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우소(笑又笑)
웃고 또 웃고
유의손(柳義孫, 1398~1450)
소와정 늙은이가 한가로이 누워 웃네
고개 들어 크게 웃고 또다시 길게 웃네
내가 웃는다고 사람들아 따라 웃지말라
불쾌하면 찡그리고 우스우면 웃는단다
소와정옹한와소(笑臥亭翁閒臥笑)
앙천대소부장소(仰天大笑復長笑)
방인막소주인소(傍人莫笑主人笑)
빈유위빈소유소(嚬有爲嚬笑有笑)
“일소일소일노일노(일소일소일노일노)”, 웃으면 젊어지고 화내면 늙는다. 웃고 살라
는 말이다.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는 속담도 있다. 대인 관계에 해당하는 처세
훈이다. 웃으면 엔드로핀이 나와 건강에도 좋단다. 그러나 모든 웃음이 긍정적
이고 친화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웃는 얼굴에 가난은 없다’란 말도 있지만 가
난이 웃음을 앗아가는 것 또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냥 웃으라고? 그런 웃음은
욱음의 본질인 공포요, 항복이다. 낙관이 아닌 비겁한 포기로서의 웃음은 현실
도피다. 이 시의 웃음에는 허무와 비판과 저항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세조의 왕
위 찬탈이 있은 후 유의손은 벼슬을 버리고 칩거해 교육과 학문에만 전념했다.
웃고 또 웃으며.
[작가소개]
유의손[ 柳義孫 ] : 자 효숙(孝叔), 호 회헌(檜軒), 농암(聾巖)
시대 : 조선
출생 – 사망 : 1398년(태조 7) ~ 1450년(세종 32)
성격 : 문신
성별 : 남
본관 : 전주(全州)
저서(작품) : 회헌일고
대표관직(경력) : 동부승지, 도승지, 이조참판, 예조참판
<정의>
조선전기 도승지, 이조참판,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개설>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효숙(孝叔), 호는 회헌(檜軒) 또는 농암(聾巖). 유습(柳濕)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유극서(柳克恕)이다. 아버지는 직제학 유빈(柳濱)이며, 어머니는 윤방익(尹邦益)의 딸이다.
<생애 및 활동사항>
1419년(세종 1) 생원시에 합격하고, 1426년(세종 8) 식년문과에 동진사로 급제하였다. 그 뒤 검열을 거쳐, 감찰·수찬을 역임하였다. 1436년 문과 중시에 급제하고 직제학에 올랐다. 동부승지를 거쳐 도승지가 되었으나 학문에만 능할 뿐, 과단성이 결여되어 사무처리는 좌부승지인 황수신(黃守身)에게 맡겨서 처리하게 하였다.
1447년 이조참판 역임 시 동반직(東班職)에 있던 우부승지 김유양(金有讓)의 아들을 잘못 서반직(西班職)에 옮겨놓은 죄로 파직되었다.
그 뒤 다시 예조참판으로 기용되었으나 그때 상을 당함으로써 몸이 쇠약해져 관직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세종이 고기를 하사하여 보신을 시켰다. 그러나 끝내 병으로 사직하고 말았다. 문장에 능하였다. 저서로는 『회헌일고』가 있다.
<참고문헌>
『세종실록(世宗實錄)』
『국조방목(國朝榜目)』
[네이버 지식백과] 유의손 [柳義孫]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