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들과 탈북자들이 함께 하는 ‘물망초 축구대회’(8/19)
“우리 탈북자들은 한국 외교관들로 인해 피해도 보고 인상이 안 좋았는데
함께 뒹굴며 땀 흘리고 같이 축구 하다 보니 서로 이해하게 됐어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과 공적으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사람들은 바로 ‘외교관’.
그러나 탈북자들에게 외교관들은 피해를 준 섭섭한 사람들로 각인돼 있었다.
이 정권 들어 좀 나아지긴 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탈북자들에게 재외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내 전화번호 어떻게 알았느냐?’며 전화를 뚝 끊기도 하고, 합동심문을 하는 과정에서도 인격적 모멸감을 느껴야 했던 탈북자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
그러나 탈북자들이 외교관들과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 서로 치고 받고 공을 차며, 땀을 흘리고 서로의 애환을 얘기하면서 그동안에 쌓였던 서운함을 녹일 수 있었다.
바로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 박선영 동국대 교수)와 이북도민차세대위원회(대표 : 이우열 박사)가 마련한 ‘탈북자와 외교관 축구대회’를 통해서다.
8월19일(일)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노원구 월계동 인덕대학교 인조축구장에서 전설적인 히딩크 감독을 한국에 유치해 온 뒤, 그의 통역을 맡아 4년 동안 축구해설가로도 활약했던 외교통상부의 허 진 국장 등 외교부 축구단 40여 명과 탈북자 200여 명, 사단법인 물망초 회원들과 이북도민회 등 300여 명이 모여 4시간 동안 서로의 가슴속에 쌓였던 서운함과 미안함을 축구로 날려 보내며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축구대회에는 탈북자팀과 외교관팀 외에도 이북도민차세대팀과 FC함남팀이 참가해 토너멘트 리그전을 펼치면서 한껏 서로의 기량을 겨뤘는데, 외교부 축구단은 “우리 외교부에는 상당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은데 탈북자들의 기량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며 “통일이 되면 대한민국 축구를 따라올 나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탈북자들은 “외교관들이 국제신사인줄만 알았는데 의외로 과격하고, 축구실력 또한 대단하다”며 웃었다.(끝)
연락처: 물망초 사무국장 이희석(010-8919-3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