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m.blog.naver.com/fallequation/222752786849
나는, 호기심을 느끼며 기대 앉았다. 그는 테이블의 모서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완벽한 박자로. 그건 거의 최면을 거는 것 같은 정밀함이었다. 그가 만약 극도로 집중한 채 중얼거리고 있지 않았거나, 테이블의 양 모서리를 양 손의 손가락으로 아주 조심스럽게 두드리면서도 두려워 하는 기색이 얼굴에 절절히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 주의를 끌진 않았을 것이다.
난 썬캡을 내려, 주의를 끌지 않으며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편광 썬캡을 산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내가 변태인 건 아니다. 난 그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 그들의 기벽들,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섬세한 표현들을. 좋다. 말 하면서 생각해 보니 좀 변태처럼 들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쨋든 내가 하는 건 사람-관측이고, 그 이상은 아니다. 난 사람의 기벽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열차칸의 문이 밀리며 열렸다. 그리고 기차의 소음과 웅성거리는 소음이 밀려 들어왔다. 난 반대편에 앉은 승객을 쳐다보았다. 그는 여전히 온 정신을 다해 테이블의 모서리를 두드리고 있었지만, 조금 더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젊은 아가씨의 쾌활한 목소리가 문가에서 들렸다. 그녀의 존재가 방 안을 채우는 것이 느껴졌다. 에너지 넘치고, 생생하고, 막을 수 없는.
난 계속해서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모서리 두드리는 사람의 얼굴에서 괴로움이 스쳐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절망적으로 모서리를 두드리는 박자를 유지하며, 아가씨를 무시하려 애쓰고 있었다.
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의 태양같은 텐션에 맞는 밝은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우린 아래쪽 침대를 쓰려는데, 괜찮을까요? 위쪽 침대는 아무거나 사용하셔도 됩니다"
"좋아요! 감사해요!" 그녀는 나를 향해 미소지은 뒤, 우리 객실의 나머지 한 승객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혼란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잠시동안 고민했고, 입을 열려고 했을 때, 난 즉시 먼저 말을 꺼냈다.
"짐 옮기는 걸 도와드릴게요" 난 그녀의 묵직한 배낭 한 쪽을 잡았다. 그게 유효했는지 그녀는 나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 우리는 배낭 양쪽을 들고 위쪽 침대로 들어올렸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다시 두드리는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이번엔 말을 건네려 하지 않았다. 그저 눈썹을 치켜올린 뒤, 2층 침대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향했다.
난 두드리는 남자를 다시 돌아보았다. 이제 그는 두드리는 순간마다 어떤 단어들을 내뱉고 있었다, 퉁명스럽게, 광신적인 느낌으로. 난 참을 수 없었다. 난 다른 곳을 보고 싶었다, 객실을 나가서, 그가 하고싶은게 무었이든, 그가 원하는 대로 하도록 이 공간을 양보하고 싶었다. 하지만 난 정말로 그가 숨과 함께 뿜어내고 있는 저 격렬한 단어들이 무었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대신에 난 아늑한 내 침대에서 테이블 맞은편의 자리로 가서 앉았다. 난 테이블 아래로 고개를 향하고 낮잠을 자는 척 했다. 이제 난 몇 몇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해버려. 아냐. 절대로. 다른 단어는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는 계속해서 단어의 발음을 조금씩 바꿔가면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마치 단어의 음절 하나하나를 정확히 발음하려 하는 것 처럼.
난 계속해서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중얼거림과 두드림을 듣고 있었고, 눈치채지 못한 순간에 문득 잠이 들고 말았다. 무슨 꿈을 꾸었는진 기억나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은 기억난다. 내가 어딘가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순간 땅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발걸음과 함께, 난 추락했다.
난 흠칫 놀라 깨어났다. 그리고 앞자리의 남자도 놀라게 했음에 틀림없다. 그가 두드리는 걸 멈췄다. 그는 내 존재를 처음 알아 챈 것 처럼 나를 쳐다보았다. 우린 잠시동안 서로를 응시했다. 그리고 그는 테이블 모서리를 돌아보았다.
