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페에서 경고쪽지가 왔다.
내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쪽지를 받아서, 카페 쪽지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이다.
산더미처럼 쌓인 쪽지의 내용은 한결같은 것이었다.
` 김혁은 과연 실존인물인가 '
제길... 그런건 내 알바아니다.
다만, 김혁은 ...
당신이 수도권 탁구장에 다닌다면,
갑작스레 당신의 곁을 스쳐지나갈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혹, 어느날 밤 홀연히 당신의 탁구장에 들러, 당신이 그렇게도 존경하던 구장최고수를 잔인하게 이겨버리는 김혁을 목도할수도 있을것이다.
특히, 구리,남양주,부천, 인천 에 위치한 주부회원들은,
당신들의 탁구장이 김혁의 도장깨기에 탁구장 문을 닫던 말던,
한번쯤 설레이는 마음을 먹어도 괜찮을거다.)
1장.
"내가 고마워할줄 알았어요? !!"
보는 이에게 괴로움을 주는 미모라고 부를만 하다.
하지만 시합후, 표독스럽게 내뱉는 그녀의 얼음처럼 차갑운 그녀의 한마디에...
김혁은 심장이 아려오는것을 느낀다.
"저는 그저..."
"됐어요!"
차라리 얼음송곳으로 내 심장을 찌르던가...
김혁은 냉정하게 뒤돌아선 , 그녀의 땀에 흠뻑 젖은 늘씬한 뒷모습을, 심장에 손을 얹고 말없이 바라만 볼 뿐이다.
사정은 이렇다.
수도권 변두리 탁구장에서 교류전을 제의해왔고, 교류전 피날레로, 구장최고수인 김혁과 상대편구장의 탁구코치인 차가운 미모의 여자선수가 시합이 매칭된것이다.
김혁은 아까부터 자신을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던 상대편 구장의 초보여성회원에게 슬쩍 물어본다.
"저 여자코치... 어디까지 선수생활했어요?"
굳이 귓속말로 할 필요는 없는데, 초보여성회원이 바싹 다가와 김혁에게 속삭인다.
" 대학까지 했어요!"
2장.
이런 너무 약하다.
대학까지 했다면, 전국 오픈 1부 수준이고, 김혁과는
핸디 4점정도 차이나야하는데, 1세트 끝난후
겁먹은 듯한 그녀의 사슴같은 눈망울이 김혁의 심장을 왠지 아리게 한다.
아마, 대학 졸업후 레슨만 하고 시합은 전혀 안한듯 하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서비스하나만큼은 명불허전이었다.
희고 가느다란 팔로 공을 아주 높이 띄어서, 발을 쿵 구르며
`횡회전 스카이 서비스' 를 넣는데,
그 서비스 넣는 모습은 차라리 청초했다.
그녀의 차갑고 날카로운 미모만큼, 서비스 회전도 맹렬하게 날카롭다.
노핸디로 하기로 한 시합인데, 김혁은 1세트 초반, 그녀의 서비스 회전이 하도 맹렬해서 리시브를 고전했고, 6대2로 뒤지고 있다.
흐름을 끊을겸 수건으로 땀을 닦는데, 그 수건에서 스승님의 쾌쾌한 냄새가 난다.
이런... 어제 스승님의 수건을 그대로 들고 왔군...
이때 불현득 스승님의 수건이 김혁에게 속삭인다.
"혁아... 상대편 서비스를 도무지 못받겠느냐...
그러면 한 걸음 탁구대에서 물러나라. 그리고 상대편서비스 회전의 결대로 너의 라켓각을 미리
꺽어 놔라.
그리고 리시브 박자를 최대한 늦추고, 탁구대 밑에서 미리 꺽어놓은 라켓각을 그대로 살려서, 상대편 서비스 회전결 그대로 부드럽게 긁어 보내줘라."
예전 스승님이 술자리에서 해준 리시브 조언대로, 갑자기 김혁은 탁구대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그녀의 서비스 차례.
역시 선수출신의 서비스 임펙트는 아마추어와는 다르다.
구장 안 적막한 공기를 날카롭게 찢는 그녀의 서비스회전이 김혁의 백사이드로, 마치 뱀처럼 꿈틀거리며 혀를 날름거리고 날카롭게 꺾여온다.
김혁은 손바닥쪽으로 있는대로 라켓각을 극단적으로 꺽어 놓고, 그녀의 서비스를 최대한 늦추어 밑에서 부드럽게 긁어 올리면서, 맹렬한 결대로 그대로 그녀에거 되돌려준다.
갑작스런 한박자 늦은 김혁의 능그렁이 같은 리시브에,
당황한 그녀는 3구 스매싱을 헛스윙하고 만다.
