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충북장애인공투단 시청 농성 16일만에 완전 철수
‘이제는 대화로 풀어나가자’ 시장 재면담 관철하고 ‘선’농성 해제 ‘후’대화 응해 관공서 무단점거·기물파괴·공무원 폭행 ‘이제 안돼’ 420충북장애인공투단측도 폭행 피해 당사자 주장 시,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 최대 월 180시간까지 최고 144만원 소요, 7월부터 지원한다
쟁점 ▲ 1급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최대 월240시간 192만원 요구 ▲ 2013년까지 저상버스 50%도입 요구
택시기사 ‘월’수입 160만원·식당 도우미 100만~120만원에 비해 1인 가구 장애인 190만원 상당 (현재 생계주거급여,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등 포함)
“이제는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양보를 통해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가자.” 장기간 청주시청 회의실 무단 점거와 청사 앞에서 1급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던 420충북장애인공투단이 16일만에 농성을 풀고 완전히 철수했다. 이들은 5월 23일 오후 1시 20분 경 시장 재면담 요청 정식 문건을 접수, 농성과정에서 빚어진 사태에 대해 유감 표명이 아닌 사과를 요구, 원만한 대화 재개 차원에서 시 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농성을 풀었다.
420공투단, 결렬 선언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10일 420장애인차별철폐충북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이 장애인 이동권 확보, 활동보조서비스 확대 등 8개 분야 21개 항목 요구사항 공문을 청주시에 발송하였고 청주시는 420공투단과 4월 17ㆍ30일 두 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가졌는데 2차 실무협의(4월30일) 후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으나 시로부터 추후 면담 일정을 통보받고 이날 밤 10시 30분에 해산했었다.
청주시, 요구안에 대해 4억 5천만원 예산편성
420공투단은 지난 5월 8일 청주시장과 면담을 갖고 중중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 생활시간보장, 이동권 확보 등을 요구 하였고, 이에 시는 독거장애인, 장애인 부부에게 자체예산으로 최대 60시간을 추가 지원하기 위해 1억3천만원, 중중장애인 일자리 창출 1억8백만원, 여성장애인 공동작업장 운영비 1억7백만원, 장애성인 교육지원 1억500만원 등 총 4억5천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나(5월 21일 추경 예산안이 확정되어 빠르면 7월 부터 지원됨), 420공투단은 활동보조지원서비스 시간, 저상버스 확대 등을 내걸고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소회의실을 무단, 점거했었다.
쟁점1,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최대 월 240시간(192만원 예산소요)요구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는 활동보조서비스 중개기관에서 활동 보조인을 파견하여 장애인에게 가사지원, 신변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 180시간 활동보조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서비스 중개기관과 활동보조인에게 월 144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그러나 420공투단은 보건복지가족부의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이 최대 180시간으로 확대 되더라도 시는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장애인에게 시가 지원키로한 60시간을 추가하여 최대 240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1인당 월 최대 192만원의 예산이 수반되는 사항으로서,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침이 시달되었을 때 면밀히 검토, 결정할 사항임을 밝혔다. 지난 5월 16일 강원도 원주시의 420공투단과의 협의를 통해 중증장애인 판정 1등급대상자에게 월 50시간까지 추가하여 최대 170시간 내에서 자체 예산으로 활동보조서비스를 지원한 사례가 있으나 청주시는 생활이 어려운 독거장애인 및 부부장애인에게 최대 60시간을 추가, 180시간 범위 내에서 자체예산으로 지원키로 했는데, 이는 원주시보다 10시간이 더 많은 것이며, 경상남도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고는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쟁점2, 저상버스, 국ㆍ도비와 상관없이 확충 계획 요구
또 다른 쟁점은 청주 시내버스 중 저상버스를 2013년까지 시내버스 전체 대수의 50% 186대까지 확대, 운행해 달라는 것이다. 이들이 요구하는 저상버스는 1대당 구입비가 1억8천5백만원인데 중앙정부 1억원, 시내버스 업체 부담금 8천 5백만원으로 이중 정부지원금 1억원은 국비 50%, 도비 25%, 시비 25%를 각각 부담하게 되어 청주시가 부담할 비용은 대당 2천5백만원이다. 시에서는 지금이라도 국비와 도비 75% 지원계획이 결정되면 시내버스 업체를 설득, 조기에 도입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방침이나 중앙정부나 충청북도 차원에서는 청주 시민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있다.
