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봄을 알리는 징조들이 보인다.
원남 매화에서는 매화꽃들이 만발하였다는 소리도 들리고
울릉도 눈꽃에서 자라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먹을 수 있다는
전호나물도 볼 수가 있었다.
3월 7일 산행은 봄소식을 가장 빠르게 느낄 수 있고
수려한 다도해의 경치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전남 고흥 팔영산(637m)이라 하여
모든 일정을 미루고 산행에 참가신청을 하였다.
남도의 날씨는 따뜻하고 바람도 없어서 산행하기엔 너무나 좋은 날씨였다.
금요일밤 12시, 무박으로 떠나는 이번산행은 울진산악회(회장 김동규. 닉네임 유랑자)가
45인승 대형버스를 구입하고 내가 처음으로 나서는
산행이라 더욱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결지인 남대천둔치로 향하였다.
출발 10분전에 집결지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분들이 도착해 있었다.
매주 보는 얼굴이지만 몇 달 만에 보는 얼굴인양 반가워하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자정을 넘은 시간이라 버스에 몸을 맡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잠에 빠져 들었으며
잠시 눈을 뜨니 섬진강휴게소에 도착하여 있었다.
벌써 4시간 30분이란 시간이 흘러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있었다.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가 버스에 다시 몸을 실고 있으니 잠이 달아나 버렸다.
나는 잠시 잠을 청했지만 매번 오랜 시간 운전을 책임지는 유랑자 회장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젊은 사람들도 힘들어하는 운전을 회장님이 도맡아 하시니
고생한다는 말밖에 건널 수가 없어 송구스럽기 그지없다.
목적지 팔영산주차장에 도착하니 새벽 6시 10분이다.
크고 밝은 보름달은 우릴 반기고는 서산으로 기우며 막바지 인사를 했다.
신영님과 달빛님이 준비하신 순두부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이번 등산로는 주차장을 출발하여 능가사와 팔영산오토캠핑장을 거쳐
제1봉에서 제8봉을 거쳐 주붕인깃대봉을 찍고 탑재를 거쳐 능가사로 돌아와
성기리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06시45분 성기리주차장을 시작으로 능가사를 지나면서 42명의 산우들이 산행을 시작했다.
동이 트는 시간이라 마치 한 마리 거대한 용이 움직이는 것 같은 장관을 보는 듯 긴대형을
만들며 산에 올랐다.
무엇 때문에 그리 바쁘게 보냈는지 한달만에 올라보는 산행이라 몸이 먼저 반응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숨소리는 거칠게 내리쉬고 있었다.
산행한지 한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예년 산행처럼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어느 순간 먼발치에 제1봉인 유영봉에 선두 그룹들이 도착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부치런지 쫓아가 산우들과 합류했으며,
올망졸망 아름답게 모여 있는 작은 섬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터저 나오고 있었다.
여기저기 아름다운 경치와 이곳을 다녀갔다는 흔적을
아니 요즘말로 인증샷을 남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이 분위기에 취해 여기저기 풍경을 담고 16-35mm 광각렌즈를 착용하여
산우들의 정겨운 표정을 렌즈에 담아 주었다.
제1봉을 시작하여 제8봉과 저 멀리 보이는 깃대봉을 보니
설악산 공용능선에 와있다는 착각을 할 정도로 봉우리 하나하나가 장엄하게 펼쳐저 있었다.
앞으로 넘어야할 봉우리가 많이 남아 있어 아쉽지만 유영봉을 뒤로 하고
제2봉 성주봉으로 향했다.
성주봉으로 가는 길은 험난한 바위길과 내리막과 오르막이 적당히 썩여있어 지루함이 없었다.
몇 차례 반복하다 보니 2봉에 도착한 산우들이 빨리 오라는 것인지 아님 정상 정복에 기쁨을
표하는 건지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부지런히 길을 나섰지만 울퉁불퉁한 바위들이 마냥 심술을 부리는 것 같이 험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라도 날 수 있는 위험한 길이었다.
거친 숨소리를 내시며 약 15분을 걸으니 제2봉인 성주봉에 도착하였다.
성주봉에서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흐릿하게 보였다.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재미없는 화면이 나올 것 같아 눈에만 담고
해발564미터의 제3봉 생황봉으로 향했다. 연이어 제4봉 사자봉,
해발579미터 오로봉에 도착하니 시간은 08시40분을 향하고 있었다.
예상보다 빠른 산행시간이었다.
