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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번 호에는 마음챙김의 핵심 개념인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수용적 태도와 이를 훈련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소개합니다.
3개의 연속된 연구를 통해 ‘습관적 수용’이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심리적 건강을 예측한다는 사실을 증명합니다. 이런 수용은 성별,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와 스트레스 심각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내적인 ‘정신적 경험의 변화’에 의해 것이었습니다.
상세한 연구 결과와 시사점, 생각해볼 점을 통해 명상을 수련하고 프로그램을 설계 및 집행하는데 설명력과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부정적 감정과 생각을 ‘수용’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심리적 건강의 이점: 실험실, 일기, 장기 추적 연구 결과
Ford, B. Q., Lam, P., John, O. P., & Mauss, I. B. (2018). The psychological health benefits of accepting negative emotions and thoughts: Laboratory, diary, and longitudinal ev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5(6), 1075.
[연구목적]
이 연구는 개인이 자신의 부정적 감정과 생각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인 ‘습관적 수용(habitual acceptance)’이 어떻게(How) 심리적 건강(웰빙, 삶의 만족도, 우울, 불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①‘수용’이 심리적 건강을 증진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감정 반응’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 수용이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 반응을 완화함으로써 장기적인 심리적 건강을 돕는다는 가설 설정.
② ‘수용’의 효과가 단순히 정신적 고통(우울, 불안)을 줄이는 것을 넘어 웰빙(삶의 만족도 등)까지 증진하는지, 이런 효과가 성별,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함.
③ 수용의 효과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 인지적 재평가(reappraisal)나 다른 마음챙김 요인들과 혼재된 효과가 아님을 확인. → 수용의 효과가 ‘정신적 경험’을 수용하는 것과 외적인 ‘상황’을 수용하는 것인지를 구분하고자 함.
이를 증명하기 위해 3개의 연속적 연구가 진행됨.
[연구 결과]
1. 습관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수용하는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덜 경험하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부정적 감정 반응은 6개월 후 측정된 심리적 건강(웰빙, 삶의 만족도 증가, 우울 및 불안 감소)으로 이어지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3. 수용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부정적 감정을 줄여주는 역할을 했지만, 긍정적 감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수용이 모든 감정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 경험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선택적 효과’가 있음을 시사.
4. 심리적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 같은 ‘정신적 경험’을 수용하는 것이었다. 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외부적 사건이 상황을 수용하는 것은 심리적 건강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거나 부정적 감정을 줄여주지 못했다. → 이는 내면의 경험을 판단 없이 받아들이는 태도가 핵심임을 보여줌.
5. 수용의 혜택은 성별,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 그리고 생활 스트레스의 심각도를 통제한 후에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한 인지적 재평가나 반추와 같은 다른 심리적 기제들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도 <수용의 독자적인 효과>가 입증되었다.
[연구별 진행과 시사점]
연구1. 습관적 수용과 심리적 건강의 상관관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 수용 태도(Habitual Acceptance)와 심리적 건강 지표(웰빙, 삶의 만족도, 우울 및 불안 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수용은 "나는 내 감정이 적절한지 판단하지 않는다", "나는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와 같은 문항으로 측정되었다.
결과 : 자신의 정신적 경험(감정, 생각)을 판단 없이 수용하는 경향이 높은 참가자일수록, 높은 수준의 심리적 안녕감과 낮은 수준의 우울 및 불안 증상을 보였다.
“삶이 평안하고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수용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성별, 인종, 사회경제적 지위(SES), 생활 스트레스 심각도를 통제했다. → 이런 외부적 요인을 모두 고려한 후에도 수용과 심리적 건강 강의 상관관계는 유지되었다.
연구는 ‘상황에 대한 수용(Accepting situations)'과 '정신적 경험에 대한 수용(Accepting mental experiences)'을 구분했다. → 심리적 건강과 연결되는 것은 외부 상황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감정과 생각에 대한 수용이었다. 심리적 건강은 내적 경험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핵심이었다.
※ <수용>은 환경과 무관하게 개인의 심리적 건강을 보호하는 독립적인 심리적 자산임을 알 수 있다.
연구2. 스트레스 유발 상황에서의 정서적 반응성(Experimental Lab Study)
실제 스트레스 상황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참가자들을 실험실로 초대해 스트레스 유발 과제를 수행했다. 참가들의 평소 수용 성향을 측정한 후, 고강도 스트레스 상황(예. 심사위원 앞에서 연설)에 노출시키고 스트레스 전후의 부정적 감정 변화를 측정했다.
결과 : 습관적 수용 성향이 높은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들에 비해 동일한 스트레스 자극에 대해 부정적 감정을 유의하게 덜 경험했다.
이 결과는 수용이 스트레스 요인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요인이 감정적 반응(Emotional Response)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조절하는 완충제(Buffer) 역할을 함을 보여준다.
