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토화 돼 버린 일본 여자축구 / 홍속렬
일본 여자축구는 한때 세계에 군림하던 실력이었다
한국이 따라잡을 수 없는 세계적 수준이었다
내가 처음 여자축구에 발을 들여놓을 즈음엔 아시아에선 일본과 중국이 세계 정상이었다
아시아권에서 일본과 중국 북한이 여자축구의 독무대였고 세계 수준에 버금가는 실력파들이었다
지금 유트브를 통해 본 잉글랜드 VS 일본전은 0 ; 4로 완패하는 경기 내용이었다
실력에서도 기술과 전술 체력에서도 완패한 경기였다
일본의 여자축구가 몰락하는 현장을 내가 살아있는 동안 목격하게 되다니
참역사의 수레바퀴는 오래 지켜봐야 안다는 생각을갖게 된다.
일본 경기를 계속 관찰해 왔는데 이렇게 무기력하게 완패하는 모습은 처음이다
우선 체격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우람한 남자 같은 잉글랜드 여자선수들의 체격?
축구를 하기 위하여 타고난 체격이란 느낌을 받는다
그러니 피지컬 면에서 따라잡을 수가 없다.
순발력과 민첩성 스피드에서도 뒤지니 축구가 상대가 안 된다
우리 동양 선수들이 갖는 열등한 점이다
1960년대에 일본의 니찌보 배구팀이 있었다.
당시는 9인제 배구였다
니찌보 팀을 동양의 마녀라 불렀다
세계대회에서 100연승의 신화를 이룬 팀이었기에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내가 여자축구를 시작한 것도 니찌보 팀을 생각하며 훈련을 통하여 강한 팀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나는 1970년대 말에 육군대표 축구팀을 갖고 3연승을 거두며 세 해 연속해서 한국성인 축구의 정상을 차지하고 유지했었다.
그때의 교만을 가지고 내가 하면 다 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에 한국 여자축구를 시작했다.
그 교만의 값은 엄청났다.
개인의 파산은 물론 가족까지 이어가며 고통을 당했고 아직까지 나는 나이 많아 쉴 땐대도 현역으로 일하지 않음, 안 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독불장군은 없다.
이제 늦게나마 철이 들어 뒷전에 앉아 세계여자축구의 흐름을 읽어가며 새삼 감회에 젖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