김혁의 서비스차례...
김혁이서비스를 하회전이 길게 줘보는데,
한박자 빠르게 보스커트로 김혁의 포핸드 사이드로 쭉 민다.
골반의 회전을 이용한 김혁의 포사이드 한방 드라이브.
그런데, 네트에 걸리고 만다.
역시 대학선수물 먹은 그녀의 보스커트 임펙트는 무지막지하다.
7 : 3
김혁의 두번째 서비스.
똑같은 하회전 서비스를 길게준다.
역시 김혁의 예상대로 대학교 선스출신답게 그녀는,
아마추어인 김혁을 실험해보려고,
이번엔 한박자빠르게 보스커트로 김혁의 백사이드로 쭉 민다.
김혁은 하회전 서비스후 백사이드를 미리 돌고 있었다.
그것도 김혁이 탁구친 이래로 가장 자세를 낮추어서.
마치 무릎이 땅에 닿을듯이,
극단적이 중심이동으로 김혁은 옆으로 거의 쓰러진다...
` 퍽 '
고요한 탁구장의 적막을 깨는 둔탁한 소리.
김혁의 라켓헤드에 제대로 임펙트되어, 검지에 전달되는 그 짜릿한 느낌.
1세트 내내 승부사답게 표독스럽던 그녀의 표정이 마침내 변한다.
그녀의 백사이드로 굉음을 내며 꽂힌 김혁의 드라이브에...
얼음장같이 차갑던 그녀의 표정이 변한다.
그녀는...
순간 겁먹은 표정을 김혁에게 들키고 만것이다.
문득, 김혁은 심장 저 밑에서부터 통증같은것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낀다.
(1편...coming soon)
첫댓글 능구렁이같은 리시브에 감동하고 갑니다!!^^;
리시브가 어려우면 한발뒤로...
ㅋㅋㅋ
아 ~~~스토리 전개가 제가 좋아하는 판타지 같네요..ㅎ 계속 기다려야 될것같다는...빨리 올려주세요^^
저는 리시브가 어려워도 뒤로 안물러서는데 물러서야 하는군요 ㅠㅠ
ㅎㅎㅎ. 혁이가 신적인 존재가 되가네요.
무협탁구소설의 시작이네요ㅎ ㅎ
흥미진지하네요 ㅋㅋ 땀에 젖은 스승님의 수건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 . ㅎㅎ
이런 소설 그동안 왜 몰랐던거야?~~!!내 노트에 옮겨 놓고 계속 읽어야지~~
순간 제가 김혁이 된듯한 착각이 드네요.ㅋㅋ
부수문제 때문에 한동안 샤르트르님의 엄청난 필력을 잊고 있었습니다. 얼른 다음편 올려주세요~~
한 걸음 탁구대에서 물러나라. 그리고 상대편서비스 회전의 결대로 너의 라켓각을 미리 꺽어 놔라.
---> 이거 엄청난 팁입니다.
---> 저는 이렇게 표현해 봅니다. 아무리 강한 회전도 기다리다 보면 회전이 점점 풀린다. 회전이 거의 다 풀렸다 싶으면 수비수가 빽커트하듯이 충분히 커트를 주고 상대방 화쪽으로 깊게 준 다음 크로스를 지켜라.
김포에서 열렸던 2인 단체전 4강전. 첫번째 단식으로 나선 저는 상대의 왼손잡이 특유의 강한 서브를 하나도 받지 못합니다. 나름 까다롭다는 제 서브를 상대는 전혀 타질 않고...1세트 11:0 ㅎㅎㅎ 제 파트너 여자선수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하여 눈을 돌려보니 민망해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숙여버리더니 경기가 끝날때까지 숙면을 취합니다.
저도 김혁선수처럼 땀을 딱다가 불현듯 떠오릅니다. 그래 서브 회전 다 풀린 다음 리시브하자...상대선수 서브 외에 기술이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본인 써브가 리시브되면서 당황했는지 제 써브도 타줍니다. 이경기 결국 3대1로 역전합니다. 잠에서 깬 제 파트너의 황당해 하던 표정.
임*륜선수...왼손잡이 1부...젊은 시절 탁구장지키면서 주구장창 서브연습만 했다는 그 선수.
핸디를 3알 받았지만 이 선수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리시브하면서 2연승한 경험도 있습니다.
@npcwkkang 근데 예전연습하신 서브라 팔을 치우지않으시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우와~ 재밌어요~~~^^
구리 남양주 인천 부천...수도권이네요.
잔뜩 긴장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쳐서 쓰러질 때쯤 나타나세여. 그 핑계라도 있어야 하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