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낭송문예협회』 발대식 스케치
선릉역 5번 출구로 나가 신한은행 뒤쪽 ≪아바카페≫ 박정이 시인의 마을에 들어서면 로맨틱한 서정이 인다. 아름다운 사람들만 모이는 곳인가. 분위기가 그윽하다.
시낭송가 장충열 시인과 그와 마음을 함께하는 문우들이 한국낭송문예협회 발대식을 갖는 날이다. 2008년 6월12일 오후 다섯 시, 아이보리 연한 색감의 옷이 잘 어울리는 권행은 시인이 마이크를 잡고 사회자로 나섰다.
한국낭송문예협회의 발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날씨가 매우 더운데도 불구하고 먼 곳에서부터 내왕해 주신 내빈 여러분, 회원 여러분 감사합니다.
감성을 잘 가꾸면서 나이가 든 사람은 스스로가 향기로운 정원이 됩니다. 저희는 오늘 문학의 꽃, 시와 낭송을 통해서 감성을 가꾸고 내면을 키워 인생의 향기로운 정원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울러 한국낭송문화 발전에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미약하나마 처음 시작이오니 격려의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음은 인사말을 하기위해 한국낭송문예협회 회장 장충열 시인이 단상위에 섰다.
“아름다운 시는 국가의 위대한 보석이다.”라는 베토벤의 말처럼 한 줄의 시가 주는 감동은 우리의 삶을 더욱 반짝거리게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문화와 현란한 영상매체에 눌려 문학의 감동 지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계문화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정신인 언어를 아름답게 가꾸고 지켜나가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일입니다. 그런 자극적이고 이기적인 시각에서 탈피하여 폭 넓은 상상력을 통한 언어의 울림으로 정신세계의 여유를 갖게 하는 가교역할이 바로 낭송문학이라 생각합니다. 다행히 요즈음 많은 단체들의 낭송 활동이 활발한 것이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우리도 낭송 인구의 증대와 사회의 정서함양을 위해, 시를 통해 마음을 나눈 문우들을 중심으로 한국 낭송문예협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문화예술을 통한 정신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입니다.
건강한 정신세계를 위하여, 지혜롭고 즐거운 가치창출을 위하여, 함께하면 더 행복해지는 어울림의 문화를 위하여, 오늘 작은 촛불을 켰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앞으로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삶의 가치를 높이고 고운 꿈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작업에 힘을 실어주시고 격려를 해주신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고마운 인사를 올립니다.
장충열 회장은 이어서 일일이 내빈 소개를 하였다. 한국문인협회 홍보위원회 문학낭송가회 회장 배기정 시인, 동 문학낭송가회 부회장 아동문학가 홍성훈 시인, 우재욱 시인, 인터넷 문화저널 21 최세진 대표, 최장순 수필가, 김영길 공학박사, 오정수 시인 성악가, 김광혜 뮤지컬 배우, 정상기 뮤지컬 배우, 서호륜 화백, 김숙려 시인이 소개되었다.
첫 번째 축사는 문협 홍보위원장이며 문학낭송가회회장 배기정 시인이다.
“문학을 이해하는 모임이 되게 오늘 한국낭송문예협회의 첫 출발을 축하한다.”
두 번째 축사는 문협 문학낭송가회 부회장 아동문학가 홍성훈 시인이 “이 집, 저 집해도 시집만 못하다. 책을 방에 놓으면 도서관이고 시집을 놓으면 아름다운 세상이 열린다. 시낭송으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가 된다. 6월10일 광화문에 가 보니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 컨테이너가 서 있어 가슴이 아팠다. 시를 한편씩 외면 아름다워지고 욕심이 없어진다. 아이들에게 동시를 읽어주면 사회가 각박해지지 않고 아름다운 세상이 된다.” ”
7월 12일 마로니에 공원에서 종로문인협회주최 시낭송회가 있으니 모두 참석해서 한편씩 시 낭송을 하기를 종로문인협회회장으로서 부탁의 말을 곁들였다.
세 번째 축사는 우재욱 시인이 단상에 섰다.
“ 이 세상이 많이 각박해 졌다. 시를 통해 마음을 기름지게 하는 시낭송모임이 있다고 해서 왔다. 한국일보 사장을 지낸 김수남 사장이 시낭송모임을 만들기를 원했었다. 정통시는 음악성이 있기 때문에 낭송하기가 참 좋다. 앞으로 이런 모임을 활성화시켜서 우리사회가 밝고 이웃 간의 사랑이 돈독하게 되기를 바란다.”
네 번째 축사는 인터넷 신문 문화저널 21 최세진 대표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세계이다. 우리 시인들이 모여 한국시낭송가협회로 발전하는 것, 문화나무학교에서 장충열 낭송시를 듣고 야! 시도 예술치료이다. 시도 예술치료로 승화되고 삭막한 세계를 정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옛날에는 큰일 앞두고 고사를 지내는 관습에 우리는 조촐하게 마련한 떡 케이크 자르기 순서를 가졌다.
사회자의 멘트로 시낭송이 시작 되었다.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예쁜 수가 놓인 흰 저고리에 붉은 치마를 입은 첫 번째 안은주 시인이 단상에 섰다.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드리며> 이승하의 시는 우리를 어머니에 대한 아련함의 분위기에 젖게 했다. 사회자는 초콜릿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두 번째 김희숙 낭송가는 은은하게 반짝이는 연한 의상에 청아한 목소리로 문효치 시 <그대에게> 를 낭송하였다.