수용적인 사람들도 스트레스 상황을 인지하지만, 그것이 파국적인 정서적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부적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또한 수용은 긍정적 감정의 감소라는 부작용(Collateral damage) 없이 부정적 감정만을 선택적으로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3 : 일상생활에서 매개 효과 검증(지속적 영향)
실험실 결과가 실제 복잡한 삶의 현장에서도 적용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2주간의 일기 연구를 수행하고, 이후 6개월 뒤의 심리적 건강 상태를 추적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시점에 평소의 습관적 수용 성향을 측정 받았으며, 이후 2주간 매일 밤 그날 겪은 가장 스트레스 받는 사건과 그때 느낀 감정 반응을 기록했다.
결과 : 습관적 수용(Habitual Acceptance)이 높을수록,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반응하는 부정적 감정의 강도가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매일의 부정적 감정 감소가 누적되어 6개월 후의 향상된 심리적 건강을 예측했다.
흥미로운 점은 수용이 ’긍정적 감정‘의 증가를 통해 건강에 기여하는 경로는 유의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용이 억지로 행복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고통이 독성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주는 해독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용이 ’플러스‘를 만드는 전략이기보다는. ’‘마이너스’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여 ‘안정 상태를 유지하게 돕는 전략이다.
[연구를 통해 생각해 볼 점과 사시점]
수용(Acceptance)은 현재의 경험(상황,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명확하게 인지하고 경험하는 능동적 과정이다. 연구 결과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수용이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인지적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와 감정의 소멸
감정의 회피와 억제는 막대한 인지적 자원을 소모한다. 수용은 이러한 소모전을 중단시킨다. 이를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인지적 명료성을 유지하고 감정 조절능력을 향상시켜 부정적 감정의 강화와 증폭을 막을 수 있다.
부정적 감정의 회피와 억제 과정에서 일어나는 2차 감정의 활성을 차단하고, 감정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거쳐 소멸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 (부정적 감정의 치료를 위해 감정의 활성을 강화하게 되는 부작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2.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과 관찰자 시점
수용은 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는 ’탈융합‘을 촉진한다. 감정에 저항할 때는 감정 안에 갇혀버리지만(Fusion), 감정을 수용할 때는 감정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위치에 서게된다.
“나는 슬프다” → “나는 지금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로 재구성한다. 이것은 인지적 거리두기(Distancing)는 감정의 압도적 힘을 약화시키고 감정을 하나의 지나가는 정신적 사건으로 객관화하도록 돕는다.
3. 긍정적 재평가의 선행 조건
정서 조절의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는 '재평가(Cognitive Reappraisal, 상황을 긍정적으로 다시 해석하기)’조차도 수용이 선행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다. 감정이 격렬할 때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시도할 때 부정적 감정을 재현, 강화, 억제로 변질될 수 있다. 먼저 현재의 부정적 감정을 충분히 수용하고 인정해 주었을 때, 상황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인지적 유연성이 확보된다. 즉 수용은 고차원적인 정서 조절 전략이 작동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본 연구에서는 ‘재평가’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수용이 심리적 건강을 예측함을 증명하고 있다. 수용 그 자체만으로도 부정적 감정을 완화하는 강력한 효과임을 강조했다)
[마음챙김의 수용적 태도와 습관의 중요성]
본 연구에서 입증된 ‘수용’의 효능은 실제 현장에서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수용전념치료(ACT)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시냇물 위로 떠내려가는 나뭇잎 위에 올려놓고 물살을 타고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도록 한다. 감정을 조절하는 ‘RAIN’기법에서는 감정에 라벨링하며 인식(Recognize)하고 허용(Allow)하는 것을 먼저 훈련합니다.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경험하고 알아차림”하는 마음챙김의 핵심 개념을 충분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주의는 본능적으로 자극에 반응적이고, 부정적 경험에 편향적인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수용적 습관’은 상당한 수련에 의해 반복적으로 길러진다. 반응적인 주의를 조절하는 주의로 습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감정조절과 관련하여 ‘인지적 재평가’와 마음챙김은 신경학적으로도 다르게 반응한다는 연구가 있다. 인지적 재평가가 전전두엽의 통제에 의해 전전두엽에서 변연계의 탑다운(top-down)방식인 반면, 마음챙김은 전전두엽에 의해 평가 처리 과정을 감소시키고 현재 순간의 감각을 인식을 통해 감정 반응을 조절한다1). 그래서 재평가와 같은 인지적 노력이 힘든 정서 장애 환자들에 대한 대안이 되고 있다.(본 연구에서는 ‘인지적 재평가’ 요인을 통제한 후에도 심리적 건강을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1) Farb, N. A., Anderson, A. K., & Segal, Z. V. (2012). The mindful brain and emotion regulation in mood disorders. The Canadian Journal of Psychiatry, 57(2), 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