緣 木 求 魚
緣 : 인연 연
木 : 나무 목
求 : 구할 구
魚 : 물고기 어
(나무에서 물고기를 얻으려 하다 /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음)
전국시대 주나라 신정왕 3년에 맹자는 양나라 혜왕과 작별하고 제나라로 갔다.
동쪽에 있는 제나라는 서쪽의 진(秦), 남쪽의 초(楚)와 더불어 전국시대 제후국 중에서 대국(大國)이었다.
당시 오십이 넘은 맹자는 제후들을 찾아다니며 인의(仁義)를 치세의 근본으로 삼는 왕도 정치론을 설파했다.
제나라 선왕(宣王)은 역량이 뛰어난 명군이었고, 맹자는 그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맹자는 그의 왕도 정치론이 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가 아니라 부국 강병론이었다.
선왕 또한 최대 관심사는 중국의 통일이었다.
맹자와 선왕이 문답을 나눴다.
“임금께서는 전쟁을 일으켜 신하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고, 이웃 나라 제후들과 원수를 맺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내게 대망(大望)이 있기 때문이오.”
“전하의 대망이란 것에 대해 말씀해 보시지요.”
선왕이 주춤하자 맹자가 슬쩍 낚시를 던졌다.
“전쟁의 목적은 의식(衣食)이오니까, 인생의 오락이오니까?”
“아니오, 나의 욕망은 그런 것이 아니오.”
이에 맹자가 다그치듯 말했다.
“그러시다면 영토를 확장해 진(秦)과 초(楚)와 같은 대국으로 하여금 허리를 굽히게 하고, 중국 전토를 지배해
사방의 오랑캐를 따르게 하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힘으로 그것을 얻으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 같은 것 으로 목적과 수단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이옵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이오니까.”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국은 백성을 괴롭히고 나라를 망치는 큰 재난까지 입을 것입니다.”
선왕이 솔깃해 물었다. “그럼 재난을 당하는 까닭을 가르쳐 주시오.”
이쯤이면 됐다 싶어, 맹자는 다시 왕도 정치론을 이어갔다.
연목구어(緣木求魚)는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구한다’는 뜻으로 잘못된 방법으로 목적을 이루고자 함을
비유하기도 한다.
목적은 방향이고 수단은 거기에 이르는 길이다.
동쪽으로 가는 길로 서쪽에 닿을 수는 없다.
출처 : 맹자(孟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