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
서울신문 기자 류지영이라는 분이 있어.
류지영 기자는 2018년 임시정부 100주넌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을 주제로 쓰려고 했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이라는 사람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기여를 외국인들 중에 손꼽히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란다.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일본의 침략에 대해 규탄하는 기사를 많이 쓰고
서양에 알리기는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이란다.
예전에 독립운동 관련 책들을 통해서 베델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너희들에게 독서편지로 베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베델이 36세 젊은 나이에 심장병으로 죽지만 않았다면
더 많은 일들을 하셨을 텐데, 안타깝구나.
그가 일찍 세상을 뜬 것도 일본의 탄압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드는구나.
그가 죽은 후 <대한매일신보>는 <매일신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신문 성향도 확 바뀌어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처럼 변질되고 말았다고 하니,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깝구나.
<매일신보>는 해방 후 서울신문으로 이름으로 바꾸고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는구나.
서울신문 류지영 기자가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을 창간한 베델을 특집기사의 주체로 선택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 깊이 새겨져야 할 사람으로 베델을 소개하려는 이유도 있을 거야.
아무튼 류지영 기사는 베델에 대한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로버트 웰스 리치라는 미국인 기자겸 작가가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대.
기자로써 이런 자료를 발굴하면 얼마나 뜻 깊을까.
로버트 웰스 리치는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두 편이나 썼는데
첫 번째는 1912년에 쓴 <고양이오 양>이고,
두 번째는 1914년에 쓴 <황제의 옥새>라는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이 소설들을 국내에 소개하려고 준비하던 중 류지영 기자는
베이징 특파원으로 일하게 되었고,
거기에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로버트 웰스 리치의 소설을 국내에 소개하는 일은
뒤로 미루었다고 하더구나.
2024년 베이징 특파원 근무를 마치고 국내로 다시 복귀한 다음,
이 두 소설에 대한 번역을 시작했고,
일부 역사적인 사실의 오류가 있어서 편역을 하기로 했대.
그리고 드디어 202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간하게 된 것이란다.
100년 넘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뜻 깊은 소설이 우리나라에 소개가 된 것이란다.
아빠가 작년에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알게 되었는데,
이제서야 읽고 너희들에게도 소개를 해주는구나.
소설 두 편이라고 했는데 그 소설을 “대한민국 모닝 캄 프로젝트”로 묶고,
<고종황제의 고양이>라는 한 권의 소설로 편역해서 출간했단다.
1.
베델은 영국 브리스틀 태생으로 불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었대.
일본에서 사업을 하다가 1904년 조선에 와서 정착을 하게 되었지.
그는 <코리아 데일리 뉴스>를 창간하여 일본의 침략 야욕과
조선에서 행하는 만행들에 대한 비판 기사를 썼단다
베델의 미국인 기자 빌리가 이 소설의 화자로 이야기를 끌어간단다..
1905년 10월 하순,
빌리와 베델은 서울 서대문에 있는 애스터하우스 호텔의 술집에서
당시 조선과 어울리지 않는 벽안의 금발머리 여자을 보았어.
그 여자는 웨이터를 통해 베델 씨를 찾는다고 했어.
빌리는 그 여자에 대한 정체를 밝히지 않고 ‘소녀‘라고만 이야기했단다.
그러니 아빠도 지금부터는 그 여자를 소녀라고 이야기할게.
소녀는 빌리와 베델을 만나서 자신이 조선에 입국한 이유를 설명했어.
상하이에서 ‘아주 중요한 분‘의 심부름으로 조선에 왔고,
그들은 ‘프로젝트 모닝 캄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고 했어.
그 프로젝트는 대한제국의 황제를 몰래 빼돌려
러시아로 데려가는 것이라고 했어.
그것만이 일본의 침략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거야.
그러면서 자신의 임무는 고종 황제를 만나서 상하이로 모셔가는 일이라고 했어.
하지만 어떻게 고종을 만나지?
소녀는 자신이 초상화 그리는 화가의 신분으로 고종을 만나겠다고 했어.
소녀는 인맥을 동원하여 고종과 대면하게 이르고,
소녀는 고종을 설득하여 초상화를 그릴 수 있게 했단다.
고종의 곁에는 일본외교관 하기와라가 있었는데,
하기와라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소녀를 보았어.
고종은 난향이라고 부르는 고양이를 무척 아꼈단다.
늘 곁에 데리고 있었어.
소녀는 이 작전을 혼자 하기가 버겁다고 생각하여
빌리와 베델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들은 고종의 측근인 민영환 대감까지 합류하게 되었단다.
베델, 빌리, 소녀는 민영환 대감을 찾아갔고,
민영환 대감도 소녀의 계획에 동의하여 도와주기로 했단다.
소녀는 상하이로 ‘초상화, 성공, 만세‘라는 전보를 보냈고,
며칠 뒤 상하이에서 사냥을 즐기는 소녀의 친구가 와서 빌리가 안내를 맡게 되었어.
그 사람은 고종 황제를 탈출시키는데 도와줄 사람이었어.
작전 준비는 비밀리에 잘 준비되어 갔고, 고종도 동의하여 떠날 준비를 했단다.
거사일이 다가왔어.
그런데 갑자기 고종이 마음을 바꿔 안 가겠다고 했어.
지금까지 준비한 노고가 얼마인데, 갑자기 이렇게 마음을 바꾸면 어쩌나.
민영환이 무당도 오늘이 좋다고 했다면서 고종을 설득하여 다시 가겠다고 했단다.
측근들의 설득보다 무당의 말을 더 신뢰했던 모습인데,
실제로 고종이 무당을 믿었다고 하더구나.
그날 밤, 고종이 궁궐을 빠져나간 것을 알게 된 일본군은
한강에 표류한 증기선까지 수색을 했으나 고종은 그곳에 없었어.
