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신 (童子神)
◇등장인물
보정대사:촉나라의 고승 관운장:촉나라의 장수 무녀 ; 촉나라의 무녀 전미숙:30대 초반 오보살: 강보살의 신어머니 강보살: 무녀(30대 후반) 동자신들: 3∼4세의 남자아이들. 그 외 등
S# 1. 숲 속의 산사(밤)
N: 중국 촉나라 시대에 보정대사가 있었다. 이분은 독특한 수행정진을 했는데, 전쟁터를 찾아다니며 아군과 적군의 시체 사이에 촛불과 향, 꽃, 음식 등을 푸짐히 갖춘 제사상을 차려놓고 목탁을 치고 염불독경을 하여 위령과 천도제를 지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날도 보정대사는 전투가 있은 가까운 산사에 제물을 갖추어 위령과 천도제를 지내려고 한다.
법당 중앙 문을 열어놓은 놓은 채 보정스님이 혼자 부처님을 등 뒤로 하여 법당 마루에 정좌하여 법당 앞 제사상 쪽을 향해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마치 돌부처처럼 앉아 있다. 보정스님은 두 눈을 감은 채 입안으로 지장보살을 부르고 오른 손은 지장보살을 부를 때마다 백팔염주를 한 알씩 한 알씩 헤아리고 있다. 부처님의 자비스러운 얼굴. 보정스님의 두 눈을 감은 얼굴이 교차한다.
그 때 일진광풍의 차거운 바람이 쏴아― 불어온다. 바람에 법당 추녀에 매달린 풍경이 갑자기 요란스럽게 밤의 적막을 깨뜨린다. 보정스님의 감은 두 눈의 눈꺼풀이 감전된 듯 미동을 하는 듯 한다. 차가운 바람은 법당안에 까지 몰려들어 보정스님의 옷깃을 흔들어 헤집고, 불탁 위의 촛불을 춤추게 한다. 부처님의 얼굴과 보정스님의 얼굴이 교차한다. 그 때 차가운 바람과 함께 짙은 밤안개가 산사를 깔리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흐느끼는 소리들이 들려 오더니 그 소리는 점점 다가온다. 그 때, 보정스님은 감은 두 눈을 번쩍 뜬다. 보정스님은 자비롭게 미소하며 말한다.
보정스님: 오, 어서들 오너라.
어느 틈에 법당 앞 계단 아래에는 전쟁터에서 무참히 비명횡사한 적군과 아군의 귀신들이 슬피 흐느끼고 있다. 귀신들은 밤안개속에 푸른 인광으로 서 있다. 귀신들은 죽어서도 영혼끼리 서로 적대감을 버리지 않고 으르렁 거린다. 그러나 하나같이 보정스님에게는 슬피 울면서 다투어 보정스님에게 하소연을 한다.
귀신 1 : 대사님, 저는 가난한 농부이온데, 강제로 병졸로 끌려와 이곳 전투에서 억울하게 죽었습니다. 고향에는 저를 기다리는 노모와 아내와 자식이 있어요. 귀신 2 : 저는 열다섯의 소년인데, 병졸로 끌려와 이곳 전투에서 창에 찔려 죽었어요. 어머니가 보고 싶어요. 귀신 3 : 저는 열여섯인데, 칼에 목이 떨어졌어요….
귀신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억울한 비명횡사를 보정스님에게 하소연하며 슬피 울음을 터뜨린다. 보정스님의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흘러 양볼을 타고 내린다.
보정스님: 모두가 인간의 탐욕의 업보로다. 이제 어찌 하겠는가? 육신을 잃어 버렸으니…. 천지가 무너지듯 통곡을 하여도 이제 어찌할 수가 없도다. 나는 평생을 전쟁터에만 찾아다니며 그대들같은 불쌍한 영혼을 위로하고 천도할 뿐이다. 전쟁을 하지 말라고 내가 아무리 위정자에게 간언해도 위정자의 탐욕이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사해가 한 형제처럼 평화롭게 살아도 인생 백년도 못사는데 인간은 스스로의 탐욕에 생사를 재촉하고, 죄없는 그대들도 억울하게 생사의 고통을 받는 것이다.
귀신들은 더욱 소리높여 흐느낀다. 보정스님은 그들을 위로하며 간절히 말한다.
