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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중앙본당 임문철 신부가 집이 완전히 잠긴 박청자(젤마나.79세) 할머니를 위로하고 있다. | | 망연자실 수재민 ‘사랑’으로 일어선다
제11호 태풍 ‘나리’가 지난달 15일 자정부터 16일 오후 3시까지 제주도 전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쏟아부어 제주도 전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로인해 인명피해 13명을 비롯, 주택 1565동 침수, 상가 922동 침수, 차량 1600여 대 침수, 농경지 420ha 유실, 농작물 1만3510ha 침수, 선박 피해 25척 등 1200억 원 정도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상황은 교구내 본당도 마찬가지였다. 서문본당(주임 양명현 신부)은 성당 지붕 귀퉁이가 날아갔고 지하실이 침수돼 성체조배실을 급히 옮겼다. 김녕본당(주임 허찬란 신부)은 성전에 물이 들어찼고 사제관 지붕이 파손됐다. 조천본당(주임 허승조 신부)과 서귀복자본당(주임 현성훈 신부) 역시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야외 대형 십자가가 부러지는 등 각 본당의 피해 역시 추산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정부는 9월 20일 제주도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특별교부금을 지원하고 각종 정부지원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한국전쟁 후 처음으로 군병력 3000명을 제주에 급파해 피해복구를 돕고 있는 실정이다.
태풍의 상흔을 없애고자 하는 전국 차원의 도움도 잇따라 전달되고 있다. 특히 교회 차원의 도움이 적극적으로 이뤄져 제주교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1억 원을 전달했고 대전교구 5000만원, 마산교구 2000만원, 광주대교구·안동교구·왜관수도원·서울 대치2동성당·서울 압구정동성당에서 각각 1000만원을 기탁했다. 한국순교복자 대전관구와 서울 서대문성당 등도 각각 400만 원을 전달해 10월 1일 현재 2억8000여 만원이 교구 관리국으로 접수됐다.
제주교구는 이에 앞서 9월 19일 제주도청을 방문, 사순시기동안 신자들이 봉헌한 ‘사랑의 2차헌금’전액인 5300여 만원을 전달해 제주도민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
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9월 21일 ‘수재에 즈음하여’라는 특별담화를 발표, 신자들을 격려하고 도움을 호소 했다.
강주교는 “우리는 최근 태풍 ‘나리’로 인해 기록적인 재난을 겪었고 이는 큰 재앙이 되었다”며 “교형자매 여러분들은 고통 중에 있는 형제, 자매들을 위해 관심과 연민, 배려를 아끼지 말고 동향의 형제자매들을 향한 여러분의 형제애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적극 도와달라”고 말했다.
전남 지역도 큰 피해
한편 태풍 ‘나리’는 제주도에 이어 전남 지역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전남은 8명의 인명피해와 농경지 6000ha 침수, 주택 붕괴, 수백가구의 상가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흥, 벌교지역에는 2시간 만에 3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고흥본당(주임 김영철 신부)은 신자 25세대가 큰 피해를 입었고 대부분의 신자 가구가 침수돼 현재도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정숙(율리엣따.41)씨는 “태풍 때문에 집안 가재도구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본당 주임 김영철 신부는 “민·관으로 구성된 재해응급복구지원단이 복구에 나서지만 역부족”이라며 “신자 여러분들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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