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무더위는 지루한 장마 만큼이나 견디기 힘들 정도로 길고도 숨 막혔다. 무엇보다도 여러 지병들을 앓고 계시는 구순에 접어드신 고령의 친정 어머님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걱정이 불안처럼 엄습해오던 어느날 어머님 상태가 위독하셔서 제주대학교 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중이라는 연락이 왔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고 깊은 수렁에 빠진 것처럼 눈 앞이 캄캄했다. 코로나19 감염 위중 환자들의 입원 상황도 신경 쓰이는 변수라서 바로 응급실에서 신속한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는지도 걱정이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님에 대한 긴급처치가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동시에 입원 절차도 밟을 수 있었다. 어머님의 상태는 매우 위중해 보였다. 혈압, 맥박수 등 가장 기본적인 수치가 절망스러울 정도로 위험 수준에 근접해 있었다. 응급실 관계자들도 고령이신 어머님에 대한 회생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눈도 뜨지 못하시고 거의 알아듣지 못하는 어머님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족들은 무기력했고 죽음의 상황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나는 최후의 방책이자 최선의 선택으로 중환자실을 거부하고 1인실 일반 병실로 옮기는 절차를 밟았다. 겨우 간신히 위험한 고비를 몇 번 넘기신 어머님은 응급실에서 패혈증이라는 진단을 받으셨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을 가능성를 묻어둔 채 어머님은 병실로 옮겨졌다. 어머님처럼 고령이신 경우 패혈증은 거의 치명적이어서 충분한 의료 시술과 처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엄연한 현실 앞에서 가족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차례대로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해오는 어머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 고생하셨다고, 고마우셨다고, 그리고 감사했다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자태가 정갈하시고 그토록 자식사랑 넘치셨던 어머님, 난 지장경을 독송하기 시작했다. 지장보살님께 수시로 미공양을 올리며 건강을 발원했고 큰스님께 특별기도도 부탁 드렸다. 의사선생님의 회진과 간호사들의 처치로 병실은 늘 분주했고 긴장과 불안이 뒤섞였다. 어머님의 병세가 호전될 기미가 거의 희박한 상태에서도 눈을 뜨지 못하는 어머님 곁에서 지장경 독송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미리 휴대폰에 저장해 둔 법안 큰스님의 지장경 독송 녹음도 수시로 어머님께 들려 드렸다. 회진 나오신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희망과 불안이 교차했다. 간호사들은 어머님을 거의 임종을 앞둔 환자로 분류한 듯 했다. 지장경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소리내어 독송하면서 실날 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지장경 독송을 멈추지 않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위안을 얻었다. 반드시 기적은 일어난다. 라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 지장경 녹음 파일을 틀어 지장경 독송을 계속했다. 섬망증세를 동반한 패혈증은 무력한 고령의 어머님을 처참하고도 나약하게 만들었다. 어떤 사악한 기운이 어머님 몸속으로 들어가서 어머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머님 의식을 조종하고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침대에서 격렬한 어머님의 몸부림은 간헐적으로 지속되었고 헛소리 또한 해독 불가능 했다. 거의 생의 종점에 다다른 것 같은 힘든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폭풍우와 해일이 밀어 닥치는 바다의 풍경도 나를 엄습하듯 저절로 내 눈 앞에 펼쳐졌다. 엄중한 현실이었다. 2,3일 격렬한 섬망증세를 겪으신 어머님 모습은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그와 동시에 체내 염증수치도 낮아질 기미를 보였고 심장 박동수도 다소간 위험 수준을 벗어나고 있는 어머님 상태를 본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은 믿기지 않는 듯한 인상이었다. 폭풍우와 해일이 밀려나자 바다는 잠잠해졌고 잔잔한 물결은 희망의 가능성을 속삭여 주는 듯 하였다. 절로 두 뺨에 눈물이 흘러 내렸고 지장경을 가슴에 품어 안으며 어머님 손을 어루만졌다. 생명의 온기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동의 순간이었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신 어머님께서는 꿈을 꾼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이제 눈을 뜨신 어머님과 그런대로 정상적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이야기를 나눌수 있어서 행복했다. 부처님의 가피와 지장보살님의 불가사의한 공덕이었다.
