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간 대접 받은 챗GPT, 네이처 ‘2023 과학자’로 선정>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가 꼽은 2023년 과학계를 만든 인물에 사상 처음으로
비인간(非人間)이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말 공개돼 전 세계에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의 챗GPT가 그 주인공이다.
2011년부터 《네이처》는 매년 연말 ‘네이처10’을 발표해 왔다.과학계에서 큰 성과를 냈거나 중
요한 문제의식을 제기한 이들이 선정된다.
《네이처》는 “챗GPT는 과학계에 심오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과학자들의 연구 방식을
바꿔 놓았다”면서 “챗GPT 같은 시스템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아무
도 모르지만, 생성형 AI 혁명은 시작됐고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아직까지 한계가 있지만, 챗GPT를 활용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가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효
율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생성형 AI 중에서 챗GPT를 선정한 데 대해서는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잠재력을 알고 있었지만,2022년 11월 챗GPT가 무료로
등장하면서부터 이 기술이 본격화됐다”고 했다.
또 “앞으로 AI가 새로운 분자를 설계하거나, 세포의 행동을 시뮬레이션하는 등의 연구를 하도
록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네이처》는 “챗GPT는 가짜 참고 문헌을 적고,
사실을 지어내고, 사기꾼과 표절하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며, 악용하면 과학의 우물을 돌이
킬 수 없을 정도로 더럽힐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AI 세상, 올해의 단어는 ‘진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인 《메리엄 웹스터》가 2023년의 단어로 ‘Authentic(진짜·진정성)’
을 꼽았다.《메리엄 웹스터》는 “이 단어는 현 시점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쓰이고,
열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메리엄 웹스터》 편집장은 “우리는 진짜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다”며 “학생이 진짜로 이 논문
을 썼는지, 정치인이 실제 이 발언을 했는지 믿을 수 없게 됐으며 때때로 우리의 눈과 귀까지
믿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단 몇 초 만에 사실 같은 글, 사진, 영상을 만들어내는 챗GPT의 등
장과 확산으로 불과 1년 만에 ‘진짜’의 가치가 전에 없이 소중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탈진실(post truth) 시대’에 살고 있으며 진실을 복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허위 정보를 누구나 순식간에 만들어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진실을 구별
할 수 없게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AI가 만든 가짜 뉴스가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버젓이
게재되고, 유명인의 목소리와 영상으로 조작된 혐오 발언이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꼽히는 AI가 국경도 없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걸쳐 동시다발로 일으키는 일이다.
<선거 앞둔 나라마다 ‘AI 가짜 뉴스’ 몸살>
내년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대선, 총선을 앞두고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
들어내는 가짜 뉴스에 대한 경계가 높아지고 있다.2024년 1월 총선을 앞둔 방글라데시에선
이미 인공지능을 동원한 가짜 뉴스 선거 운동이 현실화됐다.
가짜·진짜 뉴스의 구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진짜 뉴스를 가짜 뉴스라고 우기는 정치인까지
등장했다.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세계 정계에서 AI 가짜 뉴스나 광고는 이미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2023년 초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 치하
의 암울한 미래를 묘사한 광고를 공개했다.
정치인들이 생성 AI나 딥페이크(Deepfake,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기존 인물의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이용해 정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
도 위험 요소다.
<또 하나의 가족이 되는 AI>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이 함께 사는 가족으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그런데 미래에는 AI가 ‘함께 사는 가족’으로 또 다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의 고령자는 디지털 친화력이 떨어지지만 미래의 세대는 다르다.이들 미래세대는 단순히
건강을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 일정을 챙겨주고 생활필수품을 주문해주며, 정신건강까지 돌봐
주는 동반자로서의 AI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 AI는 단순한 AI가 아니다.
사망한 가족이나 친구와 같은 특정인의 성격을 재현한 쳇봇일 수도 있고, 이상형을 모아 만든
동반자 쳇봇일 수도 있다.
<번역의 한계를 뛰어넘는 AI>
독일의 AI 커뮤니케이션 기업 ‘딥엘(DeepL)’은 인공신경망 기반의 딥러닝(deep learning)을
적용한 AI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딥러닝 : 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분석
하는 기술)딥러닝을 통한 번역 서비스의 빠른 발전은 외국어를 굳이 학습하지 않아도 세계 어
느 나라에서든 말이 통하는 편리함을 누리게 된다.
파파고(Papago)는 한국의 네이버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번역기이다.Papago는 에스페란토
어로 앵무새라는 뜻으로 2016년 8월 8일에 처음으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선보였다.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13개의 언어를 번역할 수 있으며, 텍스트나 음성뿐 아니라 사진 속 문
자까지 통·번역할 수 있다.실제 이를 이용한 한국인들의 일본관광이 보다 편리해졌다고 한다.
AI의 번역은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옥스퍼드대학교가 발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집트 상형문자뿐만 아니라 기록으로 남은 인
류 역사에서 가장 초기의 문자체계 중 하나인 기원전 3400년의 설형문자를 AI로 번역하는데
성공했다고 전한다.이제 언어 번역은 사람만이 아니라 동물들의 언어도 AI 번역 서비스로 통
역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며 연구하고 있다.
향유고래, 범고래, 닭의 울음소리, 반려동물과의 대화 및 비언어적인 꿀벌 댄스의 의사소통 등
에 대한 연구 등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
<창의성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기계가 모방할 수 없는 것으로 가장 많이 꼽힌 게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창의력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무너졌다.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콘텐츠가 ‘창작물’이냐
아니냐에 관한 논란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생성형 AI가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가 허가를 받지 않은 인터넷 속 불특정 다수의
콘텐츠이며, 이를 기반으로 생성하는 모든 콘텐츠는 누군가의 창작물을 잠재적으로 복제했다
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는 쳇GPT 개발 회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AI의 창
의성에 대하여 부정하는 기류가 강하다.하지만 생성형 AI를 넘어 AGI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창의성은 더 엄청난 결과물로 증명될 것이다.이는 인간이 우주로 나간 최초의 순간처럼 충격적
일 것이다.(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