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챘다. 그는 그만의 두드리는 의식이 방해받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그리고 다시 두드리고, 중얼거리는 광적인 행동으로 돌아갔다.
"안녕하세요?"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일말의 놀라움을 담고 날 쳐다보았다. 그 뒤쪽 이층 침대 위에선, 아가씨가 이쪽으로 돌아 앉아 우리의 대화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그는 긴장되고 불편한 표정을 하며 조용히 대답했다.
"어디까지 가세요?" 난 밝은 말투를 유지했다. 마치 그의 손버릇을 눈치채지 못한 것 처럼.
"종점까지 갑니다"
"이런! 거의 2일은 여기 있어야 겠는데요"
"네" 그는 불안하게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린 뒤, 즉시 테이블의 코너를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다.
"으랏차!" 그는 재빨리 아가씨가 소리친 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만나서 반가워요 여러분!" 그녀가 활기차게 말했다. 그녀의 에너지는 그를 물리적으로 눌러버리는 듯 했다. 그는 테이블의 양 모서리에 손을 올리 채 그녀에게서 몸을 멀찍이 기울였다.
"일어났네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녀는 나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남자를 향했을 땐 미소가 조금 시들해 지긴 했다. 그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의 긴장과 불안함은 눈에 보일 듯 했다.
"음...전 일찍 저녁 먹으러 가볼건데요, 식당 객차에서요,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뇨, 괜찮아요. 거기 음식이 맛있는지나 나중에 알려주세요!" 난 그녀의 활기찬 기운에 맞춰 내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웃으며 엄지를 치켜들곤, 객차를 떠났다.
그 후로 긴 시간동안 침묵이 있었다. 그는 극도로 긴장한 채, 무었을 해야 할 지 모르는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그가 테이블 모서리를 두드리고 싶은 막대한 충동과 싸우고 있는 것을 확신했다.
"당신에게는 테이블 모서리를 두드리면서 단어들을 정확하게 발음하는게 아주 중요한 일인가 봅니다" 나는 최대한 차분하게, 지나가는 어조로, 어떠한 선입견도 들어있지 않은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그는 놀람과 분노가 섞인 표정을 한 채 나를 올려다 보았고, 이내 내가 그를 놀리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곤 복잡한 의문이 담긴 표정이 되었다.
"그래요, 나는 말해야 합니다. 정확하게요. 나는 두드려야 합니다. 정확하게요. 나는 이걸 동시에 해야합니다. 정확하게요"
나는 그를 그 상태 그대로 내버려 두고, 내 다음 정거장까지 편히 가고 싶었다. 일년만의 휴가, 소중한 휴가였다. 하지만 내 전문가적인 본능이 날 막아섰다.
"왜 그 행동들을 정확하게 하셔야 합니까?"
"난...난 그래야만 해요" 그는 단호하게 테이블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그는 일어날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주 불편해 보였다.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면 안됩니다. 좋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두 행동 모두 하지 않는다면?"
난 그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빠지는 걸 봤다고 맹세할 수 있다.
"끔찍한...끔찍한 일이 일어날 겁니다"
"어떤 끔찍한 일이요?"
"모릅니다. 하지만 끔찍한 일입니다. 아주 끔찍한 일. 난 알고 있어요"
난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참 힘들겠습니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을 알고있다는 건 말이에요. 당신이 멈추면, 그걸 하는 걸 거부하면 당신 마음속에서 공포를 느끼죠. 이해할 수 없고 온 몸이 마비되는 것 같은 공포를요. 이 감정은 당신이 그걸 누그러뜨리기 위해 하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까지 계속 커지게 되죠"
그는 우리의 여행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진정한 호기심을 느낀것 처럼 나를 쳐다보았다.
"맞아요, 바로 그겁니다."
나는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덧붙였다. "저도 같았습니다. 저는 전등이었죠"
"전 제가 생각하는 정확한 순간, 정확한 방법이 될 때 까지 전등을 끄고 켜는걸 반복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서운 일이 일어날 거라고 믿었죠" 나는 그에게 부드럽게 미소지어 주었다.
