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학교 교사로 활동할 때 남긴 흑백사진 한 장의 의미
-믿음의 길을 가는 이들도 있지만 교회 밖에 나가 있는 사람도 있어-
필자의 모 교회인 남면 연도교회(당시 교역자 김상철 전도사(작고) 현재 차도진 목사) 성경학교 교사로 활동할 때 남긴 흑백사진 한 장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6, 70년대는 여름이 되면 교회마다 연례행사처럼 성경학교를 열었다. 일명 하기학교라는 이름의 어린이 여름 성경학교였다. 동네마다 아이들로 붐볐다. 교회학교로 불러 모아 주제에 맞춰 율동을 동화를 성경공부를 물놀이를 한 것이다. 당시에는 여름방학이 길었다. 학교는 덥다고 방학을 하는 데 교회에서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여름 성경학교를 열었다. 어린이들의 마음에 예수님을 영접시키는 일부터 일평생 예수의 제자로서 삶을 살도록 집중 교육 기간을 가진 셈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성경학교는 일 년 중 가장 소중하고 귀한 날들이었다. 성경학교 프로그램 역시 다양했다. 물론 여름 성경학교 전에 교사강습회를 다녀왔으며, 자체 강습회 시간도 가졌다.
모 교회인 남면 연도교회 출신 목회자였던 노동진 목사(작고)가 시무하는 총신대학교 아래 서울 사당동 88번, 89번 버스 종점 옆 동작구 사당로 26길 18에 위치한 삼광교회(성남용 목사, 경일노회)에서 강사와 교사들이 내려와서 성경학교를 주관해줄 때도 있었다. 성경 말씀 속에 있는 인물들에 대해 자세히 가르친 것이다. 동화 구연 순서도 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는 어린이들이 신기하기만 했다. 성경학교를 통해 성경 암송대회 등을 통한 성경 상식은 물론 많은 노래를 배우고, 또 배운 것으로 노래자랑도 하고, 레크리에이션도 하고, 퀴즈대회도 하고, 성경학교 마지막 날에는 언제나 환등기를 통해 재미있는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보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성경학교가 끝난 그 주일엔 한 주간 동안의 활동한 것들을 모아 평가한 것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 시상식에서 받은 상품은 주로 학용품들이었는데 그것은 다음 학기를 위한 귀중한 보물이었다. 이렇듯 여름 성경학교는 성경 지식의 산실이요, 미술, 음악, 체육 등 예능교육의 장이요, 오락과 놀이의 동산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잘 보내고 나면 많은 선물까지 한 보따리 생기는 성경학교는 어린이들에게 일거양득이 아닌 어린이들의 필요를 충분히 채워주고도 남는 복되고 행복한 기간이었다.학교도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성경학교도 계속되었으면 했다. 그때는 모든 면에서 열악한 환경이었다. 지금처럼 에어컨이 있지도 않았고, 그나마 선풍기도 부유한 교회에나 있는 것이었고, 환등기 경우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필자가 교사를 하던 그 시절도 내가 자라던 때와 별다르지 않았다.
필자가 교사를 섬기던 때만 해도 교회는 어린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초만원을 이루었다. 그 시절엔 세상에서 맛볼 수 없는 것들을 교회에서 가르치고 간식거리를 제공한 것이다. 교회에서 배운 것을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면 그게 곧 자연스럽게 전도가 되었다. 성경학교를 마치고 나면 힘들어도 보람과 함께 뿌듯함으로 피곤을 잊기도 했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유익한 것인지도 배웠다. 그리고 성경에 대한 지식도 은근 많이 생겼다. 그 시절이 그립다.
사진 속에 있는 반 아이들은 지금은 장년이 되어 손자 손녀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다. 목회자, 선교사. 사모, 장로, 권사. 집사로서 삶을 산다. 안타까운 마음은 그때 그 시절 성경학교 교사로 활동했던 이들이 교회 밖에 나가 있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뿐만 아닌 당시 성경학교 학생으로 수료했음에도 지금은 교회 밖에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다 교사를 함께 활동했거나 성경학교에서 만났던 제자들과 만남이 있을 때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잊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하루빨리 교회를 나갈 것을 권면하면 대답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을 위해 기도 한다. /여수=정우평 목사, 010-2279-8728【교계소식/25데스크】문서선교후원계좌 우체국 500314-02-264196 정우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