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호남정맥은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하다 하여 이름이 붙은 내장산 구간이다. 또한 상왕봉,사자봉,백학봉의 기암괴석과 쌍계루,백양사로 유명한 백암산을 포함한 구간이다. 물론 이들 명산들은 내장산국립공원의 관리를 받고 있다. 이른 새벽 낯익은 개운마을의 고개인 개운치에서 숲속길로 접어든다. 오늘의 첫봉우리인 망대봉에서는 통신탑이 망을 보며 자리를 잡는 상황에 비탈면으로 우회를 해야 하는 모양새이다. 비탐방구간의 무사통과를 위해 두들재와 여시목,복룡재를 거침없이 지나고 송곳바위를 만나게 된다. 호남정맥은 갈재에서 가을재로 다시 추령(秋嶺)으로 이름이 바뀐 고개(336m)를 건넌다. 추령을 건너 440봉 못미친 언덕에서 앞선 일행들을 만나며 동행자에게 카메라를 건넨다. 오늘도 어김없이 체력이 쉬히 방전에 되며 3년전 유군이재로부터 백암산에 올랐던 당일산행로 대체하고자 한다. 김정호 선생께서도 전국의 모든 산을 직접 오르면서 대동여지도를 만들지는 않았을 거라는 믿음에 산길에 어두운 이를 일행분들에게 위탁을 하고 중도탈출을 기약하며 유군이재에서 왜군을 지키는 승병이 되어 70여분의 휴식을 취한다. 후미의 많은 일행분들이 지난다. 마지막으로 절룩이는 냇물대장님이 두분의 호위병의 보호를 받으며 장군봉으로 향한다. 모기와의 싸움에 지쳐 유군이재(留軍峙)를 떠난 장군봉으로 향한다. 유군이재는 임진왜란 당시 승병장 승묵대사가 호남정맥을 자연요새로 유군이재를 길목으로 삼아 순창에서 곡창지대인 정읍으로 넘어오려는 왜군을 승병을 주둔시키고 막아낸 곳이다. 유군이재를 지나 장군봉에 이르는 구간은 된비알의 연속이다. 투구모양으로 우뚝 솟은 장군봉은 보기에도 장군봉이다. 장군봉과 연자봉을 지나는데 고향에 계신 아버님의 전화이다. 시국이 이러하니 집 밖에 나가지 말라시는 전화인데, 잠시 밖에 나와 있다고 얼렁뚱땅 넘어간다. 60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아들이라는 존재가 무엇이기에? 계단공사중인 연자봉을 지나니 신선봉 갈림길이다. 예전에 올랐던 대가리 방면은 막혀있다. 400m 남짓의 된비알의 신선봉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선봉에 오르니 젊은 산객이 반가운 표정으로 살려달라 한다. 벌 두마리와 잠자리 한마리가 머리 위에 앉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수년전 올랐던 내장산 8봉 환종주(장군봉~연자봉~신선봉~까치봉~연지봉~망해봉~불출봉~서래봉)의 기억들이 가물거리고 3년전 당일산행으로 올랐던 내장산~백암산 산행의 만만하지 아니하던 기억들이 아른거린다. 내장산은 지리산,월출산,천관산,변산과 함께 호남 5대명산으로 꼽히는 명산으로 봄의 신록,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으로 유명한데, 특히 가을의 단풍은 가을 여행과 단풍관광지의 대명사로 부르고 있다. 현수막에 미안하지만 막혀 있는 대가리 방향으로 내려선다. 산을 내려오면서 허락되지 않은 길을 따라 내려옴에 밭주인에게 호통을 받고 쬐앝볕 가득한 도로를 따라 저수지를 내려오니, 이번에는 SUV차량에서 젊은 친구가 단속을 한다. 비탐인 건 알겠는데, 원체 온몸이 아파 지나오게 되었다 하고, 날머리까지 태워주기를 청하니 이내 응해준다. 고맙게도 날머리까지 태워 주었는데,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편, 호남정맥 식솔산꾼은 장군봉을 지나고 연자봉을 지나 내장산의 최고봉인 신선봉을 맞이하게 된다. 일행분들 여려 명을 제치고 앞만 보고 달린다. 까치봉을 오르려니 마음에 여유가 없어 순창새재로 향한다. 지도상의 소죽엄재는 소둥근재로 특이하게도 작은 개울이 흐른다?? 호남정맥을 놓치는 상황이다. 덕분에 벌들이 자리잡고 있는 조릿대지역은 피하게 된다. 방장산과 불갑산 목포의 유달산에 이르는 영산기맥 분기점을 지나면 순창새재를 만나게 된다. 순창새재는 서쪽 2.1km지점의 장성새재와 함께 정읍과 연결하는 고갯길로 정읍의 장터로 드나들던 등짐을 메고 고개를 넘는 모습이 그려진다. 순창새재에서 백암산 상왕봉까지는 2.4km의 거리로서 완만한 비알능선이 계속된다. 백암산 상왕봉에 오르면 지나 온 내장산 연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입암산과 방장산이 영산기맥과 함께 남쪽으로는 백암산의 사자등이 산세를 자랑한다. 호남정맥은 도집봉을 지나 백학봉으로 이어지는데 백학봉 조금 못 미친 헬기장이 있는 722봉에서 왼쪽의 곡두재를 향해 급된비알을 이룬다. 722봉에서 곡두재 구간은 로프를 타야 할 만큼 거친 암릉길로 곡소리가 날 만큼 험한 구간으로 바윗길이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나, 잘못된 꼬리표가 유혹하는 좌측을 피해 우측의 산길로 내려서면 좀 더 쉽게 출입금지 표지판이 지키고 있는 곡두재를 만나게 된다. 곡두재(曲頭峙)를 지나고 다시 능선에 올라 호남정맥을 이어가는데, 백양사수목장이라는 푯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호남정맥은 남쪽으로 이어지더니 우측으로 방향을 튼다. 산 이름이 모호한 명지산을 지나면 멀리 감성굴재가 보이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지루한 호남정맥을 이어가면 마을이 나타나는데, 마을 도로를 따라 전북 순창군과 전남 장성군의 경게를 이룬다. 집은 장성군에 논밭은 순창군에 위치하는 상황이다. 강선마을 어귀인 감상골재에는 두 그루의 보호수 아래 쉼터가 설치되어 있고, 수도가 설치되어 있다.