일본군이 고종을 수색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고종과 베델 일행은 그 증기선을 타지 않았던 거야.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다시 길을 떠나는데,
고종의 고양이 난향이 갑자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단다.
그러자 고종은 고양이 난향이 전에도 사전에 위험을 알아차린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도 사전에 경고를 하는 것이라면서 떠나지 않겠다며 또 말을 바꾸었다.
소녀와 베델은 황당해했어.
한낱 고양이 때문에 가지 않다니...
베델은 고종을 강제로 데려가려고 했으나 민영환이 만류했단다.
결국 이 작전은 고종의 우유부단함으로 실패하고,
소녀와 빌리는 상하이로 떠났단다.
고종은 다시 궁궐로 돌아와
1905년 11월 7일 을사늑약이 강제로 체결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일본정부는 영국정부에 강력한 요청하여 베델이 재판을 받게 되고
금고형을 받기도 했단다.
지은이 로버트 W. 리치도 고종의 우유부단함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구나.
2.
2부 이야기해도 해줄게.
베델은 감옥에 다녀온 후 더 전투력을 더 장착하고,
일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 기사를 썼단다.
화자인 빌리는 1906년 말 다시 조선에 들어왔단다.
두 번째 이야기는 1907년 6월부터 10월까지 열렸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를 준비하는 이야기란다.
1907년 5월 하순 서울에서 어떤 서양 중년 여성을 만났어.
그 여자는 도도새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인으로 이름은 데오도시아 툴링이었어.
빌리는 친구가 운영하는 애스터하우스라는 호텔을 데오도시아에게 소개해 주었단다.
그녀는 호탕한 여인으로 일본 정보관에게도 큰 소리치는 여자였어.
1부에서 활약한 소녀가 연상되는 여자였단다.
데오도시아는 자신을 신지학자라고 소개했어.
신지학자라는 말이 낯설어 찾아보니,
직관이나 명상을 통해 신적인 지혜와 영적 진리를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하는구나.
베델은 1년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출소해서 애스터하우스에서 빌리를 만났단다.
그리고 그곳에 머물고 있는 데오도시아를 만났는데,
데오디사아가 가발을 벗고 화장을 지우니… 아니, 그 소녀였단다.
1부에서 활약했던 소녀가 다시 등장을 한 거야.
이번에도 특별 임무를 받고 서울에 잠입한 거야.
그들은 개화 지식인 용치선이라는 인물을 만나 헤이그 특사 파견에 대해 논의했어.
1부의 민영환은 실제 인물이나
2부에 등장하는 용치선은 지은이가 만들어낸 허구 인물이란 점은 참고하시고….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필요한 문서에 고종 황제의 옥새가 찍혀야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 옥새를 찍는 것이 소녀의 임무였단다.
하지만 고종 황제의 옥새는 일본이 가지고 있었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단다.
그런데 일본이 모르는 또 다른 옥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고종이 비밀리에 만든 옥새가 금강산 유점사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거야.
바델은 아직 일본의 감시 대상이기 때문에 동참을 하지 못하고,
용치선, 소녀, 빌리 이렇게 셋이 금강산 유점사에 갔단다.
그런데 옥새를 보관하고 있던 유점사 주지가 답답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선왕들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다리라고 했어.
나라가 망할 판에 선왕들의 허락이라는 말로 기다리라니…
산속에서만 지내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는 건가?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서 빌리와 소녀는 답답해 했고,
용치선은 좀 기다려보자고 했으나 더 기다려도 옥새를 주지 않자,
용치선은 자신이 옥새를 훔쳐오겠다고 했어.
그렇게 옥새를 훔쳐서 서울로 향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베델을 만났어.
일본군이 쫓아온다는 것을 알려주려 온 길인데 이미 늦었어.
일본군들이 그들을 쫓아와 대치하게 되었단다.
일본군과 싸우다가 옥새를 그만 연못에 빠뜨리고 말았어.
그리고 연못에서 옥새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단다.
나중에 위조 옥새로 직인을 찍고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희망은 또다시 물거품이 되었단다.
우리나라 대표가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일본의 적극전인 방해와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이란다.
이 소설에서는 재미를 위해서 가짜 옥새로 설정했었나 보구나.
두 번째 작전도 실패한 소녀는 조선을 떠나 그 이후에는 소식이 끊기게 되었단다.
첫 번째 작전은 고종의 우유부단함과 미신을 떨치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고,
두 번째 작전은 주지 스님의 고지식함 때문에 실패하고 말았구나.
지은이가 이런 소설을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베델에라는 멋진 인물을 소개하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더불어 500년 유구한 역사를 가진 조선이라는 나라가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은 아닐까 싶구나.
그가 이 소설을 쓴 지 100년이 훌쩍 지나서
그가 안타깝게 생각했던 나라에서 책이 출간될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그 사실을 알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것도 희망이 없던 그 나라가
역경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문화강국의 반전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야.
뜻 깊은 소설 한 편 잘 읽었다.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내가 동북아시아의 먼 나라 조선에서 벌어진 황제 퇴위의 숨은 이야기를 침묵 속에 묻어 버리면 누가 과연 그날의 진실을 세상에 알릴 수 있을까?
책의 끝 문장: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 조선에서 항일 신문사를 이끌며 자신의 모든 힘과 의지로 불의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용감히 싸웠다.”
책제목 : 고종 황제의 고양이
지은이 : 로버트 W. 리치
옮긴이 : 류지영
펴낸곳 : 지식상자
페이지 : 228 page
책무게 : 228 g
펴낸날 : 2025년 08월 25일
책정가 : 16,800원
읽은날 : 2026.08.02~2026.08.03
글쓴날 : 2026.08.2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