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과 팔십 사이"
마지막 강을 건너기 위한 준비의 계절입니다.
어여쁘지 않은 꽃이 없고
그립지 않은 추억이 없습니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도
끼어들고 싶고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싣고 멀리멀리 떠나고도
싶습니다.
물결처럼 잔잔한 듯 번지는
그리움은 또 다른 외로움으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억들이
영상처럼 어른댑니다.
봄날에 꽃비 내리듯 하늘거리며
애석한 듯 하얀 안갯길을
걸어갑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도 합니다.
삶이 이렇게 허무할 줄 알았다면 세상에 나오지 말 것을......
그러나 아무도 세상이 어떤 곳
인지도 모른채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치열하게
쟁취한 행복도 느끼며 나도
부모처럼 내 자식을 낳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인생은 원래가 내가 주인공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나를 중심으로 펼쳐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다르지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식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마음을 특별히
조물주께서 부여 하심으로
의무와 사명감 만큼이나 철저하게 넘치는 사랑으로 자식을 돌보게
됩니다.
인생 노년의 경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낍니까?
자식에 대한 고마음도 느끼고
또한 자식에 대한 서운함도
함께 말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자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수용해야 할
자리입니다.
저 넓은 은하의 별자리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듯 부모의 마음 또한 변할 수 없는 천상에서 내려준
진리 같은 보석처럼 변할줄
모릅니다.
혹여 자식들이 소홀하다고
노여워 마세요.
자식들은 자기를 위해 살아갈
나이니까요.
먼저 간 아내를 그리며
또는 먼저간 남편을 그리며
가슴 허하게 사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남편이 옆에 있어도
아내가 옆에 있어도
언제 어느 때 헤어질지 모르는
안타까운 시간이 흘러갑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힘겹게
병마와 싸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냥 그냥 욕심 같은 건
하나 하나 버리고 가볍게
걸어갑시다.
갖은 게 없어도 빈털터리어도
전혀 속상할 것 없습니다.
자식이 속을 섞여도
허허 웃고 맙시다.
옥매듭은 더 이상 짓지 말고
용서와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갈길 촉박한 길에
이제는 평온함과 평안 하기만을
바라니까요.
이젠
스스로 평화의 등대를 찾아 나서는 겁니다.
욕심과 갈등은 모두 내려놓고
미움과 원망같은 보잘것없는
마음 죄다 버리다 보면
멀리서 희미하게 등댓불이
보이듯이 내 마음속에도 희미하게나마 등댓불이 켜집니다.
사랑의 포근한 마음으로
등대를 잘 지키며 마음을
가누다 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인생 성공을 거 둔사람이나
실패한 사람이나 다 똑같아지는
공평의 시간입니다.
마지막 강을 편안히 건너기 위해선 지는 꽃잎보다도 더 가볍게
솔바람에도 훨~훨
날 수 있게 새털처럼
가볍게 걸어가야 합니다.
카페 게시글
교학상장
교학상장 4417 (칠십과 팔십사이)
心耕愛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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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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