□ 산 행 개 요
○ 산행위치 : 전북 정읍시 내장동,신정동 / 전북 순창군 쌍치면,복흥면 / 전남 장성군 복하면
첫댓글유군치 방책 너머 누군가 쓰러져 있던데 바로 뫼바람님이셨구나! ㅋ 왠 젊은이가 산속에서 여유를 부리시나 하고 스쳐가기 바빴는데... 그런데 산길 둔한 동행자, 잘 키운 준마 이 두 대명사가 같은 사람을 칭하는거죠? 어찌 잘못된 명칭같습니다. 서로 상반된... 소설처럼 재밋게 써내려간 2인1체(?) 산행기 잘 봤습니다 ㅎ
첫댓글 유군치 방책 너머 누군가 쓰러져 있던데
바로 뫼바람님이셨구나! ㅋ
왠 젊은이가 산속에서 여유를 부리시나 하고 스쳐가기 바빴는데...
그런데 산길 둔한 동행자, 잘 키운 준마
이 두 대명사가 같은 사람을 칭하는거죠?
어찌 잘못된 명칭같습니다. 서로 상반된...
소설처럼 재밋게 써내려간 2인1체(?) 산행기 잘 봤습니다 ㅎ
ㅎㅎ~~
엉뚱한 괘변의 글임에도 재미있게 보아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정말 재미있는 산행깁니다.
추령봉을 살짝 내려와 아침 식당을 찾는데
멋진 산객 한 분이 너럭 바위에 앉아
산세에 취해 식사를 하고 계시더군요.
하시는 말씀이
"나, 장군봉 보고 갈 거예요.
꼭 보고 갈 거예요."
산행기에도 나오듯
당시 장군봉은 운무 모자를 채 벗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이런 멋진 분과
호남정맥을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절로 미소가 돌았습니다.
그 멋진 산객은 바로
자연지기 님!
잘라먹은 여유로운 산행에 나름 만족을 하고 있다가~
날머리에 들어오시는 누마루님의 처절한 입성 모습에~
갑자기 부끄러움이 밀려오는 그 무엇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누마루님 짱! 대단하셨습니다~~^^
@뫼바람 감사합니다~~~
누구나
자기 산행을 하는 것이니
부끄럽단 표현은 마시고요~
저는 산 아래 세상에선
여기저기 숭숭 구멍난 데가 많아서요... ㅎㅎ
산 속 세상 맥길에선
구멍없이 걷고 싶어서요~
물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게 최우선이고요~
호남정맥 끝까지
호남 8기 회원 모두 아껴주고 격려해 주며
행복한 추억이 됐으면 좋겠어요~
유군치에서의 여유~~
그리고 장군봉에서의 상봉~
대단하십니다.
여유롭게 유유자적 호남 길 즐기시는 모습이 바로 산꾼의 참 모습입니다.ㅎㅎㅎ
후기 잼지게 보고 갑니다.
ㅋㅋ 참 산꾼은 아닌데~~
후덥지근한 날씨에 지쳐 쭉! 뻗은건데~~
자꾸 따라오는 쥐 녀석을 쫓으시며, 장군봉을 오르시는 대장님 땜에~~
이쁘게 보아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ㅋㅋ 아 재밌습니다!^^
잘키운 준마 ㅎ
그 준마님 한테~
조만간 뒷발차기 당할 것 같은 예감이 가득합니다~~ㅎㅎ
저도 '잘 키운 준마' 표현을 보며
웃었답니다~
J3 클럽 다니는 삼촌이
제가 백두대간을 끝내니까
''이제 준마가 될 거''라고 해서
준마가 되는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준마가 되지 못 하고 빌빌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