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은둔’ 하마스 軍조직 수장, 이스라엘 기습공격 주도
손님 뜻 ‘데이프’를 가명으로 사용
하마스의 자살 폭탄 테러 등 주도
7차례 암살시도에 한쪽 눈 등 잃어
“우리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범죄 및 국제법과 결의안 거부, 미국과 서방의 (이스라엘) 지원.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깟삼 여단(IQB) 최고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사진)의 말이다. 하마스가 공격 직후 공개한 영상에서 데이프는 자신을 이번 공격을 칭하는 ‘알아끄사 홍수’ 작전 책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총을 가진 사람이면 모두 꺼내 들라. 때가 왔다”면서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동참을 촉구했다.
그의 본명은 무함마드 디압 이브라힘 마스리이지만 ‘손님’이라는 뜻의 데이프를 가명으로 쓰고 있다. 팔레스타인 군인들이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피하기 위해 매일 밤 다른 동조자 집에서 지내는 관행에서 유래한 것이다.
데이프는 이스라엘 주요 지명 수배자 명단 가장 위에 올라 있다. 20여 년간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눈을 피해 은둔 생활을 하면서 하마스의 로켓, 드론, 자살 폭탄 테러 등 공격을 주도해 왔다. 이스라엘군의 최소 7차례 암살 시도에도 살아남아 ‘목숨 9개 고양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한쪽 눈과 팔다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09년 그를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당시 미 국무부는 그를 ‘하마스 군부 핵심 인물’로 규정하며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테러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프는 1965년을 전후해 가자지구 남부 한 난민촌에서 태어나 1980년대 가자 이슬람대에서 이슬람주의 학생 단체를 이끌다 1980년대 말 하마스에 가입했다. 이후 이스라엘 군인 납치, 살해를 비롯해 각종 테러 활동에 관여해 왔다. 1996년 민간인 50여 명이 사망한 이스라엘 자살 폭탄 테러도 그의 소행이다. 2002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당시 IQB 최고지도자 살라 셰하데가 숨지자 내부 경쟁을 이기고 최고지도자에 올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이스라엘과 아랍 분쟁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을 사용하는 데에선 외골수”라고 전했다.
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