2022년 8월 백중날 지장경 독송 파일을 틀어 독송을 했고 지장보살님께 건강발원을 담아 미공양을 올렸다. 어머님은 지장경 독송을 하는 동안 몸부림 치며 꿈을 꾸셨던 것이다.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광야같은 들판에서 저승사자를 닮은 검은 옷을 입은 남자 2명의 손에 잡힌 채 끌려가고 있었고 앞에는 흰 옷을 입고 머리에는 흰 수건을 쓴 등에 바구니를 짊어지고 있는 여자가 말없이 저승사자를 닮은 2명을 향해 지시하는 상황이었다. 그 때 어머니는 들판 모퉁이에서 지장경 독송을 막 끝낸 나를 보았고 그 순간 흰 옷을 입고 앞에서 걷고 있던 여자가 그들에게 이제 일을 그르쳤다. 그냥 오라고 손짓을 보내자 그들은 잡았던 손을 놓고 흰 옷을 입은 사람을 따라 앞 쪽으로 걸어갔다고 꿈 이야기를 전해 주셨다. 어머님의 꿈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서 나는 지장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을 듣는 듯 했다. 지장보살님의 불가사의한 위신력과 공덕임을 느꼈다.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날밤 옆 병실에 있었던 환자들은 모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님은 염증 수치가 낮아지고 심장 박동수도 정상에 가까웠고 무릎 통증도 사라지면서 어머님의 병세는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들은 기적과 같은 상황을 믿기지 않는 듯 했다. 그리고 지장경 독송은 목탁 소리가 빨라 어머님의 심장에 무리가 간다고 과학적으로 보면 해로울 것 같다고 말했던 가족들도 어머님의 병세가 나아지는 것을 보고 지장경 파일을 다운 받아 독송하기 시작 했다. 부처님의 공덕과 지장보살님의 불가사의한 위신력을 보고 체험한 후 달라진 행동이다. 지금 어머님께서는 지장경 독송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자주 독송을 해 달라고 하신다. 매주 주말에는 동생과 함께 시골에 계신 어머님을 찾아뵙고 지장경을 독송하고 있다. 어머님은 매우 기뻐하며 편안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2023. 2.4. 입춘날 논산안심정사에서 법안 큰스님을 친견할 수 있었다. 환대해 주신 차담자리에서 지난 해 여름 어머님 병고를 치른 과정과 지장경 독송의 위신력으로 가피를 입은 공덕을 말씀드렸다. 이야기를 들은 법우님들은 박수를 보내주셨다. 큰스님께서는 2023. 2. 5. 일요법회 때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공덕을 소개해 주셨고 영상으로도 방송해 주셨다. 부처님의 공덕과 지장보살님의 위신력을 다시 느끼는 순간이었다. 지난 해 여름 보름 간의 입원 치료를 받으신 어머님께서는 죽음을 예고할 만큼 감당하기 힘든 패혈증과 대상포진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이제는 평범한 날들을 아무 탈없이 감사하며 지내고 계시다. 난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장경 독송 치유' 라고 지장경을 독송하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실을 , 소박하고 평범한 사실을 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다.
시방삼세 모든 부처님과 팔만사천 큰 법보와 보살성문 스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법안 큰스님 감사합니다. 혜신법사님 감사합니다. 법우님들 감사합니다.
첫댓글 법우님의 간절함과 강한 신심과 안심정사의 신통함과 불보살님의 가피가 삼위일체로 기적을 일으켰네요. 모든 가피의 시작은 부모에 대한 효심에서 시작되는거 같아요. 어머님 쾌차하신 것에 대해 진심 축하드립니다.
지장경은 축복입니다~~널리널리 퍼져나가길 발원합니다~~
법우님 수희찬탄합니다~~
나모지장왕보살 🙏🙏🙏
글을 잘 쓰셔서
몰입하면서 읽었습니다.
어머님이 평안하시고
법우님 가족분들도
대박 나시길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모 지장왕보살 마하살()()()
감동 또 감동입니다 법우님의 효심이 지장경이 효경임을 일깨워주네요 법우님을 수희찬탄합니다 그리고 불망초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미타불 ()()()
단숨에 읽어내려갔네요 ! 열심히 기도정진하겠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법우님들, 지지와 동감을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조그만 일에서도 감사함을 느끼며 기적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생활하고 있습니다. 법우님들님 원하는 일 모두 성취하시고 대박나십시오. 감사합니다. 나무지장왕보살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