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의 천국, 풍도 후망산
1. 풍도바람꽃
▶ 산행일시 : 2025년 3월 15일(토), 오전에는 흐리다 오후에 갬
▶ 산행코스 : 풍도선착장,동무재,은행나무,야생화 군락지,후망산,붉배,해안도로,동무재,은행나무,야생화 군락지,
풍도선착장
▶ 산행거리 : 도상 4.9km
▶ 산행시간 : 3시간 43분(10 : 08 ~ 13 : 51)
▶ 교 통 편 : 엠티산악회(31명) 버스 이용, 삼길포항에서 유람선 타고 가고 옴
(비용 : 회비 67,500원, 선비 30,000원과 입도비 5,000원 포함)
▶ 구간별 시간
07 : 10 – 신사역
08 : 53 – 삼길포항
09 : 25 – 삼길포 유람선 창원호 출항
10 : 06 – 풍도선착장
10 : 22 – 은행나무
10 : 47 – 풍도바람꽃 군락지
11 : 44 – 후망산(候望山, 178m)
12 : 15 – 북배(붉배), 해안도로
12 : 52 – 다시 풍도바람꽃 군락지
13 : 53 – 풍도선착장
14 : 16 – 풍도 출발
15 : 00 – 삼길포항, 자유시간( ~ 16 : 30)
17 : 50 – 오산행복휴게소( ~ 18 : 00)
18 : 40 – 양재역
2. 풍도 지도
몇 년을 벼려서 풍도를 간다. 풍도는 정기여객선으로만 가는 줄 알았다. 정기여객선은 인천항에서 대부도(방아다리)
를 경유하여 간다. 정기여객선은 일기에 무척 민감했다. 바람 분다고 안 가고, 안개가 끼었다고도 안 갔다. 그 운항
여부도 당일 결정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1일 1회 운항하기 때문에 풍도에서 하룻밤을 자야 한다. 안내산악회를 이용
하고자 했으나 모객 저조로 자주 취소되었다.
이번에는 엠티산악회가 만차다. 대부도가 아니라 서산 삼길포항에서 유람선이 간다. 아마 산악회나 여행사가 유람
선사와 사전에 협의하여 승객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가나 보다. 창원호 삼길포 유람선은 우리 산악회 말고도 다른
단체여행객들과 함께 가게 되어 29톤짜리 유람선이 만석이다. 100명 남짓이리라. 미리 인적사항을 제출하여 교부
받은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목에 걸고 다닌다.
뭍에서는 바람이 없어도 바다에 나가면 파도가 출렁이도록 바람이 세게 분다. 모두들 바람이 차가워 뱃전에 나가
바다구경할 생각이 없다. 다만 젊은이 두세 명이 문간에서 새우깡 들고 갈매기를 꾄다. 보통 삼길포항에서 풍도까지
50분 정도 걸린다는데 오늘은 물때가 좋아 41분 걸린다.
풍도에 부는 바람도 차다.
풍도(豊島)는 이 섬 주변에 수산물이 풍부하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 그러기도 하겠지만, 이 섬은
원래 청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로 불리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일전쟁의 첫 전투로 1894년 7월 25일 발발한
풍도해전(중국 豐島海戰, 일본 豊島沖海戦)에서 승리한 일본이 ‘풍요롭다’는 뜻을 담아 풍도(豊島)로 바꾼 것이
오늘날까지 그대로 굳어졌다고 한다.
나는 바람이 많으니 풍도(風島)라고 하고 싶다.
3. 풍도 마을
4. 풍도 은행나무
5. 풍도바람꽃
풍도가 쓸쓸한 어촌이다. 돌담 너머 텃밭을 돌보는 나이 드신 몇몇 어르신이 보일 뿐이다. 고샅길 올라 농로를 이슥
히 오르면 동무재다. 왼쪽으로 방향 틀어 조금 더 가면 가지 많은 노거수인 은행나무가 맞이한다. 보호수 지정일
(2003.6.16.) 기준 수령 500년이다. 수고 26m, 흉고둘레 830m. 유서 깊은 은행나무다. 다음은 안내판의 ‘풍도 은행
나무 유래’에 대한 설명이다.
