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법으로 보는 전생‧후생(前生後生)
“사람이 왜 똑같은 사람의 몸을 받았으면서도 지위가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이 있으며,
얼굴이 예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며, 수명이 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명이 짧은 사람이 있으며,
병이 많은 이가 있는가 하면 병이 적은 이도 있고 부자가 있는가 하면 가난한 사람도 있고,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착한 버릇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까?”
이 질문은 <중아함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 찾아와 물은 말이다.
사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면서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환경과 다른 처지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왜 사람 사람이 차별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일으키는 일이 있다.
인간의 차별이 왜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부처님의 대답은 한마디로 그것은 모두 전생에 지은 업 때문이라 하셨다.
업이 좋으면 좋은 과보(果報)를 받고 업이 나쁘면 나쁜 과보(果報)를 받는다는 것,
이것이 인과의 법칙이다. 인간의 현실 속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차별을 업의 차이,
곧 과거에 행했던 습관의 차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무척 합리적인 이론이다.
윤회설, 인생 의미 무한 확대
중생의 생사는 ‘끝없는 반복’
모든 존재하는 현상의 상태를 과거에 이미 만들어졌던 업의 결과로 설명하여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에 이르기까지를 모두 그 원인을 과거를 소급 해명해 주는 이론이기 때문이다.
삼세 인과를 설명하는 말에
“전생을 알려면 금생(今生)에 과보(果報) 받는 게 그것이고
내생을 알려면 금생(今生)에 업 짓는 것이 그것이다
(欲知前生事 今生受者是 欲知來生事 今生作者是)”라는 말이 있다.
윤회설이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이라면
인간에게 삶을 순리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정신적 여유를 준 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인도에서 발생한 여러 종교철학 사상에 있어 윤회설은 너무나 핵심적인 것이었다.
만약 윤회설이 없다면 인도의 종교와 사상은 존재할 가치를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
왜냐하면 인도의 모든 종교와 철학의 목적이 윤회에서 벗어나는 일,
달리 말하면 해탈을 얻는 데 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윤회사상은 또한 인생의 의미를 무한히 확대하여 그 뜻을 한없이 넓혀 놓은 사상이라 할 수 있다.
윤회설의 이론에 의하면 한 개인의 현재의 생은 전체의 생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하나의 생은 육신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시간적인 제한이 분명하지만,
전체의 생은 시간적인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무한한 생이라는 것이다.
중생의 생사(生死)는, 해가 떴다 져서 낮과 밤이 교차하는 것처럼 끝없이 반복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 인간이 죽은 후에 그가 지은 전생의 업에 의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거듭 생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는다. 그리고 죽은 자는 다시 태어난다.
다시 몸을 받은 영혼은 낡은 육체를 버리고 새 육체로 바꾸어 입는다.
마치 어떤 사람이 헌 옷을 버리고 새 옷을 바꾸어 입는 것처럼.”
이는 바가바드기타(Bagavadgita)라는 인도 고전에 실려 있는 말이다.
- 지안 스님 -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