"하지만 어느날, 그건 날 너무나 힘들게 했어요. 나는 내 여생을 미지의 위험을 피해기 위해 그런 행동을 반복하는 걸로 보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 무서운 생각을 하며 불을 끄고 자리에 앉아서 공포가 저를 부수러 오는 것을 기다렸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 이 행동을 제 때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끔 만드는 공포, 목을 조르는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내 행동이 마침내 끔찍한 파괴를 일으켰다고 말이죠"
나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알기 힘든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말을 이어갔다. "어떤 끔찍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너무나 현실같은 공포였지만, 정말로 일어날 것 같았지만 말이죠"
그는 침묵한 채 있었다.
나는 초초하게 목을 가다듬었다.
"나는 다른 사람을 치료해 주기도 합니다. 나와 같은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요. 제가 심리학자로 상담할 때, 환자들은 이런 것들을 느꼈습니다. 공포, 두려움, 욕구, 무엇이 되었든 공포가 그들에게 시키는 것들을..."
나는 말끝을 흐렸다. 그의 표정은 점점 익숙한 것으로 바뀌어 갔다.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알맞은 단어를 찾는 것 처럼 보였다.
"당신은 강박장애를 설명하고 있네요. 내 행동이 강박장애처럼 보이는 건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단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강박장애가 아니에요"
그는 다시 테이블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강박장애와 어떤게 다른가요? 죄송합니다. 성급하게 결론을 내고 싶지 않아서요. 어떤 증상인지,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알고싶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테이블을 두드리며 숨을 깊게 들이쉰 뒤, 눈을 감았다. 그가 다시 말하기 까지 한참이 걸렸다.
"내가 두드리는 걸 멈추면, 무서운 일이 일어납니다. 아니면 일어날 전조를 보이죠. 하지만 나는 언제나 그게 일어나는 것을 막아왔어요, 다시 테이블을 두드리면서 말이죠"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탁, 탁, 탁. 최소한 그는 아까처럼 단어를 뱉어내진 않고 있었다.
"전에도 멈춰보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저도 이걸 멈춰보려 했었죠.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모를 것 같습니까? 나라고 내 인생을 이런...행동을 하면서 보내고 싶겠어요? 나도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싶습니다, 대화도 하고 싶어요. 나도 정상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너무 지긋지긋해서, 이걸 멈추려고 수도 없이 시도해 봤어요. 하지만 이걸 멈추려 할 때마다, 무언가 일어납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가 말을 이어가길 기다렸다.
"이상한 일이 일어납니다. 내가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요" 그의 숨이 가빠졌다. 과거를 떠올리는 것이 두려운 것이 틀림없었다.
"집에서 한번 멈춰보려 했었습니다. 내가 아직 학생일 때 였습니다. 충동이 느껴질 때, 난 저항했습니다. 두려움이 날 집어삼켰고 나는 다시 테이블을 두드려야 할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그래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내 침대 모서리를 한번 두드렸고, 멈췄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모든게 잘못 된 것 같았습니다. 난 겁에 질렸지만, 어쨋거나 두드리는 걸 멈췄습니다. 그리고...그리고 방이 삐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닥, 탁자, 책상,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 교과서들이 테이블에서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나는 다시 두드리는 것을 시작해야 했습니다.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려 했습니다. 나는 알고 있었어요. 나는 다시 두드리기 시작했고, 그 모든게 멈췄습니다."
난 섣부른 추측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다음 내가 시도했던 순간은 어느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있던 순간이었습니다. 나는 그저 평범해 지고 싶었고 보통 사람들이 하는 연애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내 충동이 들이닥쳤을 때 이 멍청한 의식을 치르느라 다른 곳으로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연애를요. 그 다음순간 우리에게 발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린 그 소리가 어디서 오는건지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우리 가까운 곳에서 나는 발소리가... 주변엔 아무도 없었는데도요.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커졌습니다. 그리고 난 가야만 했죠. 난 떠나야 했어요. 난 도망쳤고 어떤 가로등 기둥을 찾았습니다. 그게 필요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난 그 기둥의 양쪽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발소리는 멈췄습니다."
