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집에서 DVD들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영화 와니와 준하 DVD 표지가 눈에 띄어서, 그냥 그자리에 앉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에 1번 보고, 전혀 안봤다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영화인데, 다시봐도 참 좋더군요.^^;; 개인적으로 재미와 자극성 위주의 영화보다는 일상적이면서도 소박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영화를 무척 선호하는데, 와니와 준하는 저한테는 정말 딱 맞는 영화였고, 괜찮은 수작이었다고 봅니다.
이 와니와 준하를 보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춘천에 놀러가고 싶다는 로망이 막 생깁니다. 영화 속의 애니메이션(저는 이 점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도 뭔가 웃음짓게(?)만들 정도로 그 소소한 느낌이 좋았고.
사실 이 영화에 나오는 주된 주제들- 동거, 근친, 동성애는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입니다. 그래서 자칫 영화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도 있다고 보는데, 하지만 그런 문제성(?)있는 주제들을 김용균 감독(분홍신, 더 웹툰- 예고살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감독)은 굉장히 담백한(어찌보면 좀 판타지스러우면서도 초현실적이기는 합니다만, 그러한 모습들을 정말 제대로 된 '근사함'과 '담담함' 으로 승화시켰다는 생각도 듭니다.) 연출력으로 고스란히 스크린에 담아냅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들이 영화 흐름 몰입을 방해시킬 정도로, 거슬린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 영화가 빛나 보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영화 개봉당시, 두 주연배우인 김희선과 주진모가 가진 기존 이미지에 대한 대중들의 선입견 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을 못했다고 봅니다. 와니와 준하에서, 두 배우는 여태 자신들이 출연한 작품들과는 다른 이미지의, 그래서 더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목소리 톤을 낮추면서 힘을 뺀 '수수한' 김희선은 역대 드라마, 영화들 중, 이 영화에서 단연 최고의 '인생 연기' (그래도 어색한 구석이 안보이는 건 아니지만.)를 했다고 봅니다. 그정도로 영화 속 와니의 이미지가 의외(?)로 정말 잘 어울렸고,
준하 역의 주진모는 일상적인 연기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당시 조연이었던 조승우와 최강희의 풋풋하면서도 순수한 연기도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참고로 여기에 배우 최민식의 친동생인 배우 최광일이 나옵니다. 예전에 우연히 최광일 씨 나오는 연극을 보고, 참 연기 잘한다고 느껴서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데, 와니가 근무하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의 동성애자 선배로 출연합니다.).
영화를 보고, 참 느낌이 좋아서 이렇게 몇 글자 적어봅니다.
피에쑤: 와니와 준하의 삽입곡인 리사 오노의 I wish you love. 참 좋네요.
첫댓글 영화관 가서 봤었는데
그애는 잘 살고 있을까요 ^^;
최강희의 팬이라서 본 영화였는데 굉장히 담담하게 볼수 있어서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김희선이 연기 젤 잘했던 영화일거에요 ㅋㅋ 최강희가 자기보다 어린줄 알고 넌 몇살이니?? 했다던 ㅋㅋㅋ 근데 동갑 ㅋㅋㅋ
본 기억도 있고 볼만했던 기억도 있는데 스토리는 던혀 기억이 안 나네요 TT
김희선 저 영환 연기 잘했단 소릴 들었죠. 잠시 연기력이 늘었구나 착각을 ㅋ
ost가 너무 좋죠..^^
전 와니와 정준하만 기억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