“이 은행나무는 661년 소정방(蘇定方)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당나라로 돌아가던 중 풍도의 경치에 반하여 머물며
심었다는 전설과, 조선 중기 인조(仁祖)가 이괄의 난을 피하여 공주로 파천(播遷)할 때 들러 심었다는 전설이 있다.
(…) 가을 단풍이 들 무렵이면 풍도를 지나는 배들은 모두 노랗게 물든 이 은행나무를 보고 풍도임을 알아챌 정도로
선원들 사이에 잘 알려진 나무이다. 그러나 암수 한 쌍이 되어 마을을 지켜주던 풍도의 은행나무는 현재 열매를
맺지 않고 있다.(…)”
이 은행나무 주변부터 풍도 야생화 군락지는 시작된다. 꿩의바람꽃은 늦잠꾸러기다.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여기저
기 복수초가 화려하다. 복수초(福壽草)는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금잔화(金盞花)라고
도 부르고,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다. 그중에 나는 금잔화라는 이름을
좋아한다. 영락없이 황금술잔처럼 생겼다. 또 황금술잔으로 보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이다음 눈에 띄는 야생화는 노루귀다. 노루귀는 이제 막 일어나는 중이다. 워낙 너른 초원에 산재한 꽃들이라 아무
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해도 한산하게 보일 정도다.
풍도바람꽃 화원에 들어선다. 처음에는 길섶에 한두 송이가 눈길을 끌더니 광활한 초원을 점점이 하얗게 수놓았다.
장관이고 대관이다. 나로서는 처음 친견하는 풍도바람꽃이다.
11. 풍도바람꽃
풍도바람꽃(Eranthis pungdoensis B.U.Oh)은 우리나라 풍도에서만 자라는 특산종이다.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알려졌고, 2011년 1월 27일 ‘풍도바람꽃’으로 정식 명명되어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됐다. 풍도
바람꽃이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닌데 이제야 학명이 붙여진 것은 식물학자인 오병윤 교수의 세밀한 조사와 관찰
결과이다. 식물분류학회지(제39권 2호)에 의하면 풍도바람꽃은 꽃잎처럼 보이는 하얀 꽃받침이 변산바람꽃 보다
조금 크다. 또한 변산바람꽃은 꽃잎이 퇴화해 꿀샘(蜜腺)이 2개로 갈라져 U자형의 깔때기 모양이고, 풍도바람꽃은
꿀샘이 V자형 모양이라고 한다.(인터넷 신문 ‘뉴스로드’, 정연권의 우리 꽃 이야기 40, 풍도바람꽃(2021.3.2.)
풍도바람꽃 어느 하나라도 놓칠세라 한참을 정신없이 들여다보았다. 비로소 주위가 소연함을 느끼고 허리 펴고
둘러보자 우리 일행은 다 가고 나 혼자 남았다.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마음이 조급해진다. 서둘러 일행 뒤를 쫓는다.
그래도 여러 꽃들이 한사코 내 발걸음을 붙드니 가다 서다를 반복할 수밖에.
후망산(候望山, 178m). 풍도의 최고봉이다.
후망산은 일본과 청나라가 아산만에서 교전할 때에 청인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 하여 호망산(胡望山)이라 불렀는데
후대로 오면서 변음이 되어 후망산이 되었다고 한다. 한편 옛날에 풍도 주민들이 산에 올라 바다에 해적이 출몰하는
지 망을 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풍도의 아낙네들이 전라도로 세곡을 실으러 간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
며 이 산에 올라 망을 보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후망산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가 없다. 키 큰 나무들이 울창하다. 옛날에는 망을 볼 수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캄캄
한 숲속이다. 잠시 야생화가 소강상태를 보이다 ┣자 갈림길이 나오고, 주탐방로인 오른쪽으로 방향 틀어 내리면
등로 왼쪽 사면에는 풍도대극(Euphorbia ebracteolata var. coreana)이, 오른쪽에는 노루귀(Hepatica asiatica
Nakai)가 무리지어 우리 발걸음을 붙든다. 아무렴 보고 또 본다.