난 조금 불편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경험은 아주 무서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약 그런 일을 겪었다면 멈추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당신이 멈추지 못한 것도 이해가 됩니다."
내 말이 그의 어떤 감정을 동요케 한 듯 했다. 그는 눈을 깜빡 거리며 눈물을 흘렸다.
"정말, 정말 힘듭니다. 하지만 전 멈추고 싶어요. 정말 간절히 멈추고 싶습니다. 모든걸 내려놓고 싶습니다. 정상이 되고 싶어요. 자유를 찾고 싶습니다. 기차에서 만난 사람들과 수다도 떨고 싶습니다. 식당차에 가서, 저녁도 먹고 괴물을 보는듯한 시선을 느끼지 않으면서요."
눈물이 계속해서 그의 눈에서 흘렀다. 난 목 뒤 언저리에서 저릿하고 얼얼한 느낌을 받았고, 마음 한켠이 무거워 지는 듯 했다.
"한번 시도해 보고 싶나요? 여기에서요. 저랑 같이말이에요. 우린 함께 시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몇 번의 훌쩍거림과 함께 그의 눈물이 멈췄다. 난 어떻게 할 지 몰라 그저 침묵 속에서 그를 쳐다보며 앉아있었다.
그의 훌쩍거림이 잦아들었을 때, 그는 벌개진 눈을 들고 나에게 잠시 양해를 구했다.
"하고 싶습니다. 해보고 싶어요, 부탁입니다. 어쩌면 누군가 함께 있을 때는 더 괜찮을 수도 있겠죠"
난 자그맣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난 그가 시도해 보고자 하면 좋겠다고 바랬다. 그가 만약 지금 방식 그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면, 그걸 내가 해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를 도와줄 한 가지를 생각해 보자고 먼저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는 기대감에 찬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을 상상해 보는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지금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삶과 비교해 보는겁니다. 그리고 지금의 삶을 계속 살아가는 것보다 그냥 최악의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는게 더 낫다는 걸 받아들이는 겁니다."
그는 약간 불안하고 두려워 보였다.
"저한텐, 그게 먹혔습니다. 전, 글쎄요, 일어날 최악의 일이 누군가 죽거나, 세상이 끝장나거나, 크게 다치거나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전 저의 공포에 노예가 되어 이런 반복적인 행동들, 제스쳐를 하면서 살아가는 것 보다 상상했던 일들이 일어나버리는게 더 낫다고 깨달았습니다. 어떤 댓가가 따르든 전 제 행동을 끝내야 했습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이건 너무나 오래되었어요. 지긋지긋합니다. 이건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갈 수 없게 만듭니다."
난 그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럼, 해봅시다"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여전히 테이블의 양 모서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 더 테이블을 두드린 뒤, 그는 두드리는 것을 멈췄다. 그는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우린 기다렸다.
처음 몇 분은 그에게 어마어마한 중압감을 주는 듯 했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그는 빠르고 얕에 숨을 헐떡였다.
더욱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는 거의 안심한 듯 했다.
그 순간, 우리 객차의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 거의 펄쩍 뛰어오르는 듯 했다.
그는 손을 뻗어 테이블의 양 모서리에 가져가려 했다. 하지만 난 그 두 손을 잡았고,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다. 난 그의 손을 테이블 위에 올리고 잠시동안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손을 놓았다.
이제부턴 그의 의지대로 스스로 해야만 했다.
전등이 나갔다.
나는 몇 번, 침착하게 깊은 심호흡을 했다. 이건 우연이었다. 난 이성적으로 판단했다. 이건 정말 아주 희박한 확률의 불행한 우연일 뿐이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내가 만약 그가 이 일을 극복하도록 도와준다면, 그는 이 집착과 충동에서 벗어나 남은 인생을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최소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난 어둠 속에서 그가 다시 테이블을 두드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의 양 손을 잡아주었다.