하지만 후미그룹이 많이 처진 상태라 선두그룹과 합류가
불가능해 전체적인 산행 시간 변경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산악회 파란토마토님은 오로봉의 이름을 인용하여 넉살좋은 유모어를
내놓자 산우들의 웃음소리가 산천으로 펴져 나갔다.
따뜻한 봄기운을 더하여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고 나서야
제6봉인 두류봉을 향하여 발걸음 옮길 수 있었다.
등산로는 꾸불꾸불한 바윗길과 철재계단으로 연속되어 있어 오르고 내리는데
조심해야 만 했다.
제6봉을 오르니 선녀봉을 시작으로 여수시 화양면, 저금도, 조발도, 여수시 돌산읍을
거쳐 낭도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는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었다.
여기에서 인증샷을 마치고 배냥에서 간단한 물과 간식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고
다시 출발하여 어느 정도 갔을까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통천문이 눈앞에 펼쳐졌다.
통전문은 고인돌 같기도 하고 개선문 같이 생겼는데
어떻게 이 큰 돌이 이런 모양을 하고 있을까 마냥 신기하고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통천문을 뒤로하고 얼마를 걸으니
제7봉인 칠성봉에 도착하였다.
칠성봉에 펼쳐진 모습을 보며 심호흡을 한 번하니
절로 봄내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제 마지막 제8봉인 적취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적취봉에 올라서는 길에 누군가가 쌓아놓은 조그만한 돌탑을 보고
처음에는 누군가가 한 두개 올려놓았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한 개씩 보태어
나름 보기 싫지는 않는 돌탑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제8봉 적취봉을 거쳐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에 도착하니 10시도 되지 않은
참 이른 시간이었다.
간단하게 기념촬영을 마치고 탑재로 가는 삼거리에서 야생화고문님이
준비해오신 통조림과 빵을 먹고 다시 출발을 하려니
오랜 바윗길을 걸은 탓인지 무릎에 약간에 무리가 왔는지 가벼운 통증을 느겼다.
탑재를 내려오니 임도가 보이며 길은 오솔길로 상당히 양호한 편이었다.
그 길에서 30분정도 내려오니 우리가 시작한 능가사가 눈에 보였다.
능가사 입구에는 우리가 출발할 때와는 달리 할머니들이 나와
고구마, 더덕등 농산물을 팔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보니 이제 관광지에 온 느낌을 들었다.
등산을 시작할 때와는 달리 우리는 돌담이 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걸으니 옛날 모습의 우물이 보였다.
두레박이 있기에 들어올리니 샘물은 그리 깨끗하지 않았지만
옛 모습을 볼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기서 10미터를 걸으니 우리가 출발한 성기리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장 쉼터에 앉아
각자가 싸온 맛난 도시락 먹으면서 이번 산행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산행은
○ 날 짜 : 2015. 3. 7.
○ 누구와 : 울진산악회 유랑자 회장님외 41명
○ 들머리 : 06시 45분,
○ 날머리 : 12시 4분으로,
○ 산행거리 : 8.01km,
○ 소요시간 : 5시간 40여분,
○ 최고고도 637m
○ 주요등반시간
06:45 들머리출발(성기리 주차장) - 07:53 제1봉 유영봉 – 08:22 제2봉 성주봉
- 08:30 제3봉 생황봉 – 08:38 제4봉 사자봉 – 08:43 제5봉 오로봉
- 08:56 제6봉두류봉 – 09:13 제7봉 칠성봉 – 09:35 제8봉 적취봉
- 09:54 팔영산정상 깃대봉 – 10:22 탑재행삼거리 – 11:52 능가사캠핑장
- 12:00 능가사입구 –12:04 날머리(성기리주차장)
첫댓글 생생한 산행기 잘 봤습니다.
좋은 날씨에 멋진 산행이었지요
감사합니다.
햐~ 산행기 보니 한문장 한문장마다 아직 산행중에 있는기분이 듭니다
다시한번 뒤돌아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 문장 실력 좋습니다 생생히 떠오르는 기억~~^^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헉~ 맞네요.... 죄송.. 수정하였습니다.
1봉과 2봉 중간 휴양림방향 이정표로 진행하면 8개 봉우리를 조망 할 수 있는 선녀봉까지 1.2킬로미터 왕복 2.4킬로미터 입니다
선녀봉에서 보는 팔영산 여덟개 봉우리는 깃대봉에서 보는것 일곱개 봉우리와는 다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