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소셜미디어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사진과 그녀의 팬들이 자신을 응원하는 모습을 담은 가짜 사진 둘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트럼프는 이미 스위프트의 지지를 등에 업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영국 BBC가 19일(현지시간) 지적했다.
트럼프는 다른 소셜미디어 계정들에서 퍼온 사진들 옆에 "난 수락해"란 메시지를 남겼다. 많은 팬들의 모습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들어낸 것처럼 보였다.
문제의 포스트는 스위프티스(Swifties)로 불리는 스위프트 팬들에게 후폭풍이 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장본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란 점에 경악한 것이다.
스위프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아직 어떤 후보도 지지한다고 표명하지 않았다. 4년 전 대선 때는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조합을 지지하며 당시 현역 대통령이던 트럼프를 비판했다. 당시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 물결이 드높았던 때였다.
스위프트 팬들을 묘사한 가짜 사진을 보면 이들은 "스위프티스는 트럼프 지지"(Swifties for Trump)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이 사진에는 "풍자"(satire) 레벨이 붙여져 있었으며 "스위프티스는 이슬람국가(ISIS)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를 망친 뒤 트럼프에게로 돌아섰다"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스위프트가 최근 안전 상의 위협이 있다며 빈에서 열려던 세 차례 공연을 모두 취소한 일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ISIS에게 영감을 얻어 공격 계획을 짠 혐의로 두 사람을 체포했다.
트럼프가 퍼와서 올린 다른 사진은 1차 세계대전 때 미군 모병 포스터를 본딴 것이었다. 엉클 샘 얼굴 대신 스위프트 얼굴이 들어가 있고 "테일러는 여러분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할 것을 원한다"고 적혀 있었다. NBC 뉴스는 두 사진에 등장한 여성들이 실제 트럼프 지지자들이라고 보도했다.
스위프트는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임기 내내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주의에 불씨를 당겨놓은 뒤 당신은 폭력을 위협하기 전에 도덕적 우월함을 확보하려고 신경을 썼어야 했지 않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는 11월에 당신을 쫓아내는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연초에 BBC는 흑인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가짜 사진 수십 장을 찾아낸 적이 있다. 다만 이들 사진이 트럼프 캠페인 측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