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게는 주로 바다와 가까운 하천이나 개울에 삽니다. 바다에서 알을 낳기 때문이라나요. 제 고향이 남해다 보니 동네 개울과 냇가에 참게가 참 많았습니다.
어릴 땐 주로 가을에 낚시로 참게잡이를 했습니다. 대나무 끝에 미꾸라지를 잡아 미끼로 끼운 후, 참게가 살고 있을 돌틈 입구에 미꾸라지 미끼를 조심스레 들이밀고 슬슬 움직입니다.
그러면 냄새를 맡은 참게가 엄지발가락을 내밀어 미꾸라지를 뜯어먹으려 합니다. 그때 기회를 잘 잡아 수탉 꼬리를 묶어 만든 올가미 낚싯대로 참게의 엄지를 낚아챕니다.
따라서 참게 낚싯대는 두 개가 한 세트입니다. 하나는 미꾸라지 미끼를 실로 묶어 끼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탉꼬리로 올가미를 만든 낚싯댑니다.
하지만 이렇게 낚시로 참게를 잡는 건 상당한 숙련이 필요합니다. 우선 참게가 살고 있을만한 돌틈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둘째 올가미로 낚아채는 순간의 기교가 필요합니다. 웬만큼 기교가 없으면 참게가 눈치를 채고 재빨리 돌틈으로 꼭꼭 숨어버립니다. 한번 들어가버린 참게는 절대 나오지 않습니다. 돌틈을 통째로 허물어버려도 언제 도망했는지 찾을 수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가을장마로 갑자기 냇가 물이 불어났을 때, 물살이 특히 센 곳에 대나무 통발을 놓아 한꺼번에 많은 참게를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아버지께 배운 건데, 초저녁에 통발을 놔두고 새벽에 횃불을 들고가서 보면 수십~수백 마리의 참게가 통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글거리고 있었습니다.
참게 간장게장입니다. 단맛이 적어 입맛에 맞더군요.
그 경험을 바탕삼아 저도 약 10여 년 전 제 동생과 통발은 아니지만, 그냥 대나무 발로 참게를 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물살이 센 목에 발을 비스듬히 받혀놓고 후래쉬를 들고 있으면 떠내려온 참게가 스멀스멀 대나무 발로 올라옵니다. 그러면 뚜껑을 잡아 미리 준비해온 포대에 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게 잡은 참게는 우선 된장국으로 끓여먹고, 남은 건 어머니께서 옹기에 놓고 다글다글 씼은 후 간장 참게장을 담궜습니다.
돌틈이횟집의 참게탕입니다. 보통 양식 참게는 엄청나게 큰데, 이건 어릴 때 제가 잡은 자연산 참게의 크기와 비슷합니다.
그 맛을 잊지 못해 아직도 참게장이나 참게탕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참게에서 나는 게 특유의 향과 맛이 다른 게는 좀 약하기 때문이죠.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 가면 참게탕을 하는 집이 여럿 있습니다만, 제가 사는 마산 창원에는 그런 집이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러던 중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http://www.idomin.com/) 맛집추천 게시판에 '참게탕 하는 집 없나요?'라는 글을 올려놨더니 어떤 분이 답글을 주셨더군요.
그래서 얼마전 동료들과 함께 창원 도계동에 있는 돌틈이횟집에 가봤습니다. 역시 주인내외가 하동 출신이라더군요.
주인 아주머니가 각자 그릇에 덜어주시더군요. 양이 꽤 많았습니다.
알이 꽉 찼습니다.
참게탕이 나오기 전 참게장과 김이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맛 역시 좋았습니다. 참게탕은 수제비를 함께 넣어서인지 국물이 툭툭하더군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참게 뚜껑을 몸통과 함께 잘라 넣어버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뚜껑 속 알을 파먹는 맛을 느낄 수 없었죠.
값은 작은 거 3만 원, 중간 4만 원, 큰 거 5만 원이었습니다. 비싸죠? 요즘은 참게가 귀해서 그렇답니다.
출처: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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