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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학교병원이 비상경영체제에 나섰다. 울산대학교병원 측은 이번 전공의 집단 사직사태로 60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평시 대비 외래진료가 10~20% 감소했고, 입원환자는 30%, 응급실 운영 역시 50% 감소했다며 이에 따른 수익 악화로 인해 비상경영체제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울산대학교병원이 울산지역의 유일한 상급의료기관임을 감안한다면 중증환자들의 겪을 불편함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올해부터 의대정원을 2천명 늘리겠다는 발표로 촉발된 전국의 전공의(일명 레지던트 의사) 사직사태가 대한민국 의료현장을 대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공에게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업무에 복귀하는 의사 수는 10%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더 큰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정공의에 대해 면허정지를 포함해 그 어떤 행정처분을 내린다면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 역시 집단사직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제자들이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게 명분이다. 이들이 이런 주장을 정당화하는 제도적 근거로 내세운 것이 대한민국은 민주사회며, 직업 선택의 자유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인 만큼 이를 보장받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요즘 자기주장이 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MZ세대에 속하는 젊은 전공의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들을 가르치고 이끌며, 나아가 환자들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교수들까지 동조해 경거망동하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과 시민들은 심한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의사들은 사회 지도층이며 그에 따른 존경과 대우를 받는다. 때문에 우리는 의사라는 직업 뒤에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붙여 부른다.
법도 마찬가지다. 헌법에는 사람의 인격과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권한을 부여한 법관 등 특수직종에 종사한 자에게 특별히 엄격한 직업적 양심을 가지고 직무에 충실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 역시 다를 바 없다. 의사가 가져야 할 직업적 양심과 고도의 윤리의식은 그 어느 직업군 보다 엄격히 요구되고 있음을 의사와 의대교수들은 알아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통해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들의 직업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난 만큼 울산시는 공공의료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시간이다. 울산은 전국 7대 광역시도 상급종합병원이 하나밖에 없을 정도로 의료인프라가 매우 열악하다. 상급의료기관 역할을 해야 할 울산대학교병원이 이번 사태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병원 측의 비상경영에 대해 노조까지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라 언제 병원 업무가 마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곳 병원이 진료를 중단한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울산의 중증환자들은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도 모른다.
울산공공의료원 설립 추진에 대해 정부가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놓았다. 울산시는 이번 사태를 통해 현재 울산이 처한 의료현실을 정부에 정확히 전달하고 울산공공의료원 설립은 사업성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전면 재검토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