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不惑)을 바로 앞둔 이른 나이에 이제 끝이구나! …. 죽음이라고 생각했던 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삼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사랑스런 아내와 아이들, 늘 보아도 그리운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가족이라는 버팀목 속에 가장으로서, 이 시대의 장남으로서 출근할 직장이 있다는 감사함이었다.
천운이 따라 ‘암’을 극복하고, 내 삶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막연히 시작한 걷기운동이 한발 두발 쌓이면서
만보(萬步)가 된, 삶의 신나는 리듬이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진동의 떨림으로 다가온 꾸준한
발걸음 속에 세상이 밝아 오고 생각도 밝아졌다.
봄 · 여름 · 가을 그리고 겨울…. 사시사철 안양천 출퇴근길을 걸으며 빠져드는 자연(自然)의 사색은 시가 되고~
글이 되어~ 만보 인생의 사계절 노래가 되었다. 싱그럽게 살아있는 맛의 느낌으로 무엇보다 좋은 보약이었다.
그래서 불행의 그 역경을 딛고 일어선 나는 믿는 말이 있다.
‘역경은 더 큰 사람,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하늘이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는 선물이라는 것을.’
책도 출간했다. 내 생활과 내 생각을 그대로 담은 수필집(에세이작가100인 총서, 56번)을 어머니 고희(古稀)를 맞으신 잔칫날, 어머니 당신께 헌정 한 것이다. 내 생애 최초의 출판물인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 <만보살가이>를 가슴에 안으신 내 어머니, 동네방네 소문내며 그렇게 기뻐하실 줄이야. 책을 들고 다니며 팔기도 하셨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 는 말을 실감한 소중한 추억으로, 책의 판매부수를 떠나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걸로 충분한 대만족이었다.
▲ 단출한 가족에 기본 200명의 비용이라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300석 규모의 연회장이 모자라 옆의 홀까지
사용한 많은 하객님들... 내 생애 최고의 기쁜 날이기도 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 일장춘몽’이라고 했던가. 흐르는 세월에 장사 없다. 만보 미래의 소박한 꿈은, 환갑의
나이에 <만보살가이> 속편 출간, 소제목은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이다. 그리고 일흔(고희)이 되어 3편,
‘자식에게 들려주는 노래’를 출간할 수 있다면, 더 이상 미련 없이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에 여든까지 산다면 4편? 글쎄….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겠다.
萬步 삶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해준 안양천의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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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어느 날 퇴근길
▲ 사무실에서 나와 바로 앞에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 이곳을 오르면(약 320보)
▲ 늘 설렘으로 가득한 내친구 안양천의 모습이 보인다.
4월의 봄날, 한창 벚꽃이 피어 흩날리며 꽃비가 내리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라 꿈길을 걷는 듯한 아~ ▼ 이 길이다.
걸으면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 그 속에는 내가 있는 자연스런 사색이다.
과거와 현재를 알게 되고,
보다 나은 미래를 그리는 내 인생의 전부,
곧 만보(萬步)걷기의 '성찰'이다.
▲ 목동교 인라인스케이트장~ 동네 꼬마 녀석들은 보이지 않고, 쇼트트랙 운동부 여학생들이 미래의 꿈을 그리며
자전거 튜브를 이용한 죽을똥 살똥 체력훈련을 한다.
▲ 목동교 - 양평동과 경인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상습 정체 구간이다.
▲ 오목교 주변, 목동 중심가의 풍경~ 과거(1980년대) 장마철 안양천 상습 침수 지역으로 당시 아파트 분양이
미달이었던 곳인데, 지금은 서울의 노른자 땅이 된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 왼쪽이 목동 야구장이고 오른쪽이 축구장인데, 요즘 야구장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빌 때도 있다.
프로야구 '우리 히어로즈'의 홈구장이기 때문인데, 아이스링크도 있다.
영학정 - 목동 5호선 오목교 전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국궁장
국궁 - 예부터 한민족에게는 가장 대중화된 무예이자, 심신단련과 호연지기를 기르는 방편이었다. 원래 활은 구석기시대 후반에 인간의 생활 수단으로 개발되어 무기로 발달되어 왔다.