그는 조금 훌쩍거리고 있었다. 그가 내 표정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어쨋거나 나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에게 조금이라도 기운이 전달되기를 바라면서.
기차가 크게 요동치더니 멈춰섰다.
난 내 얼굴 위에 식은땀이 흐르기 주는 서늘한 느낌을 느끼기 시작했다. 난 내 얼굴이 긴장한 채로, 그의 손을 꽉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스스로에게 진정하라고 되뇌었다. 내가 그의 손을 잡은 힘을 조금 풀었을 때, 그는 내 팔을 움켜쥐었다. 내 두려움과는 별개로, 난 조금 감동받았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두드리지 않기로 다짐한 것이다.
우린 침묵과 어둠 속에 앉아서, 우리 주변을 맴도는 파멸과 공포의 기운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 순간, 우린 숨소리를 들었다. 뭔가가 그가 앉은 2층 침대 위에서 거칠게 숨을 쉬고 있었다.
차가운 바늘같은 공포가 내 심장을 궤뚫었다. 우린 놀라울 정도로 가만히 멈춰있었다.
숨소리가 아래로 내려왔다.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그것은 이제 그의 바로 옆으로 내려왔다. 우리는 그것이 그의 얼굴에 대고 숨을 쉬면서 나오는 거친 공기의 흐름을 들을 수 있었다. 그가 내 팔을 아프도록 움켜잡으며, 가파르게 숨을 쉬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여전히 두드리지 않고 있었다. 난 나에게 닥칠 파멸과는 별개로 그에게 깊은 경외심이 들었다.
무엇인가의 거친 숨소리가 그 순간 움직였다. 그건 이제 내 오른쪽 귀 언저리에 도달했다. 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그건 기괴하게 차가웠다. 그게 숨을 들이쉴 때 마다, 축축한 가래끓는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게 숨을 내쉴 때마다, 차갑고 날카로운 숨결에 내 귀가 쓸리는 느낌이었다. 아주 지독한 악취가 났다. 그건 끔찍한, 썩은내를 풍기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서로의 팔을 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두드리는 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난 우리가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대담하게 이 객차 안에서 일어나는 정신나간 괴현상에 저항하게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실수한게다" 객차의 정적을 뚫고 냉혹하고 차가운 조롱이 미끄러지듯 들려왔다.
"넌 고통받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난 이게 강박장애 따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무언가라는 것을 느꼈다.
"네놈의 무례함에 대해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겠지?" 그것이 속삭였다.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되나요?" 내가 생각하기도 전에,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내 멍청하고 경솔한 입이 저지른 결과가 나에게 들어닥칠 것을 생각하자, 내 혈관 안에서 피가 얼어붙는 듯 했다.
그 순간, 객차의 불이 켜졌다. 아까의 아가씨가 돌아왔다, 우리의 구원자였다.
"여러분! 여기 밥이 아주 맛있던데요?"
그녀는 순간 우리가 서로의 팔을 붙잡고 앉아있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어, 와우, 좋아요, 저 빼고 두분이서 아주 친해지신 거 같네요"
차갑고 무거운 공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작은 속삭임이 내 귓가에 들려왔다. "돌아오겟다, 네놈을 위해서"
그리고 그건 가버렸다. 그것의 존재가 썰물처럼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그는 충격과 안도를 얼굴에 띈 채,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요, 우리가 좀 친해졌죠" 그는 나에게 감사함을 담아 웃어보였다. 순수한 기쁨이 그의 얼굴에 번져갔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처럼 보였다.
나는 내 불안을 떨쳐버리려 노력하며 그에게 마주 웃어보았다.
"그럼요"
Reddit/nosleep : I was on a sleeper train. There's this guy who kept on tapping. Then he stopped.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pxb31u/i_was_on_a_sleeper_train_theres_this_guy_who_kept/
첫댓글 ㅋ 그 긴장되는 순간에 신용카드로 결제해도 되냐라뇨 ㅋㅋㅋㅋㅋㅋ
어..그러니까..주인공에게 그것이 옮겨온건가요? 이해가 잘 안가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