보정스님: 내가 그대들을 위해 조촐한 상을 마련했으니 맛있게 들고, 원귀로 떠돌지 말고, 인연을 찾아 환생을 하여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속에 헤매지 말고 인간의 몸으로 환생하기를 바란다.
귀신들은 감읍하면서 제사상에 둘러 앉아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는 보정스님에게 절하고 안개속으로 스러진다. 귀신들이 모두 물러났을 때,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다가온다. 한 장수가 청룡도를 들고서 푸른 인광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말 위에서 위엄있게 보정스님을 부른다. 그 장수는 뜻박에 촉의 장수 관운장이다.
관운장; 보정대사, 나요, 운장이요. 어릴 때 친구를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보정스님:(놀랍고 반가워 하며) 아니, 형주성에 계신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찌된 일이오? 관운장: 동오의 장수 여몽의 함정에 빠져 억울하게 죽고 말았소이다. 보정스님: 아아, 정말 안타까운 일이오. 관운장: 보정대사, 나는 억울하게 죽어서 이승에서 떠돌고 있소이다. 보정스님: 이제 장군은 운명을 달리 했으니 하늘의 법도를 따라 이승을 떠나셔야 합니다. 관운장: 나는 억울하게 죽어서 복수를 해야 하오. 보정스님:(정색을 하고) 장군은 어찌 자신의 죽음만 억울하게 생각합니까? 장군의 손에 죽은 오관참장(五關斬將)과 무수한 장병들의 영혼은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관운장:(불쾌한 듯) 나는 유비 형님을 도와 한실을 중흥시키려는 큰 뜻이 있고, 내 칼에 죽은 자들은 큰 뜻이 없는 박지범부이잖소! 보정스님: 하늘아래 모든 인간은 귀천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내목숨이 중요하면, 남의 목숨도 중요한 줄을 알아야지요. 천하의 영웅들이 각기 태평천하를 만들기 위해 거병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권력을 향한 의지일 뿐이지요. 관운장:…! 보정스님: 이제 운장공은 촉나라에 연연하지 말고, 내생을 향해 미련없이 떠나시오. 천하의 영웅인 관운장이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원귀로 활동해서야 되겠소이까? 관운장: 대사의 말씀을 들으니 눈앞에 미몽의 안개가 걷힌 듯 하구려. 대사, 고맙소이다 나는 이제 미련 없이 내생을 향해 달려가겠소이다. 대사, 내생에도 좋은 친구가 됩시다. 관운장(에코)내 목숨이 중요하면, 남의 목숨도 중요하다, 으핫하하하….
관운장은 크게 웃으며 적토마를 타고 안개속으로 홀연히 사라진다. 모든 영혼들이 떠나가버린 제사상. 법당 추녀의 풍경소리도 고요하다. 보정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향을 피우고 3배의 절을 올리고, 법당에서 나와 제사상이 있는 도량에 선다. 보정스님은 자욱한 밤 안개속에 서서 합장하여 사라진 영혼들을 위해 나직히 지장보살을 부른다.
그 때 보정스님의 귀에 무녀의 방울소리가 아득히 들려온다. 방울소리는 초혼가처럼 들려온다, 보정스님은 독백한다. ‘저 방울소리는 초혼을 하는 소리인데, 누가 어느 영혼을 부르는 것인가?’보정스님은 천천히 소리를 따라 밤안개를 헤치고 숲길을 달려간다.더욱 짙어지는 밤안개 속의 시야에 무녀의 신당이 보인다.
S# 2. 신당.
보정스님이 숨어서 숨죽여 보니 40대 초반의 무당이 무복을 입고 신당 마당에 자리를 깔고 제상을 차려놓고 한 손에 방울을 흔들면서 영혼들에게 음식을 접대하고 있다. 보정스님이 자세히 보니 어린 영혼인 서 너명의 동자신들이다. 푸른 인광의 동자신들은 제상 앞에 앉아 음식에는 손을 대지 않고, 하나같이 애처롭게 울며 제엄마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동자신들(에코)엄마아― 엄마아―.
무녀:(슬퍼하는 얼굴로)아가들아, 아무리 엄마를 불러도 엄마는 오지 않는단다. 모두 잊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새로운 인연을 찾아나서거라.
