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대충이라도 설거지를 하기위해 물이 있는 곳으로 가니,,
으악~ 벌이다~~
누군가 물이 있는 근처에 벌통을 가져다 놓아 가까이 갈 수가 없다.. 그럼 할 수 없지 뭐~.. 여자들의 속셈인 다음 순서로 넘어가야지...
손에 검정비닐 봉지 하나씩을 들고 여자들은 산에 올라가는데 난 여기서 슬쩍 빠진다..
왜? 무서우니까.. 뭐가?? 모기가!!
저 산에 올라가 모기에 물리면 거의 벌에 물린 것 만큼 부풀어 오른다..
왠만하면 나도 따라 나서겠는데 이미 팔에 한방 다리에 한방 물리고 난 직후였던지라 용기가 꺽였다.. 운이 좋으면 영지도 몇개 건질 수 있는데...
아쉽긴 하지만 밤줍기를 포기하고 돌아서니 큰조카 하나는 소나무를 삼단으로 예쁘게 조경하라는 엄명을 받고 나무를 자르고 있고..
이번에 제대한 작은 조카는 밭 한쪽에 물이 고여 있어 물길을 밖으로 돌리라는 엄명을 받고 도랑을 파고 있다..
그런데 도랑을 만들어 가다 보니 한 곳에서 물이 계속해서 베어 나오는게 눈에 보인다..
늘 그곳에 물이 고여 있었던 걸 보면 아마도 그곳에 수원이 있나보다..
그때 누군가 기왕에 물도 나오고 하니 밭 한쪽에 물이 고이도록 우물을 하나 만들잔다..
아마도 설거지를 하지 못한 찝찝함이 남아 있던 작은어머니였지 싶다..
산에 올라가지 않고 남아 있었던 여자는 나와 작은 어머니 뿐이었으니..
나도 옆에서 한마디 거든다.. 고무다라이 같은 거 있으면 좀 파서 받혀 놓으면 좋겠어요.. 이랬더니
작은 어머니.. 저기 어디에 버려진 고무 다라이가 하나 있다..고 하시면서 한사람을 데리고 가시더니 정말로 고무다라이를 줒어 오시는데,
허거걱~... 남자들 놀라 기겁을 한다..
성인 남자의 허리까지는 올 것 같은 초대형 고무통을 주워오신 것이다...
작은 아버지.. 오늘 같은 날 그거 묻을 만큼 땅 팔려면 사람 죽어~ 이사람아~.. 이러시는데~..
그래도 나와 작은 어머니는 우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우물이 하나 있으면 좋은데~, 샘이 하나 있으면 좋긴 좋은데~를 연발했더니..
남자들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손이라도 씻게 작은 웅덩이라도 하나 만들어 보잖다..
그리하여 이사람 저사람 번갈아 가며 땅을 파는데 물이 계속 고여드니 땅을 깊이 파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결국 땅을 돋우면 깊어질테니 아래로는 조금만 파고 옆을 돋우기로 하니,, 애꿎은 조카들 흙 퍼오랴 돌 줒어오랴 땀을 뻘뻘 흘리고 난리가 닜다~.. 날도 더운디~
나와 작은 어머니는 신이 나서 그돌은 그릇 놓게 일로놔라 저돌은 절로놔라 하며 입으로만 떠들고..ㅋㅋ
우쨌든 그렇게 해서 작은 우물인지 웅덩이인지가 하나 만들어 지긴했다...
자리를 잡으려면 몇년 걸리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말이다..
맨날 남의 땅에 있는 물을 찾아 이동하다가 결국 이번에는 물 근처에도 못갔는데 내 땅에 샘이 생겼으니~...
그렇게 우물을 하나 만들어 놓고 손자들 고생시킨게 미안했던지 작은 아버지 지갑을 여시더니 수표가 몇장 나온다..
군대까지 갖다 온 손자들이니 배추이파리 몇개를 꺼낼 수는 없고~..
나는 한장 안주나.. 이럴 줄 알았으면 난도 돌맹이 하나 들어 옮기는 건데~.. 쩝~
미리 얘기를 하시지~~~
그렇게 한나절을 보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의 작은조카 왈~
"작은 할아버지랑 있으면 일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게 시작 이란다~ , 조카야
그래서 우리는 산소에 갈때 밤주을 검정비닐 봉지와 함께 연장을 필수로 챙겨 간단다..
안그러면 손으로 도랑 파야 하거든..
아마도 작년 추석에는 일렬로 늘어서서 잔디에 풀 뽑았지 싶다..
우쨌거나 간에 물이 계속 나와야 할텐데~.. 마르면 안되는데~...
첫댓글 일을 만들면서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세상- 일에 쫓기며 사는 사람이 가장 불쌍한 세상-
'옹달샘'흐르는 물처럼 늘 웃음이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