활(弓)의 정신- 펌
활은 일찍이 국가의 동량이 될 청년이 반듯이 익혀야하는 육예(六藝)의 한 과목이었었다. 활은 동이(東夷), 즉 강한 활을 잘 다룬 어진 선비였던 우리 민족의 상징이다.
활은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의병(義兵)의 산실로서 이 나라를 지켜온 호국민중의 뿌리였었다.
▲ 국궁장 근처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한 아저씨,
웃통까지 벗고 즐기는 건 좋은데, 갈대와 억새가 군락을
이뤄 우거진 한 곳을 쑥밭으로 만들어 놓고 혼자 즐긴다. 과거의 국궁과 현재의 골프가 공존하는
안양천의 모습이기도 하다.
▲ 정담 속에 꽃의 마음을 읽으며 화폭에 담는 두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살랑살랑 흔들리는 붓꽃~ 상큼한 바람이 이마를 스치는 5월의 봄바람~ 여심도 흔들린다.
만보의 입가엔 절로 미소가 감돌며, 연신 셔터를 누르는 짜릿짜릿한 감성 쾌감이다.
▲ 오목교 - 영등포구 영등포로와 오목로를 연결
▲ 오폐수로 몸살을 앓았던 안양천이 점점 되살아나고 있다. 흰뺨검둥오리, 알락오리, 청둥오리 등이 떼지어
노니는 오리들의 낙원이기도 한데, 가마우지가 연신 암컷을 향해 날갯짓을 한다.
“ㅎㅎㅎ.. 암컷에게 사랑의 구애를 보내나 봐요?”
“그러게요, 근데 암컷은 딴청을 부리네요.”
글을 쓰며 요즘 사진 공부도 하신다는 선생님(62세)이 너무 곱다.
맞장구 속에 생각이 같아 서로의 이메일 주소를 주고받는 안양천에서의 커뮤니티
<만보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안양천 -
길이 34.8km. 삼성산(三聖山)에서 발원하는 하천과, 백운산(白雲山)에서 흘러나온 학의천(鶴儀川) 및 군포시를
흐르는 산본천(山本川) 등의 지류가 안양시 석수동(石水洞)에서 합류하여 북쪽으로 흐른다. 물길은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 → 구로구 → 영등포구를 지나 성산대교 서쪽에서 한강으로 흘러든다. 삼성산의 안양사에서 발원
하였다 하여 안양천이라 부르며, 조선시대에는 대천(大川) · 기탄(岐灘)이라고도 하였다.
▲ 여섯마리 흰뺨검둥오리 새끼가 어미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 넘~ 귀여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 인공수초로 만들어진 안양천 잉어의 산란장
첫사랑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보렴 /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 / 낭만에 대하여...
▲ 자주 뵙는 노신사의 ♬♪ 색소폰 소리가 ♬♪ 낭만으로 물들게 하고,
▼ 똘망똘망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동심의 세상을 불러온다.
▲ 어른들이 축구 경기를 하는 신정교 밑 축구장
여기도 한창 뛰어놀 아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 노란 유채꽃~ 그림처럼 아름다운 꽃길~ 경이롭기까지 하다.
▲ 꽃을 담는 사진 작가의 진지한 모습~ 역시 프로는 아름답다.
▲ 신정교 - 도림천과 안양천 지류가 만나서 한강으로 합류하는 지점
한가롭고 평화로운 자연의 푸른 초원~
클로버(토끼풀)
높이 20∼30cm이다. 포기 전체에 털이 없고, 땅위로 벋어가는 줄기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고 잎이 드문드문 달린다. 잎은 3장의 작은잎이 나온 잎이며 잎자루는 길이 5∼15cm로서 길다.
▲ 네잎클로버는 왜 행운의 상징일까?(5월 29일 출근길의 행운)
프랑스의 영웅 나폴레옹이 어느 큰 전쟁터에서 우연히 네잎클로버를 보게 되었다. 신기해서 네잎클로버를 따기 위해 허리를 숙였는데, 그 순간 총알이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가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로 그때부터 행운의 상징인 인 네잎클로버인 것이다.
세잎클로버 잎 하나하나에는 뜻이 담겨 있다.
