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소총
충성스러운 여종의
목숨을 구하다 (忠婢求命)
조선 중기, 임진왜란이 끝나고
백성들의 생활이 피폐해진 상황에서,
다시 북방의 오랑캐가 쳐들어오니
곧 병자호란이다.
오랑캐들이 이 땅을 마구 짓밟아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를 일삼고
백성들을 끌고 가니,
사람들은 모두 집을 버리고
먹을 것을 싸 짊어진 채
깊은 산속으로 피난을 떠났다.
.
이 때 한 집안에서도
나이 많은 노인을 모시고
아들 손자들이
여러 노비를 거느리고
화목하게 살았는데,
.
병자호란이 일어나니
젊은 사람들은 종들을 거느리고
양식을 이고 진 채 피난을 가면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집을 지켜달라 부탁하고는
모두 떠나 버렸다.
집에 혼자 남은 노인은
몸이 불편하여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니,
자연히 힘이 빠져
그대로 굶어 죽을 직전에 있었다.
.
이 때 대문을 밀치고
뛰어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 내다보니,
집에서 부리던 한 여종이었다.
곧 노인이 물었다.
.
"너는 왜 피난을 가지 않고
도로 집에 왔느냐?"
"노주인마님,
소녀는 노주인마님의
은혜를 많이 입었는데
차마 혼자 집에 계시라고
할 수가 없어
돌아왔사옵니다.
굶어 죽어도 노주인
마님과 함께 죽겠습니다."
"뭐라고?
집에 양식이
얼마 남지 않았을 텐데,
정말 기특하구나.
.
이런 난리 통에
그런 마음을 낼 수 있다니
앞으로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
이렇게 말한 노인은
그 여종에게 벼루에 먹을
갈라고 시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종이에 무엇인가
보통 사람이 알아볼 수 없는
이상한 부적을 써서 주면서,
"너는 이 종이를 대문 위에다
붙여 놓고 들어와서,
문틈으로 밖을 한번 내다보아라.
.
아주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절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되는 것이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이에 여종이 그 종이를
가지고 대문 밖에 나가
붙여 놓고 들어와서는,
대문을 단단히 닫아걸고
문틈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자 저 멀리서
많은 오랑캐들이 말을 타고
활을 쏘며 달려가고 있었고,
난을 피해 보따리를 이고
산속으로 가던 사람들이
넘어지고 자빠지며
오랑캐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였다.
.
여종은 너무 신기해
한참 동안 정신없이
바라보다가 그만 노인이
주의시킨 말을 잊어버리고,
.
그 광경을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대문 빗장을 풀고
밖으로 한발자국 내닫으니,
갑자기 넘실거리는 물결이
파도를 일으키며 출렁이는
망망대해 바다가 펼쳐지면서
발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
깜짝 놀란 여종이 소리를
질러 살려 달라고 외치니,
방안에 있던 노인이
간신히 몸을 일으켜
지팡이를 짚고 나와서는,
.
그 지팡이를 내려주어
잡고 올라오라고 했다.
이렇게 겨우 구출된 여종은
혼비백산하여 울면서
노인에게 묻는 것이었다.
"노주인마님!
그토록 신비한 비술(秘術)을
지니고 계시면서,
어찌하여 안방 주인마님
내외분도 집에 남게 하여
보호해 주지 않으셨는지요?"
.
"음, 네가 아주
좋은 질문을 하는구나.
내 그동안 집에서 겪어보니
우리 집 젊은 것들은
너무 욕심이 많더구나.
.
재물만 생각하고
사람 사는 법을 모르더란 말이야.
피난을 갈 때도
내가 가만히 두고 살피니,
이 늙은 아비에게
함께 가자는 말도 없었단 말이지.
내 평소 보아하니
저들은 고생을 해야
할 사람이었단 말이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
그런데 너는 마음이 착해
나를 돕겠다고
사지(死地)로 다시 돌아왔으니,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
이런 술법을 쓰고 있는 거란다.
.
내 일찍이 산속에 들어가서
도사를 만나 이 비술을 터득했거든."
노인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지그시 눈을 감았더라 한다.
첫댓글 즐독 했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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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재밌는 도술에 대한 얘기 즐감하고 갑니다
좋은일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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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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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독합니다.
작품과 좋은 글 감사한 마음으로 즐감하고 나갑니다 수고하여 올려 주신 덕분에
편히 앉아서 잠시 즐기면서 머물다 갑니다 항상 건강 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내용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감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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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보고갑니다
강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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