저상버스, 계획만 세우면 능사인가...
저상버스는 내부 구조상 일반 시내버스에 비해 승객 수가 적고 운행시간도 많이 소요되며 고장 나면 부품 수리비도 적지 않아 업계에서도 자체 도입을 꺼리고 있다. 또한 시내버스 운전사들은 “현재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용률도 매우 저조하고 또 승ㆍ하차의 지연으로 승객들도 불평이 많아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는 기사들은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 420공투단은 국토해양부가 지난 2006년 수립한 국가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계획에 따라 2011년까지 31.5%, 지난해 충청북도지사와 협의한 2013년까지 전체 대수의 50% 도입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는 정부와 충북도에도 이와 같은 의견을 전달하고 추가지원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청주시의 저상버스는 총 시내버스 373대 중 현재 12대가 운행중이며 올해 계획된 7대가 도입되면 전체 시내버스 운행대수의 5.1%인 19대로써 2008년도 기준, 정부도입계획과 일치하며 전국 기초 자치단체 중 시내버스 운행 100대 기준으로 볼 때 저상버스 보유비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시는 중증장애인 이동편의를 위해 ‘장애인 콜택시’ 2대를 도입, 장애인 관련단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 제정에 따라 올부터 특별교통 수단 7대를 도입, 운영할 계획이다. 또 420공투단은 콜택시 운영방법에 있어서도 민간단체에 위탁하지 말고 시에서 직접 24시간 운영하고, 이용요금도 일반택시요금의 50%이하로, 시 외곽 지역까지 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아직 특별교통수단 운영방법을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지만 장애인들의 이용 편리성과 경제성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 전문가와 시의회, 장애인단체와 협의과정을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결정키로 했다. 또한 ‘청주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전문기관에 용역 발주, 수립중이며 ‘교통약자를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420공투단, 폭력행위 정당한가...
청주시내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L씨(42)의 경우, 한 달 월수입이 160만원 정도이고 일반 식당 도우미의 경우 보통 100만~120만원 안팎이다. 그러나 1인 가구 1급 중증장애인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많게는 19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실례로 용암동 1인 가구 장애 1급 기초생활보장수급자 O씨의 경우, 한달에 현금지원 51만7천620원(생계주거급여, 장애수당), 활동보조서비스 120시간과 의료급여서비스에 1백38만7천원 상당의 예산소요 등 총 1백90만4천원을 국가 및 지자체로부터 지원 받는다. 또 용암동 3인가구 장애 1급 기초생활보장수급자 ㄱ씨의 경우 한달에 현금지원 1백24만9천370원(생계주거급여, 장애수당(3명)), 활동보조서비스 90시간×3명, 의료급여서비스에 2백22만5천원 상당의 예산소요 등 총 3백47만4천원 정도를 지원 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 같은 장애인들의 지원을 전해들은 택시기사 김아무개씨(45)는 “교통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하루 종일 운전을 해도 고작 7,8만원밖에 순수익을 올릴 수 가 없는데 420공투단의 요구는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식당 종업원 황모씨(50)는 “장애인 복지가 생각 이상으로 잘돼 있는 것 같다”면서도 “한달동안 쉬는 날은 단 하루 뿐 인데도 급여는 고작 100만원에 불과하지만 불평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20공투단은 장애인활동보조사업 및 저상버스 확대 등을 무리하게 요구하면서 관철되지 않자 실력행사로 시청 회의실을 무단 점거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회의실을 비워달라는 직원들에 대해 폭력과 욕설을 퍼부었다. 시에서는 420공투단에 수차례에 걸쳐 관공서 회의실 점거 농성을 풀고 자진해산을 촉구했으나 전혀 미동을 보이지 않자 지난 5월 14일, 부득이 강제해산 시켰다. 이들은 이후 청사 앞에서 농성을 계속 벌이다가 5월 23일 오후 시장 재면담 요구를 관철, 이날 밤 완전 철수했다. 전직 언론인 이모씨(41)는 “공권력은 어느 단체나 개인의 폭력과 협박에 굴해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진지한 대화로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 시민들의 걱정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420충북장애인공투단은 6월 4일 시장 재면담 정식 문건을 접수와 동시에 시당국의 ‘선’ 농성해제 ‘후’ 대화를 사실상 받아들여 양쪽이 한발짝씩 양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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