21. 풍도바람꽃
등로 따라 완만하고 길게 내리면 그 끝자락은 북배(붉배)다. 붉은 바위들이 몰려 있는 경관으로 이름났다. 잠시 서성
이다 채석장 지나 해안도로를 간다. 탐방마감시간(14시 10분)이 남았다. 이대로 선착장에 가기에는 너무 이르다.
은행나무 쪽으로 오를 길이 있는지 두루 살피며 간다. 후망산 등대 가기 전에 오른쪽 비탈진 골짜기에 긴 밧줄이
달렸다. 누군가 밧줄을 잡고 오간 흔적이 보인다.
유격훈련 하듯 밧줄잡고 오른다. 두릅 밭이 나온다. 두릅 밭이 덤불숲이다. 인적은 사라지고 덤불숲 뚫는다. 철조망
울타리에 막힌다. 어렵사리 곡예 하여 넘는다. 이번에는 흑염소 목장이다. 흑염소 목장도 철조망 울타리를 둘렀고
출입문은 자물쇠를 채웠다. 다시 곡예 한다. 목금이로 올라선다. 길섶 덤불숲은 꿩의바람꽃 군락지다. 이들은 이제
야 기침했다.
농로 따라 동무재를 지나 은행나무 위쪽 야생화 군락지에 들어선다. 한적하다. 이 너른 화원에 한 두 사람만이 풍도
바람꽃을 들여다본다. 풍도바람꽃이 그새 반갑다. 다시 납작 엎드려 눈 맞춤한다.
풍도선착장에서 삼길포항으로 가는 물때도 좋다. 5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풍도에는 민박 말고는 이렇다 할 음식점
이 없고 삼길포항이 아주 번화하다. 어느 유수한 항구 못지않다. 자유시간 1시간 30분이다. 대부분 횟집인 음식점마
다 북적인다.
가교로 가면 통통배 모여 여러 가지 회를 직접 떠 준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 나는 간재미회 두 개 도시락을
주문했다. 2만원어치다. 푸짐한 4인용이다. 아내가 간재미회를 맛있게 잘 무친다. 미리 입맛 다신다.
31. 후망산 정상
32. 풍도대극
34. 북배(붉배)
35. 해안도로
36. 노루귀
39. 복수초
첫댓글 햐~ 풍도를 다녀오셨군요. 10년전에 마지막으로 들른 후 잊고 지낸 곳인데... 당시 모 방송국에서 풍도를 찾는 야생화동호인들을 뭔 쓰나미같은 존재로 언급했던 악몽이 떠오릅니다. 이젠 뭣보다도 힘찬 모습의 풍도대극이 제일 보고 싶네요.ㅋ
어렵사리 풍도 가는 게 성사되었습니다.
이번 주가 풍도바람꽃은 한창일 것 같습니다.
풍도바람꽃을 보려고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더군요.
풍도대극은 꽃이 그다지 예쁘지 않아서...
야생화 천국이라고 하는 풍도를 다녀오셨군요, 역시 나 입니다.
어린 꽃들이 너무 너무 예쁘네요...
풍도가 야생화의 천국이라 할만하더군요.
야생화는 등로 따라 무리지어 있어서, 굳이 등로를 벗어나 생사면을 드나들 필요가 없어 좋았습니다.
원풀이를 하셨군요...풍도바람꽃이 넘 많이 피어 왠지모르게 가치가 떨어지는 듯하네요^^
지구상에 이 풍도에서만 자란다고 합니다.
풍성하여 부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