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오해를 했어. 영국박물관에서 처음 이집트 피라미드 벽화를 접했을 때 그림이 참 어색하다고 생각했어. 사람들은 거의 서 있으며 몸은 앞을 향하고 있고 발과 얼굴은 옆쪽으로 또 얼굴에 달려있는 눈은 정면을 향하고 있단 말이다. 4천 년 전에는 회화 기교가 떨어졌기 때문으로만 여겼지. 마치 초등학생 그림처럼 말이야.

그런데 이런 벽화들 사이에서 놀라운 그림을 발견한 거야. 악기를 연주하는 여인들을 측면으로 그린거야. 손동작이 자연스럽고 눈동자도 어색하지 않는다는 말이지. 그렇다면 이집트인들은 사실적 그림을 그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어색하게 그린거야.
나중에 자료를 찾아봤더니 이집트인들은 죽은 후에도 육신의 부활한다고 믿었지. 영생을 위해 미이라를 만든 거야. 그러니까 르네상스적 원근법을 따르지 않고 신체의 특징만을 뽑아서 그림에 반영한 거야. 육신의 영원성을 벽화에 그려 넣은 거지. 얼굴은 정면보다 옆모습이 본질이고 눈은 정면, 다리는 측면이다.그래야 그 대상이 영원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그러니까 죽은 후의 몸은 동적이 아니라 정적임을 말해주는 것이지.
그렇다면 어여쁜 악사들은 왜 측면으로 그렸단 말인가? 이들은 영생화 불활이 필요하지 않는 하층민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거야.
이런 어색한 그림은 20세기 초에 피카소가 등장하면서 입체파로 거듭난다.
첫댓글 선하나 하나 ᆞ색감이 그대로 살아있네요 직접 봤음 더 아름다웠을텐데 ~~~대장님이 부럽습네다 ㅎㅎ
눈이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