무녀는 동자신들의 친엄마처럼 동자신들의 처지를 진실로 위로하며 음식을 권하고, 새로운 환생을 권하고 있다.
무녀: 불쌍한 아가들아, 너희를 버린 부모에게 원한을 갖어서는 안된다. 굶주림속에 눈비 맞으며 더 이상 부모를 찾아서는 안된다. 이제 새로운 부모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알았지?
'선재, 선재라’보정스님은 무녀를 찬탄하며 무녀 앞에 나섰다. 무녀 깜짝 놀라면서 반갑게 합장하여 공경한다. 보정스님 기쁜 얼굴로 무녀를 찬탄한다. 보정스님: 그대야 말로 진실한 신의 딸이로다.
무녀, 보정스님을 보며 빙긋 웃는다.
무녀의 빙긋 웃는 얼굴 클로즈업. 화면 어두어지면서...
T 타이틀
<동자신>
자막(T): 1982년 3월 2일. 서울.
수많은 산부인과 병원의 간판들이 화면에 겹친다.
수많은 신생아들이 각기 침대에 누워 있다. 누워서 눈을 꼬옥 감고 잠을 자는 아기, 눈을 감은 채 소리쳐 엄마를 부르며 울어대는 아기들의 모습. 아기들의 울음이 고조된다.
효과음: 응애, 응애, 응애, 응애…
S# 4. 나이트 크럽
싸이키 조명속에 대중속에 술에 취해 신나게 춤을 추는 전미숙의 모습.
S# 5 어느 모텔의 간판
모텔의 간판과 술에 취한 전미숙의 클로즈업된 얼굴이 겹친다.
S# 6. 회사의 옥상
한손으로 배를 안고 핸드폰으로 다급한 전화를 하는 전미숙.
S# 7. 어느, 산부인과 병원 앞 공중전화박스 안.
전미숙이 창백해진 얼굴로 고통을 참는 듯 잔뜩 징그리고 한손으로 하복부를 감싸듯 하고는 공중전화를 건다.
전미숙:(원망하는 듯이)자기야? 핸드폰은 한국통신에 기록이 남는다고 해서 공중전화를 하는 거야. 나, 방금 지웠어. 뭐? 근심덜었다구? 한 잔 사겠다구? 미쳤어? 축하할 일이야? 나쁜 자식! 이제 우리는 끝났어. 나, 곧 책임감 있는 사람에게 시집갈거야. 이것이 나의 마지막 전화야! 끊어!
전미숙은 찡그린 얼굴로 욕설을 퍼부으며 송수화기를 꽝 내려논다. 순간 아랫배가 아픈지 두 손으로 배를 안고 공중전화박스 안에 주저앉고 만다.
N: 같은 시간, 서울의 동대문 허름한 기와집, 어느 무녀의 신당에서는 신어머니가 신딸을 보내면서 비책을 가르킨다.
S# 8. 신당.
신당에는 50대 후반의 무녀인 오보살이 신딸인 30대 중반의 무녀인 강보살에게 고별사를 한다. 신어머니 앞에 한복을 입고 다소곳이 앉아 있는 강보살을 오보살은 마땅치 않다는 듯이 이마를 찡그리며 타박하듯 말한다.
오보살:(엄숙히) 너는 이제 독립할 때가 되었어. 강보살: 더 배워야 하지 않겠어요? 오보살:(눈을 사납게 흘기며) 너 전생에 소죽은 환생이냐? 그동안 많이 배웠잖아! 강보살:그래도 깜깜 해요. 오보살: 돈을 벌어야지. 강보살: 자신없어요. 제가 어떻게 점을 치지요? 오보살: 너는 동자신을 만나야 돼. 강보살: 네? 동자신요? 오보살: 동자신은 뱃속에서 죽은 태자귀(胎子鬼)와 함께 4살 이전에 죽은 아이 귀신을 모두 태자귀(太子鬼)라고 하고, 탱자귀(撑子鬼)라고도 부르지. 천진난만한 아이는 거짓이 없듯이, 동자신은 거짓없이 점괘를 귀속에 알려주거든. 동자신은 무녀가 붙잡아 부리는 게야. 강보살: 동자신이 눈에 보여야 붙잡지요. 오보살: 이 소죽은 환생아, 기도를 열심히 하면 영안(靈眼)이 열리는 게야. 강보살;…. 오보살: 영안이 열리면 귀신도 보이고 동자신도 보이는 게야. 동자신을 볼 수 있을 때, 동자신을 꾀어 붙잡아 부리는 게야. 동자신은 제엄마를 그리워 하니 가짜 엄마 노릇을 하면서 점을 치게 하면 되는 것이야. 알겠어? 강보살: 동자신을 붙잡겠어요…. 오보살: 백일기도를 해봐. 응답이 올게야. 하지만, 네가 돈에 탐욕을 부릴 때 동자신은 너를 떠난다는 명심해야 해. 알았어? 강보살: 동자신이 떠난다는 것은 무슨 뜻이지요? 오보살:(쓰게 웃는다) 너의 파멸이지. 신을 이용해 버는 신의 돈은 바람이야.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는 게야. 알았어?
