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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 씨가 돌아왔다.
초췌하고 고통스러운 얼굴을 하고 들것에 실린 채 병원으로 직행했다.
과거 매주 적어도 한 번쯤은 TV를 통해 만났을 때의
밝고 재치 있던 모습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알다시피 그는 모종의 비리와 관련이 있어서
최고의 talk show 사회자라는 위치를 포기하고 외국으로 도피했었다.
개그맨으로, 사회자로, 영화 제작자로 엄청난 수익과 명예를 누렸던 그가
그렇게 떠났던 모습은 자못 충격적이었다.
먼저는 ‘도대체 얼마나 큰 죄가 있길래 저렇게 떠나야만 하는 걸까?’
라는 의문 때문에 충격을 받았다.
그가 갖고 있던 돈과 인간관계로도 무마할 수 없었던 엄청난 무엇이 있는 걸까?
어차피 그렇게 떠나면 모든 죄를 시인하는 건데
그러지 말고 좀 영악하게 버티면 무슨 수가 있지는 않았을까?
아무튼 그는 도피를 선택했다.
그리고 누렸던 명예만큼 조롱의 손가락질도 거셌다.
한편 그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돌아온 그날 그의 아내가 한 말은 “하나님이 알아서 해줄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신앙심이 깊은 아내를 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그에게 도피를 청산하고 돌아오게 될 만큼
아픈 병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세인의 관심은 '그가 치료를 받고 나면 얼마만큼의 양심선언이 나올까?'
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다르다.
여기서 잠시 다른 사람 이야기 하나만 하자.
과거 지금의 서세원 씨보다 더 인기가 있었던 곽규석이라는 이가 있었다.
그의 별명은 후라이보이. 당대 최고의 쇼였던 ‘쇼쇼쇼’의 사회자로
막강인기를 누렸던 그는 인기를 등에 업고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처음엔 잘 나가던 사람이 차츰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고
그는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그로 인해 그는
한 때 도피생활까지 해야 했고 다시 방송에 복귀하고나서도
한참동안 빚을 갚는 데 급급해야 했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곽규석 씨는 그 시기에 하나님을 만났으며 후에 목사가 되었다.
남은 인생을 목회자로 보내던 그의 마지막을 나는 잊지 못한다.
그는 죽기 1년 전 ‘빅 쇼’라고 하는 최고의 프로그램에 나와 연예인으로서,
목회자로서 자신을 100분 간 보여주었다.
프로그램 끝에 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 찬양을 부른 후
“여기 오신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라고 외쳤던 외침이 아직도 내 귓가를 맴돈다.
서세원 씨에게도 그런 은혜가 있기를!
지금의 고난이, 어쩌면 적당한 술수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었을지 모를 이 고통이,
그에게 참 인생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참 하나님을 만나는 계기가 되기를!
이 땅의 거짓되고 헛된 명예가 아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만 기뻐하는 사람이 되기를!
나는 바란다.
하나님께서 한 사람을 사랑하사 절망 속에서 건지시는 역사가 있기를!
그리하여 지금 이 시간이 서세원이라는 사람에게
절망 가운데서 진심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 2003년에 썼던 글입니다.
2003년 그 이후에도 계속 케이블 방송에 나오고 하더니
어느 순간 목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글을 썼던 당시에는 그저 열심 있는 아내를 따라
서 씨 또한 회심하고 신앙인이 되길 바랐는데,
아예 목회자로 나섰다는 말에
기대 반, 우려 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드디어 예수님을 믿는구나!”하는 은혜의 감격과
“요즘은 회심이 워낙 불확실해서...”하는 불안함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게 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목사가 되었는지,
어떻게 목회를 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도 전에
바로 기독교방송에서 설교를 하고 기도회를 인도하는
모습이 불안감을 더했습니다.
아무런 검증도 없이, 너무 빠른 시간에 그는
세상의 유명인에서, 교회의 유명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를 만들겠다고 나서는군요.
그것도 ‘국부, 빨갱이’ 운운하면서 말입니다.
워낙 그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조심스럽지만
새삼스럽게 목사가 되겠다고 하던 이가
다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나서고,
그마저도 친일파 논쟁이 첨예한 지금
굳이 논란의 대상인 ‘이승만’ 씨를 주인공으로 삼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한두 가지로 그의 회심과 신앙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커져갑니다.
이제는 회심마저 흔쾌히 받아들일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목사라는 자리가 조롱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 연예인들의 회심 때 받았던 감동은 사라지고
이제 씁쓸함만 남습니다.
이제 다시 그가 진정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목사가 아닌 진정한 신앙인으로.
대중의 인기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돌아오길, 회개하길 바라고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