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경 아들이 결혼하고 난 후
며느리와 처음으로
저희 가족은
부모님 산소 다녀왔어요.
아들내외와
부안고려청자휴게소 (목포방면)에서
오전 8시30분에 만나기로 해서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곳으로만
이동하다가 차의 속도가 없자
두서너컷 찍어봤어요.
그렇다보니
이맇게 흔적이 남았아요.
새벽 5시에 출발하였는데
중간에 비가 오니
괜시리 마음도 촉촉해 졌어요.
친정어머니 발인 때에도
비가 내렸었는데
아들내외와 찾아뵈는 성묘 길에도
비가 오니 그 날이 생각났네요.
산소에 도착해
성묘하는 시간에도
주룩 주룩 비가 내리면
'어쩌지?' 라는
걱정스러움도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을 느끼며
산소에 올라갈 때는
비가 내리지 않길
바래보는 마음 컸어요.
휴게소에 다다르자
어느새
제 마음 읽었는지
비는 내리지 않더군요.
다행스러웠지요.
아들내외와 만나
간단하게 떡꼬치와 커피 한 잔하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사이좋게 가는 길이
행복했어요.
성묘를 끝내고
산소 옆에 돗자리 깔고 앉아
엄마에게 말도 붙여봤어요.
엄마의 '예쁜 외 손주며느리와
함께 왔노라.' 고 하면서
아쉬운 마음 달래가며
하염없는 '산소 멍' 했지요.
멈춰있는 시간이 아니기에
또 서둘러야했지만요.
당일치기 성묘길였어요.
추석 연휴 동안
일정들이 예약되어 있다보니
출근해야하니까요.
김영랑 생가를
가볍게 들려 본 후
마량으로 점심먹으러가는 길에
무화가 파는 곳
여러군데를 보았는데
'되돌아가는 길에
사자.'고 이야기도 하면서요.
점심 메뉴는 며느리가
좋아하는 맛있는 회로 대접했어요.
딸은 물회를 추가 주문하네요.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
자리를 잡고
저희 가족은 유쾌한 식사를 하고
2차로 들어 간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와 달달한 팥빙수로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네요.
그런데
1차 횟집에 들어섰을 때도
2차 카페 자리에 앉았을 때도
임영웅 가수가
온통 사면의 벽을
장식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아, 팬이시나보다."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많은 임영웅 가수의 사진들이
도배를 하고 있어서
'그래도 넘 많네.' 라는
생각을 할 무렵
며느리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그러더군요.
"마량에 가고 싶다." 노래를
임영웅이 불렀었노라고.
그래서
왜 이리
그 가수의 사진들이
온통 도배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구요.
마량을 차로 한바퀴 돈 다음
아들내외에게 양해를 구하고
태어나서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살았던 동네를
한 번 다녀가자 했지요.
지난 날 저희 집이었던 곳에
다다르자
세월따라 지나왔던
담벼락엔
활짝 핀 예쁜 꽃과
강아지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
는 듯이
저희 가족들을 반겨주었어요.
너무나 친화력 좋은 강아지가
꼬리 흔들며 반겨주는 모습에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지요.
[너무나 예쁘더군요.]
[가족들이 참 고마웠어요.]
동네 한 번 다녀가자하니
단 번에 "그러자"고 해 준
아들내외와 딸
그리고 남편.
집 마당을 둘러보고
담벼락을 배경삼아
사진도 남겨보니
괜시리 센티해지려하고...
그러다
제가 살던 집 바로 옆에 사시던
아주머니를 뵐 수 있었어요.
할머니가 되어계셨지요.
그 당시 지금의 제 나이보다
어렸을 두 분.
거의 40년만에 뵙는거기에
당연한 익어감였지요.
그런데
가슴에서
울컥해지는 건
어떻게 막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두 손을 부여잡고
한동안
놓을 수 없었던 것은
흘러가버린 세월 탓으로 돌리고 싶네요.
.
두 분은 제가
"~~~누구입니다." 라고 하자
제 얼굴이 보인다더군요.
시누이와 올케사이인
두 분은
제가 기억 할 수
있는 분 들 중 몇 몇 분만
살아계실거라 하셨어요.
언제 제가 또 이곳에 올 수 있을지?
언제 또 이렇게 얼굴 뵐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었기에
기념하여
사진 한 컷 남기자 요청드렸지요.
그러면서
"언제 제가 이곳에~~~
"언제 또 이렇게 얼굴 ~~~"라는
제 말에 갑자기
두 분의 눈이 붉게
붉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사진 찍으려던 딸도
딸 옆에서 저희들보고
"V" 라 외치던
며느리의 눈가에도
촉촉함이 빛나던
그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답니다.
두 분께,
말씀드리고
언제 뵐 수 있을지
기약없는 약속
허공 위에 그려보고
더 머물고 싶은
마음과 발걸음을 달래며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답니다.
아들 내외에게
'함께 해 주어 고맙다.'
말하고
무화과와 사과
챙겨보냈더니
인증샷 찍어 보낸
며느리가 이쁘기 그지없네요.
"행복한
한가위 되십시요."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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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하늘 아래 '행복한 한가위' 되셔요.
아름다운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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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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