신어머니에게 내쫓기다 시피한 강보살은 투덜거리며 신어머니의 집을 나선다.
강보살(E): 그동안 굿한 돈이 얼마야? 진즉 동자신을 만나라고 하지.
S# 9. 시가지의 길
강보살, 터벅터벅 걷는데, 시야에 전미숙이 마주 걸어오는 것을 발견한다. 강보살, 길에 서서 전미숙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마주칠듯한 거리에서 전미숙이 길을 비키자, 강보살 이 호령하듯 말한다.
강보살: 이봐요, 나좀 봅시다.
전미숙 당황해 하며 강보살을 건네본다.
강보살:(눈을 무섭게 뜨고) 되게 찡그리고 다니네. 아가씨는 나하고 인연이 깊어. 나를 찾아와야 해.
전미숙: 누구신데요?
강보살:(눈을 무섭게 흘기고는) 나, 무당 언니야.
강보살은 핸드백에서 명함 두 장을 꺼내어 두 사람의 손에 억지로 쥐어주고는 등을 보이고 걷는다. 전미숙 멍 하니 쳐다본다.
전미숙:(눈에 공포의 빛이 돌며) 혹시?
S# 10. 강보살의 신당(밤).
강보살, 미친 듯이 방울을 흔들면서 신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강보살(E):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께 백일기도를 시작하오니 영험한 동자신이 접신하도록 도와 주소서.
S# 11. 전미숙의 집 방(밤)
창밖에는 뇌성과 함께 비가 쏟아지고 있다. 우르르 쾅! 번쩍, 번쩍 퍼어런 번갯불이 창에 비추인다. 저녘도 먹지 않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는 전미숙의 귀에 환청같은 아이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에코): 응애, 응애, 응애, 응애…
전미숙은 깜짝 놀라서 화들짝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다. 창 쪽을 응시한다. 우르르 쾅! 뇌성번개속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3∼4세의 아이의 훌쩍이는 슬픈 음성이 들려온다.
아이(에코): 엄마아-, 나야, 문 좀 열어줘.
전미숙은 환청이라고 생각하며 짧은 비명을 지르고 이불속으로 들어가 두 손으로 귀를 꽉 막는다. 아이는 계속 애타게 훌쩍이며 엄마를 부른다. 환청으로 전미숙은 몸부림을 친다.
S# 12. 전미숙의 집 대문.(밤)
뇌성번개속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전미숙의 대문 앞에는 비를 흠벅 맞으며 푸른 인광의 3∼4세의 아이가 비를 맞으며 굳게 닫힌 철문 앞에 서서 울고 있다. 아이는 철문을 열려고 했으나 철문은 열리지 않는다. 부슬비는 계속 내린다. 아이는 절망적으로 울면서 엄마를 애타게 부른다.
아이(에코) 엄마아-, 나야, 문 좀 열어 줘.
우르르 쾅! 뇌성번개에 기겁을 하는 아이, 그 때, 대문 안에 있는 큰 개가 뛰어나온다. 개는 아이를 볼 수 있는가, 아이를 물어 뜯으려고 사나운 잇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 거리며 덥벼든다. 다행히 철문이 있어서 개는 아이를 물 수 없다. 개는 눈에 불을 켜고 아이를 물어 뜯으려고 길길히 날뛴다. 개의 분노한 눈, 사나운 잇빨, 으르렁 거리는 소리.
