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련외대에서 유학 중인 프랜드차이나 1기 중국대학평가단 김현우라고 합니다.
9월 초에 대련에 와서 어느덧 새해를 맞았네요!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시간 참 빠른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9월부터 네 달간 대련에서 출발했던 세 번의 여행에 관해 소개하려 합니다.
첫 번째 여행은 국경절 연휴 기간 중 여행사를 통해 갔었던 여행, 두 번째 여행은 10월 중순 학교에서 갔던 단체여행, 세 번째는 12월 말에 혼자 갔었던 여행입니다. 여행지 소개보다는 각 여행 과정에 대해 소개해드릴게요~
1. 국경절 연휴, 여행사와 함께한 여행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중국에서 국경절(양력 10월 1일)이 되면 거의 일주일 정도의 연휴가 생깁니다. 중국인들뿐만 아니라 많은 유학생들이 이 시기에 여행을 떠나는데요, 이 때 시간은 충분하지만 표 구하기도 힘들고 유명 관광지에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의외로 일주일 내내 기숙사에 머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딱히 가고 싶은 여행지가 없었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기숙사에 머물기 싫어서 인터넷에서 여행할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중국 여행사이트를 뒤지다 보면 본인에게 맞는(위치, 날짜, 가격 등) 여행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주의하셔야 할 점은 이 여행사가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느냐입니다. 역시 가장 쉬운 방법은 중국인에게 물어보는 것인데요, 저는 학원선생님께 여쭤보았습니다. 선생님이 대련 지역신문을 가져와서 보여주셨는데 몇 개 여행사를 추천 받은 다음에 직접 인터넷사이트에서 여행상품을 골랐습니다.
결국 제가 고른 상품은 대련동래여행사의 이 상품이었습니다.
http://www.dlot.com.cn/line/lvyoucn-09052690.html
여행사를 선택한 후, 여행상품을 고를 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기본 여행비용 외에 추가적으로 지출해야 되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건데요, 꼼꼼히 살펴보지 않고 고르면 총 여행경비가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생기겠죠.. 여행지 입장권이나 하루 몇 끼 식사가 제공되는가 등도 중요하구요, 여행 일정 중 상점에 들러 물건을 사는 일정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가 선택한 상품은 무조건 물건을 사야하는 일정이 없었는데요, 여타 많은 여행상품에는 여행지에서 강매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국 여행사를 통해 여행할 경우 식사가 변변찮은(특히 저희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확실히 중국인의 추천을 받고 선택한 여행사라 그런지 식사도 나름 먹을 만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중요한 한 가지! 학생증이 있을 경우 대부분의 여행지에서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여행사와 함께 갈 경우 모든 일정이 끝난 후 할인받은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줍니다.
여행상품을 고른 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직접 여행사에 찾아가서 계약을 하고 돈을 지불했습니다. 계약을 할 때 정말 엄청 집중해야 했습니다.. 중요한 사항을 놓치면 안되니까요~ 자신이 없으시면 중국 친구를 데려가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계약서 같이 쓴 직원 말로는 중국 여행사를 통해 여행하는 외국인이 많지 않다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혼자 준비해서 가는 여행을 더 좋아하지만 시기가 시기인지라 기차표와 숙소를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자신이 없어서.. 성수기에는 여행 상품을 통해 여행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의 메인은 만리장성의 동쪽 시작점인 산해관과 승덕의 피서산장(避暑山庄)과 작은 포탈라궁(小布达拉宫)이었는데요, 여행 첫째날 기차역에서 모인 후 표를 받고 산해관으로 출발했습니다. 저는 프랜드차이나를 통해 같이 대련으로 온 한국 친구 한 명과 갔는데요, 저희 외 나머지 10명은 모두 중국인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조금 어이없었던 게, 여행사에서도 표를 제대로 못 구해서 같이 온 사람들끼리 같은 칸 표를 못 받았다는 겁니다. 중국에 있다 보니 이 정도는 그냥 애교로...
다른 여행사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희가 갔던 이 여행은 미리 정해진 여행 일정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보니까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쉽게 일정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행 내내 가이드가 붙어서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는데 말이 워낙 빠른지라 저랑 한국친구는 거의 다시 모이는 시간만 물어보고 저희끼리 다녔습니다.