희망 · 믿음 · 사랑
돌연변이인 네잎클로버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네잎에 행운을 끼워두었다는 이야기.. 우리 삶에서 희망, 믿음, 사랑은 꼭 필요하지만, 행운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 아무튼 만보가 사진으로나마 드립니다. 안양천 네잎클로버의 행운을...
▲ 배추흰나비
▲ 금낭화(며느리밥풀꽃)
강원도에서 며느리취라고 불리기도 한다. 워낙 맛이 없어서 시어머니가 미워하는 며느리에게만 주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영어로는 ‘블리딩 하트’(bleeding heart)인데, 꽃잎 아래로 희고 붉은 꽃잎이 늘어져
나오는 모습을 ‘피 흘리는 심장’이라고 매우 직설적으로 나타냈다.
▲ 접시꽃
▲ 메꽃 - 나팔꽃처럼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이면 진다. 화려한 나팔꽃을 발랄한 도시의 여자로 표현한다면,
메꽃의 연붉은 빛 여린 꽃잎은 시골 처녀의 청순함을 보는 듯하다.
▲ON You(안양천) Me(萬步)
여름에 피는 코스모스(개량종)가 벌써... 유채꽃이 진 자리에 핀다.
▲ 톱풀
▲ 슬패랭이 ▼
▼ 계절의 여왕인 5월의 꽃은 그래도 장미
▲ 가을이 오면 갈대와 억새가 물결친다. 하얀 파도가 일렁이는 모습처럼 춤을 춘다.
석양을 받아 황금빛을 발하는 모습에 눈이 멀기도 한다.
▲ 오금교 인라인스케이트장 - 아이들이 한창 뛰어놀 시간인데 텅 빈 넓은 공간, 오늘 따라 더욱 쓸쓸하다.
▲ 양천구 신정동과 구로 본동을 잇는 오금교~ 우측의 계단을 오르면
▲ 바로 차량의 행렬이 물결치는 도시의 모습이라 가슴이 답답해진다.
▲ 저렴한 가격에 맛도 좋아 만보가 자주 찾던 신토오리, 평일에도 주차 공간이 꽉 찼었는데,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텅텅 비어 있다.
▼ 매일 아침 여명의 새벽이 희망을 전해주는 집앞 공원을 바라보며
하루를 계획하는 아침형 인간 만보의 일상이다.
▲ 거실에서 촬영(5월 30일 05시 10분)
▲ 고척근린공원, 5월의 장미
▲ 이곳 넓은 공원 운동장에도 아이들이 없다. 배짱 좋은 녀석 혼자 골기퍼도 없이 공을 찬다.
동네 꼬마녀석들
모두 어디에 짱벽혀 있는 걸까... 학원, 컴게임...
내 어릴 적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면...
▲ 만보가 살고있는 아파트 정문, 이 석조를 바라볼 때 가족
사랑의 중요성이 가슴으로 스며든다.
0.6km 1.15km 0.8km 1km 2.5km
사무실 → 목동교 → 오목교 → 신정교 → 오금교 →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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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05km(한 시간)
▲ 오늘의 저녁 먹거리는 묵은 김치를 곁들여 구워먹는 동백표 삼겹살~
▼ 부 록 ~ 안양천 5월의 꽃
붓 꽃
▲ 민들레씨
▲ 개망초 ▼
노란꽃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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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추리
▲ 메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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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라는 영원불변의 말을 알기 때문에 만보는 오늘도 한걸음부터 시작해 걸어서 출근 했습니다. ‘걸어서 하늘까지…. ’ 그래서 내가 萬步를 칭찬합니다.
늘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만보님이 이루고자 하는 모든꿈 이루어 질겁니다.꼭!!
‘역경은 더 큰 사람,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하늘이 특한 사람에게만 주는 이라는 것을.’ 가슴이 쨘한 감동입니다. 긍정의 힘에 힘찬 응원을 사랑을 보냅니다.
샤방 샤방~ 저 왔슈~
다 그렇고 그런 인생살이~ 만보님 삶의 역정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무쪼록 늘 지금처럼 행복한 발걸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련의 고통을 딛고 일어선 만보님의 싱그러운 발길에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그래서 이곳에 늘 찾아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