아이는 제엄마를 애타게 부르다 사나운 개에 놀라 혼비백산하여 엄마를 부르면서 비속으로 허겁지겁 도망치며 자빠지고 엎어지며 달아난다. 아이가 멀리 달아나자 전미숙의 귀에는 환청이 들려오지 않는다. 전미숙은 독백한다. ‘환청일 뿐이야’그녀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잠을 청한다. 전미숙은 꿈을 꾼다. 꿈속에 푸른 인광의 동자신이 전미숙에게 다가온다. 겁에 질려 뒷걸음을 치는 전미숙. 동자신이 두 팔을 활짝 벌리고서 '엄마!'부르며 품안에 뛰어든다. 전미숙 '아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잠에서 깨어난다. 전미숙 공포에 질려 부들부들 떨어댄다. 창밖은 비가 쏟아지고 우르르 쾅! 뇌성이 울리고 번개불이 번쩍한다. 전미숙 뇌성번개에 또 비명을 내지른다. 정신을 차려 창밖을 내다본다. 빗속에 대문앞에 푸른 인광의 동자신이 전미숙을 향해 소리치며 손짓을 하는 것 같다. 전미숙 또 비명을 내지르고는 이불속으로 숨어 부들부들 떤다.
S# 13. 비내리는 어두운 밤.
깊은 밤, 주택가에는 인기척이 없다. 가로등이 깨져서 어두운 거리에 부슬비만 내릴 뿐이다. 아이는 개가 무서워서 엄마의 집에 다가서지 못하고 멀찍이 서서 엄마의 집을 향해 연신 엄마를 부르며 슬프게 울고 있다. 천지에 아이를 돌보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때, 빗속에 울고 있는 아이 앞에 생전에 비명횡사한 악귀가 나타난다. 악귀는 아이를 무섭게 노려보며 거칠게 말한다.
악귀: 꼬마야, 엄마를 불러도 소용없어. 네 엄마는 너를 쓰레기 버리듯 버리고 다 잊었어. 아이:(울먹이며) 아니에요. 악귀:(화가나서) 닥쳐! 네 엄마는 너를 쓰레기로 버린 나쁜년이야. 아이: 엄마가 그럴리 없어요. 악귀: 너는 엄마에게 복수를 해야 돼. 알겠어? 아이: 아니예요. 악귀: 울지 말고 당장 찾아가 봐. 아이: 사나운 개가 무서워서 못가겠어요. 악귀; 흐흐흐, 개? 개는 우리를 볼 수 있지. 네 이놈 이리와! 너를 혼내준들 역성들 부모형제도 없으니 마음껏 혼내주겠다.
악귀는 갈퀴같은 손으로 아이의 목을 움켜쥐었다. 악귀는 아이의 목을 잡아 번쩍 허공에 든다. 갈퀴같은 손에 목을 잡힌 아이는 숨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캑캑대며 바둥거린다. 위기일발의 순간이다. 악귀는 아이의 목을 풀어주며 싸늘하게 말한다.
악귀: 꼬마야, 내 말을 들어. 너는 너를 버린 엄마에게 복수를 해야 해. 아이: (공포에 질려서) 아저씨 제발, 놓아주세요. 악귀: 네가 내말을 들으면 놓아주마. 아이:(훌쩍이며) 시키는대로 하겠어요. 악귀:(음흉하게 웃으며) 네동생이 태어날거야. 네 동생이 태어나면 꿈속에서 동생을 만나 내게로 데려오면 너는 복수를 하는 거야. 아이: 내동생을 아저씨에게 데려오면 어찌 되나요? 악귀; 흐흐흐. 너처럼 되는 것이지. 아이: 아저씨는 누구세요? 악귀: 나? 억울하게 칼에 찔려 죽었지. 내가 죽은 자리에서 누가 나처럼 칼에 찔려 죽기를 기다리고 있지.
S# 14. 강보살의 신당.
신당안에서는 강보살이 방울을 흔들면서 신상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소원을 말하고 있다.
강보살(E)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전에 비나이다. 영험한 동자신을 접신하게 해주시옵소서.
아이는 매일 밤, 엄마를 찾아 나섰다. 아이는 철문속의 사나운 개가 무서워 엄마가 있는 집에 다가설 수가 없다. 아이는 멀리 엄마의 집을 향해 울면서 애타게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다.