여행이 끝난 후의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어느 지역을 여행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중국인이 많이 여행 다니는 기간에는 여행사를 통해 여행하는 게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가격도 뭐 적당한 것 같았구요. 역시 중요한 건 믿을만한 여행사를 고르는 것인 거 같습니다. 대련에만 해도 엄청나게 많은 여행사가 있는데요, 학원선생님께 물어보기 전에도 한 여행사를 찾아갔다가 좀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었는데 나중에 선생님께 물어보니 그 여행사 이름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 중국 열차 침대칸(젤 아래칸이 제일 편합니다. 위층보다 쪼금 더 비쌈)
* 배타고 바다로 20분 정도 갔다가 바다만 보고 돌아오는 황당한 일정도 있었습니다.
* 승덕의 피서산장 입구
* 멀리 보이는 소포탈라궁
* 처음 여행상품을 구입할 때 이런 계약서를 썼습니다. 생각보다 사인할 게 많았던;
2. 대련외국어대학교 단체 여행
국경절 연휴가 끝난 후 학교에서 단체로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1년치 등록금을 낸 학생들이나 기타 조건이 맞는 학생들은 공짜로 여행에 참가할 수 있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1박2일 일정에 500위안 정도 내고 참가했습니다. 꼭 가고 싶었던 여행지라서 갔다기보다는 그냥 학교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이라 참여했던 건데요, 결과적으로 아주 별로였습니다...
학교 선생님, 교직원들이 술을 박스로 싣고 버스에 타길래 저게 뭔가 싶었는데 첫날 숙소에 도착해보니 알겠더군요. 여행 첫째날 아침에 학교를 출발해서 오전에 무슨 민속촌 같은 곳에서 맛없는 점심을 먹고 오후 2시경 산골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이때부터 자유시간이었는데.. 문제는 이 부근에 할 게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산골 마을..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단체로 온 애들은 같이 술을 먹거나 방에서 잘 놀던데 저 같은 경우는 한국 친구 하나랑 외롭게 방에서 시간 낭비만 했네요 ㅋㅋ 저녁도 숙소에서 단체로 먹었는데.. 별로였습니다. 보니까 교직원들만 신났더군요. 이 사람들도 돈을 냈는지 안 냈는지는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참 시간 아깝고 돈 아까웠던 여행이었습니다. 둘째날은 작은 계림이라고 빙욕구(冰峪沟)를 관광했는데 크게 나쁘진 않았으나 역시 500위안(대략 10만원)의 값어치를 못하는 여행이었습니다.
대련외대에는 학기마다 이러한 단체여행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매번 여행장소가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또 기회가 생긴다해도 저 같으면 안 가겠습니다.. 공짜라면 모르겠으나 학교에서 가는 거라고 가격이 싼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돈 들여서 시간 낭비하러 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참고하세요~
* 허허벌판의 한가운데 위치한 숙소...
* 둘째날 찾아간 빙욕구는 중타는 쳤습니다.
3. 주말을 이용한 나홀로 청도(青岛) 여행
저는 교환학생이 아니라 기말고사 성적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말고사 전 주말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다들 공부하는데 학교에 남아있어 봤자 심심할 것 같았기 때문에..
대련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갈만한 곳은 하얼빈, 청도 정도가 있는데요,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좀 더 먼 곳으로 가도 되지만 2박3일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습니다. 하얼빈은 아직 빙등제가 시작 안 했기 때문에.. 저는 이번에 맥주가 유명한 그 청도(칭다오)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학기가 끝난 후 빙등제를 보러 하얼빈에 가기로 한 계획이 갑자기 파토가 나는 바람에 급결정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준비 기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월요일 밤에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화요일 오전에 숙소를 예약했습니다. 제가 이용한 사이트는 Ctrip이라고 중국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입니다(중국어로는 携程, 주소 http://kr.ctrip.com/). 한국어나 영어로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이용하기 편리했습니다. 비행기 값도 저렴하고 검색하기도 쉽고.. 결제도 간단합니다.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인터넷으로도 결제가 가능하구요, 현금으로 결제하고 싶으면 본인이 있는 곳으로 표를 배달해줍니다. 물론 배송료는 무료! 저는 신용카드로 E-Ticket을 결제했는데요, 현금으로 결제해도 하루 정도면 표를 배달해 주는 것 같습니다.
