전직되고 중앙과 지방의 관직을 역임했다. 주요 저서에는 《유몽득문집(劉夢得文集)》,《외집(外集)》등이 있다.
출생-사망 : 772 ~ 842
자 : 몽득(夢得)
국적 : 중국 당(唐)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중국 허베이성[河北省]
<주요저서> : 《유몽득문집(劉夢得文集)》,《외집(外集)》
허베이성[河北省]출신. 일설에는 장쑤성[江蘇省] 출신이라고도 한다. 795년 박학굉사과(博學宏詞科)에 급제하여 회남절도사(淮南節度使) 두우(杜佑)의 막료가 되었다. 얼마 후 중앙의 감찰어사로 영전되어 왕숙문(王叔文) ·유종원(柳宗元) 등과 함께 정치 개혁을 기도하였으나 805년 왕숙문은 실각되고, 우석은 낭주사마(朗州司馬)로 좌천되었다. 10년 후 다시 중앙으로 소환되었으나 그 때 지은 시가 비판의 대상이 되어 다시 연주자사(連州刺使)로 전직되고 그 후 중앙과 지방의 관직을 역임하면서 태자빈객(太子賓客)을 최후로 생애를 마쳤다. 지방관으로 있으면서 농민의 생활 감정을 노래한 《죽지사(竹枝詞)》를 펴냈으며, 만년에는 백낙천(白樂天)과 교유하면서 시문(詩文)의 도에 정진하였다. 시문집으로 《유몽득문집(劉夢得文集)》(30권) 《외집(外集)》(10권)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유우석 [劉禹錫]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