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김두관은 지역자치, 지역균형발전의 기수다!
-신학림 / 前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김두관이 참여정부의 첫 행정자치부 장관에, 그곳도 동료 각료 중 최연소로 발탁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와 만난
자리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 자신이 행정자치부 장관 취임사에서 "제가 마지막 행정자치부 장관이 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바로 그거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필자는 외쳤다. 그의 취지는 행정자치부 소관 업무와 기능을 대부분 자치단체로 이관하고
중앙정부가 꼭 갖고 있어야 할 기능은 다른 부처에 흡수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그가 남해군수직을 수행할
때부터 그가 서울에 올라오면 풀뿌리 민주주의와 생활정치, 그리고 나라 돌아가는 모양 등에 관해 의논하고,
때로는 밤을 새워가며 토론한 사이라서 그가 행정자치부 장관으로서 역시나 '대담하고 용기있는 방향'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장관이라는 사실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그런 올바르고 대담한 발상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가 친구인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지방자치제를 실시한 지 20년 가까이 돼 가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껍데기 뿐인 지방자치' 에 머무르고 있다.
예산과 중요한 정책 결정 등 거의 모든 것들을 서울과 중앙정부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오죽하면, 1948~1950년, 1958~1963년 두 차례에 걸쳐 7년 동안 미 군정청과 주한미국대사관 문정관으로 근무한
바 있는 미국 외교관 그레고리 핸더슨은 "한국 : 소용돌이의 정치"라는 책을 통해 모든 것을 중앙정치가 빨아들이는
소용돌이로 한국정치를 묘사했겠는가.
우리와 근본적으로 여건이 다르긴 하지만,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것을 주 정부가
가지고 있는 미국과 우리의 지역자치 실태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우스울 정도로 우리의 지역자치제도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중앙정부의 기능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방자치제도가 일부 지역 토호들의 신분세탁과 권세 유지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과 문제 제기도 타당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50%도 되지 않아 오로지 예산 교부 권한을 가진 중앙정부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지방자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세종시 계획 원안을 고수하느냐 수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일부 정치인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단순히 '약속을 지키느냐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균형발전을 지향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의 국가대계가 걸린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김두관 장관이 1년도 채 넘기지 못하고, 그것도 정쟁의 억울한 희생양이 되어 장관직을 그만 둔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종시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 요즘에는 아쉬움이 더하다. 그 때 그가 장관직에서 쫓겨나다시피
하지 않아더라면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대로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정부의 기능이 지역자지단체로 대폭 이관되었을 것이고,
지금과 같은 세종시를 둘러싼 논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제 많은 국민들은 행정자치부 등 중앙정부의
권능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폭 이양하는 것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본다.
사족이지만, 필자는 '지방'이란 용어를 좀처럼 쓰지 않는다.. 대신 '지역'이란 용어를 쓴다. 지방이란 용어는 '서울'을
중앙으로 보고 나머지 지역을 '변방' 혹은 변두리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두관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신념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다.
그가 지역균형발전을 국정 4대 지표로 설정한 참여정부에서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에 발탁된 것은 우리 국민들에게는
행운이자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그의 장관 발탁은 필욘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지역균형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그리고 생활정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필자가 김두관을 믿는 세 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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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족이지만, 필자는 '지방'이란 용어를 좀처럼 쓰지 않는다.. 대신 '지역'이란 용어를 쓴다. 지방이란 용어는 '서울'을
중앙으로 보고 나머지 지역을 '변방' 혹은 변두리로 보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설에 와 설에 살지만..가슴이 두관두관^^
여보세요~ 이제 그만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