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60515. 스승의 날에 스승은 원래 어떤 의미였을까?
민구식
여기 저기서 모아 본 스승의 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5월의 한가운데에는 ‘스승의 날’이 있다. 제자가 된 처지에서는 스승의 은공을 되새기고 스승의 처지에서는 스승의 길을 다짐하는 날이다.
제자로부터 언제나 존경을 받아야 하고 또 존경을 받기 위해 늘 반성하고 노력해야 하는 스승의 길은 참으로 힘든 길이다. 그래서 이 길을 묵묵히 가는 ‘스승’은 언제나 높고 큰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 높고 큰 존재인 ‘스승’은 본래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가? 그것을 밝힐 수 있다면 ‘스승’이 걸어가야 할 길이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스승’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기록으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보이는 “김대문이 이르기를 ‘차차웅(次次雄)’은 우리말의 ‘무당’을 뜻하는 것이니 세상 사람들이 무당은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숭상하므로 그를 외경하여 마침내 존장을 ‘자충(慈充)’이라 한다고 하였다.”일 것이다. 여기에 보이는 ‘次次雄’이나 ‘慈充’은 분명한 것은 아니나 ‘스승’과 관련된 초기 어형의 음차자(音借字)로 추정된다. ‘次次雄’이나 ‘慈充’이 ‘무당’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주목된다.
‘무당’은 제정 일치의 원시 사회에서 주술적 언어로써 신(神)과 교섭하는 절대적 존재였다. 이러한 존재에 ‘스승’이라는 말은 제격이다. 15세기의 '스님' ‘무당’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고, 현재 함경도 방언에 ‘스승’이 ‘무당’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아주 이른 시기에서도 이것이 ‘무당’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온당하다.
15세기 문헌을 보면 '스님' ‘화상(和尙)’, 곧 ‘스님’이라는 의미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된다. 스님은 불법(佛法)을 전수하여 제자를 기르고, 또 부처의 거룩한 말씀을 통해 대중을 교화하는 존경의 대상이었기에 이들에게도 ‘스승’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스승’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은사(恩師)’라는 말이 본래 ‘처음 중이 된 후 길러준 스님’이라는 뜻의 불교 용어인 것으로 볼 때 ‘스승’도 ‘스님’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님’을 ‘스승’이라고 했다는 점에서 ‘스승’의 어원을 ‘사승(師僧)’에 두기도 하나 믿을 수 없다. ‘스님’을 ‘사(師)님’이 변한 것이라 든가, ‘스승님’이 줄어든 것이라 든가 하는 해석도 있으나 이들 또한 분명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제자를 기르고 사람을 일깨워 주는 일은 ‘스님네’ 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도리를 궁구하고 공맹(孔孟)의 실천 도덕을 숭상하는 유학자들도 그들과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로써 ‘스승’ 에 ‘선생[師]’의 의미가 부여된 것이다.
‘스승’ 에 부여된 ‘무당’, ‘스님’, ‘선생’에는 공통점이 있다. 자연의 섭리나 성현의 말씀을 말로써 전하고 또 그것으로 대중을 교화하고 지도하는 정신적 구심체라는 점이다. 제도와 방법은 달라졌어도 여전히 학교 선생님들이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선생님’들에게 ‘스승’이라는 뜻 깊은 명칭을 아직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를 가르쳐서 인도하여 주는 사람으로 사부(師父). 사유(師儒). 사자(師資). 함장(函丈) 이라고도 부릅니다
스승의 날이 생긴 유래
앙리 뒤낭이 전쟁터에서 차별 없이 부상자를 구호하던 인도주의 봉사활동에서 유래된 적십자. 적십자는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봉사활동 · 재난구호 · 보건강습 · 국제친선 · 헌혈운동 · 불우이웃돕기 · 심신수련 및 국제교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청소년층이 주체가 되어 국내외적으로 활동하는 인도주의 조직체를 청소년적십자(Red Cross Youth)라고 부릅니다. RCY라고 줄여 부르기도 하죠^^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 여자중고등학교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들을 위문하기 위해 찾아가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됐습니다. 이후 1963년 제12차 청소년적십자사 중앙학생협의회에서는 5월 24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고 사은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다음 해인 1964년에는 '은사의 날'을 '스승의 날'로 변경하고 날짜를 5월 26일로 변경하게 되고, 1965년에는 각급 학교 및 교직단체가 주관이 되어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하였습니다. 이후 1973년에는 정부의 서정쇄신방침에 따라 '스승의 날'이 폐지되었다가, 스승을 공경하는 풍토를 조성하고자 1982년 다시 부활해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의 유래를 청소년 적십자의 활동에서 찾을 수 있다면 그 의미는 '세종대왕 탄신일'과 관련이 깊습니다. 백성들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야말로 참된 스승이라는 의미에서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제정했기 때문입니다. 한글의 원래 이름인 '훈민정음' 역시 '백성을 가르치는 올바른 소리'라는 뜻을 담고 있죠.
우리의 말과 글이 탄생하기 전, 우리는 중국의 한자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자가 너무 어렵고, 교육의 기회 역시 균등하게 주어지지 않았던 탓에 일반 백성들은 한자를 읽거나 쓸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로 인해 백성들은 많은 불편을 겪거나 때론 부당한 오해를 받아 억울한 상황에 처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백성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세종대왕은 쉽게 익힐 수 있는 글자인 '훈민정음'을 창제하게 됩니다. 사용성, 창조성, 과학성 모든 측면에서 우수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만약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지 않았다면 우리의 언어생활과 문맹률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오늘날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을 창제했다는 것만으로도 세종대왕은 우리 모두의 위대한 스승인 것입니다.
세종대왕 탄신일은 그레고리력(오늘날의 달력)에 따라 5월 15일로 보기도 하지만, 율리우스력의 기준에 따라 1397년 5월 7일로 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