세 번째는 이육사의 시 <청포도>를 정상기 뮤지컬 배우가 낭송하였다. 바리톤 목소리가 넓게 시원하게 퍼졌다.
네 번째는 정순복 소설가는 고전미의 분위기의 단아한 모습그대로 차분하게 한용운의 시 <사랑하는 까닭> 을 낭송하였다.
다섯 번째는 한용운의 시 <나룻배와 행인> 을 민문자 시인이 낭송하였다. 색동저고리 입었던 어린 날이 그리웠나보다.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이다.
여섯 번째로 주한철 색소폰 연주가의 장중한 음악 올드 팝 <woman in love>를 들었다.
장충열 회장이 카페에 막 들어선 이태규 시인과 김광선 목사 시인을 소개하였다.
일곱 번째로 김춘수의 <꽃>을 흰 저고리와 쑥색 치마의 시원한 생활한복을 입은 박경희 시인이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잔잔하게 낭송하였다.
여덟 번째 이기철 시 <물 긷는 사람>을 중후한 멋을 풍기는 김한이 시인이 탱글탱글 분명한 발음으로 낭송하였다.
아홉 번째는 보라색 상하 배색이 잘된 의상이 품위를 한층 높여주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지청자 시인이 <새벽 강가에서> 자작시를 낭송하였다.
열 번째는 시원하게 탁 터지는 테너 목소리로 김광선 목사 시인이 축하노래로 전민정의 <사랑의 노래>를 부르고 유경환의 시 <산노을>을 낭송하였다.
열한 번 째 자색치마에 연한 자색저고리에 단아한 모습으로 정일근의 시, <어머니의 두레밥상>을 낭송한 전민정 시인, 침착한 목소리에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느끼게 한다.
열두 번째는 최금녀 시 <그 섬을 가슴에 묻고>를 이영숙 시인이 낭송하였다. 곤색 치마에 요즈음 신부들이 잘 입는 분홍색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열세 번째 김수산나 시인이 처음에는 마이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공광규 시 <소주병>을 낭송하였다.
열네 번째 신준희 차분한 목소리로 침착하게 조지훈 시 <낙화>를 낭송하였다.
열다섯 번째 는 오정수 시인이 가곡 <보리밭>을 불렀다. 누런 보리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듯한 느낌, 분위기연출 목소리가 탁월하다.
열여섯 번째 김승희 시 <생인손>을 최대남 낭송가의 낭송이 있었다. 흰 후레아 스커트에 빨간 블라우스가 정열적인 여인이라고 암시하는 듯하다
열일곱 번째 김세영 의학박사 시인이다.
“한국낭송문예협회 창립 발대식과 제1회 시낭송회를 갖는데 감사드린다. 책속에서 마른 시로 누워 있는 것을 나뭇잎으로 일으켜 세우는 시낭송, 참석자 모두에게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라고 하고 자작시 <목조인(木鳥人)>을 낭송하였다.
열여덟 번째는 조병화의 시 <늘, 혹은> 을 이가을 시인이 낭송하였다. 화려한 꽃을 앞가슴에 단 감색 드레스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열아홉 번째는 이태규 초청시인이 자작시 <탕약>을 낭송하였다.
스무 번째는 본회 수석부회장 박정이 시인이 나왔다. 밝은 감색드레스에 연분홍너울로 어깨를 감싸고 아름다운 목걸이와 머리에는 왕관이 빛나서 영락없는 퀸의 모습이다. 주한철 연주가의 색소폰 소리, 박 시인이 열아홉 살 때부터 즐겨 부르던 <미소>가 잔잔히 배경음악으로 깔린 뒤 자작시 <허수아비 시간>을 낭송했다.
사회자가 다시 배기정 문협 홍보위원회 문학낭송가회 회장을 불러내어 시인의 자작시 <어디쯤 오고 있을까>를 들었다.
문협 홍보위원회 문학낭송가회 부회장 홍성훈 아동문학가는 얼마 전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내일이 어머니 생신이라 하면서 전봉건의 어머니에 대한 시 <뼈저린 꿈에서만> 을 낭송하였다.
늘씬하게 키가 크고 유난히 잇속이 흰 미인 권행은 시인이 마지막으로 김명리 시<물소리를 따라간다> 를 낭송하고 사회자 마감인사를 하였다.
“낭송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 들어도 공감을 주고받습니다. 오늘의 낭송회가 모두의 감동으로 가슴깊이 저장되어 우리사회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꽃바구니와 축전으로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피날레는 원을 만들고 손에 손을 잡고 주한철 연주자의 색소폰 연주에 맞추어 이태규 시인의 선창에 따라 <만남>을 합창하였다. 그리고 모두 ≪남도 한정식≫에서 식사 시간을 갖고 후일담을 나누었다. ***
첫댓글 어! 색동저고리, 못 보던 거다. 문자, 멋있다!
삶의 한쪼각 어디 하나 버릴게 없는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계시네요. 안부를 들은것 처럼 반갑게 감상했습니다.
박정이 시인의 카페에서 이런 행사가 있었군요. 언니의 모습도 곱고 지인들의 모습 또한 곱습니다. 유익하고 좋은 시간 가지셨네요. 더욱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