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세인트에프렘앙상블(St. Ephrem Ensemble)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자유게시판 스크랩 어중이떠중이는 어떤 중일까?
panvers 추천 0 조회 47 12.11.22 16:17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어중이떠중이

'어중이떠중이''떠돌이 중'인가         `

 

'어중이떠중이''어중이''떠중이'가 결합된 단어임에 틀림이 없다. 이 두 단어는 ''이라는 단어를 공유하고 있다. 그리하여 이들이 '스님'을 가리키거나 ''과 관련된 단어가 아닐까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나 '떠중이'의 경우는 '''떠돌다'를 연상시켜 '이리저리 떠도는 중'으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떠도는 중''어중이떠중이'가 갖는 '이곳저곳에서 모여든 사람'이라는 의미가 부합하여 '떠중이'는 물론 '어중이'까지도 ''과 관련된 단어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어중이''떠중이'는 물론이고 '어중이떠중이'''과는 무관한 말이다. 고매한 스님네들을 어찌 이리저리 떠도는 '어중이떠중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땡초중'이라면 몰라도.

 

그럼 '어중이'라는 단어의 어원부터 살펴보자. '어중이'는 꼭 고유어 같다. 그것도 '어지럽다'와 관련된 단어인 듯싶다. 그러나 '어중이'는 본시 한자어 '於中어중'에 그 기원이 있다. 바로 이 '於中''사람'을 지시하는 접미사 '-'가 결합된 어형인 것이다.

 

'어중於中''가운데가 되는 정도'라는 뜻이다. '어중되다정도가 넘거나 처져 어느 것에도 알맞지 아니하다', '어중치기어중된 물건이나 상태' 등에 쓰인 '어중'을 통해서도 이것이 '이곳저곳에 속하지 않은 중간'을 가리킨다는 사실을 헤아릴 수 있다.

 

'어중'이 이와 같은 의미를 띠므로 '어중'에 접미사 '-'가 결합된 '어중이''어느 쪽에도 속하지 아니한 사람'을 지시한다. 이런 사람은 자기 입장이 분명하지 않고 모호하다. 그리하여 이것이 '태도가 분명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비유적 의미로 변할 수 있다. 자신의 태도가 분명하지 않고 눈치를 보는 사람은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어중이''제대로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쓸모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생겨날 수 있다.

 

'어중이'의 어원이 쉽게 드러난 이상 '떠중이'의 어원도 쉽게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떠중이'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다. '어중이'에 운을 맞추기 위해 이용된 첩어 요소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리산지리산''지리산', '알나리깔나리''깔나리' 등과 같은 것으로 보는 관점이다.

 

'떠중이''어중이'를 살리기 위해 이용된 첩어 요소라면 별 뜻이 없다. 다만 '어중이'에 대응되는 첩어 요소라 하더라도, 굳이 '떠중이'라는 어형을 띤 것은 '어중이''''스님'으로 간주하고 '어중이떠중이'의 전체 의미를 고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어중이'는 단독으로 쓰이기보다는 '떠중이'와 결합하여 '어중이떠중이' 형식으로 더 많이 쓰인다. 그런데 '어중이''떠중이'와 결합한 '어중이떠중이''어중이'와는 다른 의미를 띤다. '어중이떠중이''여러 방면에서 모여든 잡다하고 변변찮은 사람들'을 통틀어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 때문이다. 한자 성어로 '유상무상有象無象'이라고도 하나, 여기에서는 낮춤의 의미가 감지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어중이떠중이'에 쓰인 '어중이'는 그것이 지니는 의미 중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로서의 그것임을 알 수 있다. '어중이''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변한 뒤에 그러한 무리를 지칭하기 위해 '떠중이'라는 요소를 덧붙여 '어중이떠중이'라는 단어를 만든 것이다. '어중이''떠중이'가 덧붙으면서 변변찮은 여러 사람들을 통틀어 지시하게 된 것이며, 낮잡는 의미가 가미된 것이다.

 

현대사회는 이도 저도 아니고 아무 쓸모없는 '어중이'를 요구하지 않는다. 물론 오합지졸 같은 '어중이떠중이'는 더더욱 필요로 하지 않는다.

 

_ 조항범

출처_<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예담

 

조항범

현재 충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의미론을 전공하였으며,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지만 그 뜻을 정확히 모르는 말의 어원에 관한 책을 여럿 펴냈다. 주요 저서로는 <국어 어원론>, <지명 어원 사전>, <정말 궁금한 우리말 100가지 1, 2>, <선인들이 전해준 어원 이야기>, <청주 지명 유래>, <국어 친족 어휘의 통시적 연구> 등이 있다.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12.11.22 16:17

    첫댓글 진짜 어원임

  • 12.11.23 08:36

    아항~ !!!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