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대만 반도체 기업에 대중국 수출통제 유예 연장
O 복수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한국과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및 관련 장비를 중국에 반입할 수 있도록 하는 1년간의 기존 유예조치를 더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짐.
- 지난 6월, 앨런 에스테베즈(Alan Estevez)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업계 행사에서 “미국 정부가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및 제조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미국 수출통제 정책의 기존 유예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음.
- 미국은 2022년 10월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전면적으로 제한했으며, 미국인이 정부의 허가 없이 중국 시설에서 반도체 개발 또는 생산을 지원하는 것도 금지했음.
- 중국에 주요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 이러한 규제가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대하자, 미국은 이들 기업에 대해 1년간 규제 도입 유예를 허용했음.
- 미국은 올해 10월 만료 예정인 이 유예조치를 동일한 조건으로 연장할 계획으로, 이에 따라 한국과 대만 기업들은 미국의 반도체 제조 장비와 주요 공급품을 중국 내 시설로 반입할 수 있게 되어 중단 없이 생산을 계속할 수 있게 됨.
- 2022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 5,700억 달러 가운데 1/3이 아이폰 및 기타 기술 기기의 주요 생산 허브인 중국에서 발생했음. 또한 중국은 2021년 반도체 생산 능력에서 일본을 추월하여 한국과 대만을 제치고 최대 생산국이 되었음.
- 또한 SK하이닉스의 전체 DRAM 생산 시설 중 약 40%가 중국에 자리 잡고 있는 등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이 유예조치가 없었다면 컴퓨터 및 전자 기기의 글로벌 공급에 큰 차질이 발생했을 것임.
-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신속하게 이전하는 일은 쉽지 않음.
-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이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난 것도 미국이 유예를 연장하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일 수 있음. 일본과 네덜란드도 이런 장비의 중국 수출에 대해 유사한 제한을 부과하기로 합의했음.
- 케빈 울프(Kevin Wolf) 전 미국 상무부 수출 관리 차관보는 "미국의 수출통제와 일본 및 네덜란드의 수출 제한 효과가 합쳐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첨단 노드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함(노드: 반도체 회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의 선폭).
- 바이든 행정부는 첨단 군사 장비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첨단 제품에 대해서만 수출통제를 시행하고 그렇지 않은 반도체에 대해서는 제한을 가하지 않을 계획임.
-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음. 미국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제는 중요한 우선순위임.
- 지나 러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일요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왕원타오(Wang Wentao)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화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됨.
- 한편,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을 둘러싼 규제로 인해 점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임.
- 지난달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이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제한 조치를 반복적으로 취할 경우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공급망을 혼란에 빠뜨리며, 시장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하여 중국의 추가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음.
출처: 닛케이 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