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와 관계(?)된 일을 (과거에)했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가 기자는 아니었지만, 기자(생활)에 대해서 일반인보다 조금은 더 잘 압니다.
처음엔 제가 생각했던 기자(생활)이 현실과 너무나 달라서 정말 정말 당황했었죠. (세상에나~)
자, 이제 제가 생각하고 느낀 것을 몇 자 적어봅니다.
[수습기자는 왜 욕을 먹고 (개)고생을 해야만 하는가?]
아시다시피, 수습기자는 기자라기 보다는 기자가 되기 위한 입문과정을 밟는 과정자 이지요.
여기서 기자의 자질이 없는 자를 걸러내기 위함과 기자 정신과 기타 기자에게 평생 필요할 것들을 얻게 해주기 위한 훈련
이라는 명목하에, 일반인(직장인)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욕과 (개)갈굼 등이 가해집니다.
먼저, 저는 왜 수습기자 생활이 6개월이나 길고, 왜 그 과정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봐도 너무나 타당하고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왜...왜...왜... 꼭 그래야만 하는지가 궁금한 것 이지요.
다시 말하면, 이것보단 다른 방법으로 훈련하면 안되느지? 꼭 그렇게 해야만 훈련목적을 달성하는 것인지?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지는 않았는지? 이런 것들이 궁금한 것이죠.
수습기자들은[스포트라이트]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바쁘고 잠못자고 못먹고 욕먹고 울고... 상상도 못할 생활을 살죠.
그중에서 선배 또는 사수 라는 2진 기자에게 욕먹고, 갈굼당하고, 까이고... 이게 가장 힘든 것중에 하나 겠죠.
근데, 왜 수습기자들은 전부 다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가? 뛰어난 기자의 자질을 처음부터 가진 수습들도 있을텐데...
과연 왜 그럴까요? 예를 한번 들어보죠.
[사건발생 : 서울시 00구 00동에서 간밤에 포장마차 한대가 불에 전소되었다.]
수습기자는 소방서와 기타 관련된 모든 곳에 전화 또는 방문하여 조사하고, 6하원칙 아니 오히려 그 이상의 명백한 논리하에
조사를 끝내고, 2진기자에게 보고를 합니다.
하지만, 2진 기자는 무슨 생각인지 몰라도 계속 이런 식으로 말을 하죠.
"포장마차는 주인은 어떤 사람이냐?"
"포장마차는 얼마동안 그 자리에서 장사를 했냐?"
"주변 포장마차 중에서 최근에 불난 경험이 있는 사건이 있냐?"
"포장마차 주인은 .....
"다른 지역 포장마차는 ......
"포장마차에 최근 불이 난 사건은......
"포장마차..........."
솔직히 한도 끝도 없죠. 제가 위에 적은 질문들이 좀 과장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2진 기자들은
이런식으로 수습기자를 갈굴 수 있죠. 즉, 마음만 먹으면, 저런 식으로 갈굴 수 있다는 뜻이죠.
어떻게 생각하면, 말이 되는 갈굼의 질문이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갈구기 위한 질문들이죠.
그래서, 군대생활과 기자생활을 한번 비교해보겠습니다.
전 헌병대 출신입니다. 물론 병 이죠. 그럼, 헌병교육대 생활을 잠깐 엿 볼까요?
훈련소 생활을 마치면 각자 특기를 부여받고 각각의 교육대로 가게 되죠.
전 헌병교육대를 가게 되었고... 그곳의 생활은 ... ^^;
먼저, 다른 특기의 교육대에서는 훈련병들에게 욕을 하지 못합니다. 지금이 5.6공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군대고 훈련소라서 약간의 욕(시xx, 개xx) 들은 간간히 듣게 되죠.
그럼, 헌병교육대는 어떠냐? 일단 입소하자마자 욕을 합니다.
근데, 정말 이상하게도.......이상한 욕을 합니다.
그 욕은 딱 2개로 나눠집니다. (시xX, 썅X)
여기서 위의 2개의 욕은 여성을 비하하는 욕입니다. 즉, 끝자리가 "놈" 이 아닌, "ㄴ"이 됩니다.
왜 그럴까? 여긴 온통 남자 뿐인데...
바로 헌병대 이기 때문입니다. 헌병이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힘든 생활을 해야하고,,,
저런 기가막힌 욕을 매일 들어야 "악!" 을 쓸 수 있기 때문이죠. 악을 쓰기 위한 훈련....바로 욕이 그 시발점 인거죠.
매일 지나가면 조교가 부릅니다. " 야! 시XX아!"
둘 이상 있을 땐 이렇게 부릅니다. "야! 썅X 들아" 일종의 복수형 이죠. ^^
하지만, 굳이 욕을 하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해도 충분히 헌병의 자세와 군기, 위용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데...
또 하지만, 훈련 조교들은 그렇게 생각안하죠. 남들보다 더 심한 욕을 들어야, 군기 빡센 헌병생활을 무사히 버틸 수 있고
어디 가서도 헌병의 자세와 위엄 그리고 가오(?)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죠. 자기들이 겪었던 만큼...그렇게....
자대배치 받아서도 다른 특기 부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정말 많은 욕들이 난무하죠~ ㅎㅎ
자칫 기자들은 다른 이들에게 이용당할 수 있고, 헌병들도 그렇습니다.