숙소는 Hi-Hostel(Hostelling International)을 이용했는데요, 세계 각지에 체인이 있기 때문에 믿을만하고 아주 저렴한 편입니다(https://www.hihostels.com/web/index.en.htm). 제가 묵었던 곳은 6인 1실(2층 침대 3개, 화장실 하나)이 하루 30위안이었습니다. 회원카드가 있을 경우 하루 5위안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요, 저는 회원카드가 있었지만 체크인 후에 생각이 나서.. 이틀치 10위안을 할인 못 받았네요 ㅜ 미국에서 이 호스텔에서 묵은 적이 있는데 거기는 아침 식사 무료 제공이었는데 여기는 돈을 받더군요(물론 미국 호스텔이 훨~씬 비쌉니다). 하지만 여기 아침식사 정말 맛있었습니다.. 맥주도 ㅜㅜ 칭다오 맥주 중에 Augerta(奥古特)라고 칭다오 맥주 중 가장 비싸다는 맥주가 있는데 진짜... 맛있어요 ㅋㅋ 호스텔 옥상에 위치한 바에서 1병에 25위안에 팔던데 식당에서도 20위안 정도는 하는 것 같습니다. 슈퍼에서 살 경우 10~11위안 정도 하는데 캔보다는 병이 더 맛있습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번 청도 여행 중 기억에 남는 거라고는 눈폭풍과 奥古特맥주와 소청도 카페에서의 커피 정도네요. 청도 시내가 공항에서 좀 멀어서 택시를 안타고 버스를 탈 경우 시간이 좀 걸립니다(기다리는 시간 포함). 첫째날 오후에 숙소에 들렀다가 관광하러 나왔는데 이때부터 날씨가 흐려서 그닥 관광하기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둘째날 오전이 절정이었는데.. 말 그대로 눈이 폭풍처럼 왔습니다. 거대한 눈과 거대한 바람에.. 우산이 하도 뒤집혀서 결국 우산대가 휠 정도로 ㅋㅋ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지나다니는 차도 없고 춥고 배고프고 힘들어서 죽을 거 같았지만 저는 시간이 아까웠기 때문에 쉬지 않고 돌아다녔습니다. 결과적으로 엄청 고생한 여행이었네요.. 원래 청도가 대단히 유명한 명소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날씨가 좋을 때 돌아다니면 다닐만은 할 거 같습니다. 하지만 겨울에 가는 건 정말 비추입니다. 비수기인 것에는 이유가 있는 듯.. 유명하다는 맥주거리에 가도 문 닫은 맥주집이 태반이었고, 소어산 공원이라고 청도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여기도 문을 닫았고, 유명하다는 음식점도 몇 군데 찾아갔으나 문을 닫았거나 수리 중인 곳이 많았습니다.. 미식거리에 가도 영업안 하는 곳이 대부분이라 거리 분위기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소청도 카페는.. 소청도라는 작은 섬에 위치한 커피점인데요, 한국어로 된 인증서 같은 게 붙어있길래 물어보니 가게를 열 때 한국인 바리스타가 기술을 전수해주었다고 합니다. 제가 커피집을 잘 안 다니는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성들여서 커피를 만드는 곳은 처음 봤습니다! 여타 프랜차이즈 커피점과는 다른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청도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택시 잡기가 참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째날 눈이 너무 많이 오고 힘들어서 택시를 타고 싶었으나 정말 택시가 안 보이더군요. 날씨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비수기에 여행하면서 고생 안하려면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할 것 습니다.
* 청도의 명동, 태동(台东)의 오뎅 아저씨
* 둘째날 눈이 이렇게 왔습니다.. 앞이 안 보임
* 유명한 먹거리촌 벽시원(劈柴院), 문을 닫았습니다.. ㅜㅜ
* 소청도 카페에 있던 뭔가 좋은 글
대련외대는 그저께 기말고사가 끝나고, 오늘의 수료식을 끝으로 모든 학기 공식 일정이 마무리되는데요, 조만간 대련외대에서의 유학생활을 정리하는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모두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