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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1628일 맞은 재능교육 노동자 위한 미사 봉헌 | ||||||||||||||||||||||
정의구현사제단,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월요순례 미사 "그대의 환한 웃음 되찾기 위해, 복직의 그날까지 싸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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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5일 오후 7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정의구현사제단)이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을 위한 월요 순례미사’를 봉헌했다. 복직투쟁 1628일을 맞이한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첫 미사였다. 이 자리에는 정의구현사제단 함세웅 · 전종훈 · 김인국 신부 등 성직자 30여 명과 수도자, 신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남승원 신부(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는 강론에서 “평소 신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디에 누구와 있든지 왜 거기에 있으며 무엇이 보이고 들리는지를,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과 함께 무엇을 할 것인지를 항상 성찰하라’고 말해 왔는데, 이제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돌리고 있다”면서 재능교육 노동조합의 1600일이 넘는 투쟁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시청 앞 천막 농성장을 지나며 쑥스럽게 건네던 “애쓰십니다. 힘내세요”라는 자신의 인사에 환하게 웃던 유명자 재능교육 노조 지부장을 잊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상의 삶에서 그 환한 웃음을 되찾으시길 기도한다”며 격려했다.
미사를 집전한 장동훈 신부(인천교구)는 “인천에서 콜트-콜텍 해고자 분들을 만나면서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미사의 가장 큰 의미는 ‘옆에 내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것’임을 느끼게 됐다”고 말하고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하다. 하지만 지금부터 당신들을 돌아보겠다”며 참석자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전종훈 신부(서울대교구)는 인사말에서 “이곳 혜화동 길거리에서 미사를 드리니 상념에 젖게 된다"며 "20대 때 첫 거리 투쟁을 이곳에서 했는데 그때의 괴물은 ‘유신’이었다. 이제 ‘자본’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50세가 된 지금도 길위에서 이렇게 산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서 그는 “바로 옆에 번듯한 성당이 있는데도 이 길거리가 더 편안하고 더 교회 같다. 우리는 비록 힘 없고 보잘 것 없는 거리의 거렁뱅이들이지만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말자”고 당부했다. 미사가 끝난 후 재능교육 노조 유명자 지부장은 “투쟁 1628일만에 처음으로 하는 미사다. 형식이 낯설지만 함께 해주시는 여러분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 지부장은 장기 투쟁하는 노동자들에서 가장 힘든 것이 ‘아직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투쟁이 끝나지 않았는데, 우리의 투쟁이 잊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함께했던 동지들도 지쳐 떠나가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매일 문화제와 집회를 할 수 있는 재능교육은 그래도 복받은 사업장이다. 우리보다 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래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들이 100여 개가 넘는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면서 "우리는 1628일을 싸웠던 것처럼, 앞으로도 진정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2007년 가을, 회사 측의 수수료 삭감과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한 허수 영업에 반대한 재능교육 노조 조합원들은 해고 위협과 노조를 탈퇴하라는 협박을 받았고 결국 해고자가 돼 거리로 쫓겨났다. 이들은 2007년 12월 21일 천막 농성을 시작했고, 2012년 다섯 번째 여름을 거리에서 맞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폭행과 가압류 신청 등으로 해고 노동자들의 활동을 탄압했던 회사 측은 최근 교섭을 제안했고 사측의 교섭 제안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사측은 2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하고 압류한 차량을 되돌려주는 대신,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고 모든 투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능교육 지부 해고 노동자 측은 ‘단체협약 원상회복 및 해고자 복직’이 아니면 교섭은 의미가 없다며 끝까지 자본과 싸우겠다고 밝혔다. 고난 현장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는 정의구현사제단의 월요순례 미사는 6월 11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계속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