기자와 비슷하게 헌병들도 군내부를 단속하고 고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죠.
군기카드. 군풍기위반. 영창. 군기교육대...... 듣기만 해도 일반병들은 아니 부사관, 사관들도 ㅎㄷㄷ 이죠.
그래서 헌병은 다른 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악을 쓸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죠.
그래서, 그들은 욕을 듣고,,,,,,,계속 이런 것들이 반복하죠.
제 글이 너무 길어 졌군요. 어쨌든,,,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왜 수습기자 더나아가 기자들은 대한민국 군대에서와 같은 조직생활을 해야 하는지 궁금한 것입니다.
수습기자(훈련병)들은 일반 직장인(일반인) 들이 상상도 할 수 없을 "욕" 들을 듣고, "갈굼"을 당해야 하는지...
본질적으로 ,,, 꼭 그 방법밖에 없는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그렇게 해야 걸러낼수 있는지.....
다나까를 쓰며, 선배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해야 하며, 갖은 욕설과 폭력.......
제가 폭력에 대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들은바에 의하면,,,
기자들끼리 특히 선후배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경우도 아주 간혹 발생한다는...
제가 본 기자조직은 마치 군대조직, 특히나 헌병대 조직과 흡사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제가 묘사한 기자생활에 과장된 면도 있을 것이고, 모든 기자들이 수습기자들에게 욕하는 것도 아니며,
제가 설명한 것들은 기자생활의 일부분임을 밝힙니다.]
첫댓글 솔직히 기자들에게는 휴식시간도 좀 충분히 주고 경직된 분위기보단 완화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련되어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 휴식시간이 있어야 자신과 자신의 기사에 대해 성찰하고 책도 읽고 연구도 하고 기획도 하고 필요한 공부도 하고 그러지...요즘같은 무한정보시대에는 단지 다른 언론사보다 몇분몇일 먼저 보도하는 속도내기보다는 누가 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것등이 중요한 게 아닌지...현 체제는 좀 바뀠으면 해요..
군대문화를 가장 경계해야 할 언론사들이 오히려 군대문화를 사수하고 있다니 아이러니죠 참..
유독 우리나라 기자문화만 이런건가요..?
여태까지 계속 그래왔고 문제가 없다고(?)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한번쯤 생각을 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츠마와리는 일제 식민지 문화의 잔재..
유독 기자만 그렇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큰 집단에서는 어디서나 행해지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삼성은 창립기념 행사에 한달씩 합숙훈련을 하기도 하고요...하지만 군대식=일제식 이라고 생각하고 싶진 않네요. 동양적인 문화라고 하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경험해 본 뒤에는 좀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저도 풍월에 의존한 것이라ㅎㅎ)
전 군대분위기보다 과도한 노동량이 더 문제라고 봐요.
기자만 그럴까요? 아닙니다 그나마 기자들은 사스마리 끝나면 그래도 집엔 가죠 의대생들 진짜 3년 동안 인턴 하면서 거지처럼 지냅니다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마찬가지구요 도제식으로 배우는 업종은 기자만큼 빡센 곳 많습니다
글쓴이 입니다. 물론 기자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대한민국 조직들은 흔히 말하는 군대식이죠.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대기업들은 대부분 엄청난 상명하복식의 군대식조직체계입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군대식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크게 본다면 군대식조직이라고 할 수 있죠. 아는 친구 중에 의사(인턴 1년차)가 있는데,,, 사는 얘기 들어보면, 기자 생활 뺨 칩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조직은 안 그런데, 왜 유독 기자조직만 그러냐?" 가 아니라, "다른 조직은 그렇게 하더라도, 기자조직(언론사)은 안 그러면 안되나? 한 번 누군가 변화를 시도해 봤음 좋겠다." 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보며 많은 고참기자들이 옛날 자기 수습시절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나 땐 저것보다 빡쎘는데.." "드라마라서 현실보다 약해" " 나 땐 수습시절 저렇게 당당하지 못했는데...어이없네" 등등 이런 식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여기서 참 안타까운 것은,,, 군대에서 병장들이 이등병보면서 하는 생각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 요즘 세상 많이 좋아졌어" "이등병이 저렇게 웃을수도 있고,, 좋네~" "요즘 이등병들은 개념이 없어서,,, 큰일이야" 등 많은 병장들이 생각하죠. 누군가 생각해줬음 합니다. "아~ 요즘도 저러는 구나~ 한번쯤 바뀌었음 좋겠는데~ 조금 안타깝다."
논의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스포트라이트 드라마의 안타까운점은 일본식 취재용어가 많다는 것입니다. "마와리"등 기자세계의 공용어(은어)가 방송을 타고 나오는 부분이 흥미롭기는 하지만 한국 표준어로 돌려서 말해도 될것을 그동안의 사용 관행이나 편의에 의해서 일본어 사용을 방조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드라마에 은어가 나오는 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그러는 거 같아요. 만약 표준어로 돌려서 말하면 시청자들이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 욕하겠죠. 아마 그 부분에 대해 스포트라이트 제작진도 고민했을 듯..
헌병대 동감~ 헌병대가 악폐습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