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로 1960년대를 풍미한 가수 한명숙이 2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90세.
1935년 12월 1일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난 한명숙은 1950년 6·25 당시 모친과 함께 월남했다. 16세 때부터 인천에서 악극단 가수로 활동했으며 미8군 쇼 단체인 ‘럭키쇼단’에 스카우트되며 활동폭을 넓혔다. 당시에는 희귀했던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여가수였던 그는 “팝 가창에 맞는 음색”이라는 평가와 함께 미군들로부터 호평받았다.
고인의 인생은 1961년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면서 크게 달라졌다. 손 작곡가가 쓴 힐빌리(초기 컨트리음악 스타일) 리듬의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를 발표했고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노오란 샤쓰의 사나이’는 동명 영화로도 제작됐으며 한명숙은 신성일, 엄앵란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과 주연으로 참여했다. 당시 국도극장에서 개봉해 1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이 곡은 일본을 비롯해 홍콩·싱가포르·태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누렸고, 해외 활동을 병행한 한명숙은 ‘한류 1호 가수’로 등극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국민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유족으로는 딸 이은경 씨와 차남 이일준 씨 등을 뒀다. 빈소는 수원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은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