아이(에코) 엄마아-, 나야, 문 좀 열어 줘
S# 15. 강보살의 신당(아침)
강보살, 징을 두두리며 신상 앞에 지극지성으로 기도를 드리고 있다.
강보살(E) 비나이다, 비나이다, 천지신명님전에 비나이다. 오늘 오전 사시로써 백일기도를 마치나이다. 부디, 영험한 동자신을 접신하게 해주소서.
밤새워 기도하는 강보살, 여전히 영안이 열리지 않는 것 같아 강보살은 초조해 있다 강보살, 신상을 향해 초조하게 응시한다. .
S# 16. 낙엽이 조락하여 바람에 흩날리는 밤.
아이는 오늘도 엄마의 집이 아득히 보이는 곳에서 엄마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말한다. 그 때, 악귀가 나타나 사납게 갈퀴같은 손으로 아이의 목을 움켜쥐고 허공에 바싹 추켜 올리고 사납게 외친다.
악귀: 네 엄마는 너를 쓰레기처럼 버렸다니까. 왜 찾는거냐? 아이: 엄마를 만나냐 해요. 악귀: 네 엄마는 오늘 낮에 시집을 갔어. 다시 새끼를 낳겠지. 아이: 엄마를 찾아가야 해요. 아저씨, 제발 놔 주세요 악귀: 넌 약속을 지켜야 돼. 곧 네동생이 태어나게 돼. 너는 그 애를 꿈속에서 데려오는 것이야, 알겠지?
아이가 악귀의 손아귀에서 목을 잡혀 고통속에 발버둥을 칠 때, 차갑고 무서운 음성이 들려온다.
악귀가 돌아보니 하얀 소복을 한 강보살이 싸늘하게 악귀를 쳐다보며 말한다. 강보살: 네 이놈, 잡신아, 나의 동자신을 당장 곱게 놓아주지 못하겠느냐! 악귀: (놀라며) 내가 보여? 강보살:(싸늘하게) 진짜 무당은 귀신을 보는 게야. 너같은 악귀만 보이는 것이 아니지. 오방신장과 백마신장이 친구인 걸? 어서 나의 동자신을 순순히 내놓아. 악귀: 알았어. 동자신을 내놓지. 강보살(E)잡귀야, 네 놈이 용케 숨어 있지만, 당장 백마신장을 불러서 붙잡아 초열지옥에 집어넣을 수 있어. 어서, 이곳에서 영원히 떠나가! 당장, 떠나! 악귀:(겁을 먹으며) 떠날께요. 제발, 신장은 부르지 말아요. 강보살은 악귀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동자신을 엄마처럼 안고 신당으로 향한다.
S# 17. 강보살의 신당(밤)
강보살은 동자신을 안고 신당안에 들어가 동자신에게 다정하게 말한다.
강보살: 동자야, 내가 동자의 엄마야. 동자신: 네? 강보살: 동자야, 이제 눈비 맞으면서 굶주림에 떨고 악귀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어. 낮에는 신당의 꽃속에 놀고, 맛있는 과자, 놀이개를 많이 사줄테이니 엄마하고 살아야 한다. 알았지, 동자야? 동자신: (기쁜듯)네. 강보살: 동자야, 엄마한테 영험한 점괘를 알려주어야 한다, 알았지? 엄마가 허공에 휘파람을 불면, 너는 점치러 온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를 눈깜짝할 사이에 다녀와서 엄마의 귀에 소곤소곤 알려주어야 한다. 동자야, 알았지? 응?
동자는 친엄마를 만난 듯 기뻐서 까르르 웃고는 신당의 붉은 조화속에 숨는다.
S# 18. 동- 신당(낮)
N: 강보살은 동자신과 접신한 후로부터 점치러 오는 사람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한국경제가 어려웁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아 말하면서도 강보살의 문앞에는 돈다발을 들고 점을 치러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점을 치러온 문복자들이 한 사람씩 강보살의 방에 들어가면 강보살은 신상 앞에 새빨간 방석에 앉아 무복을 입고서 방울을 흔들며 문복자에게 호통치듯 생년월시를 묻는다. 문복자는 죄인처럼 벌벌떤다. 하루는 30대 후반의 부인이 고급 양장을 하고 문복을 한다.
강보살(호통치듯)생년월시를 대! 여자:(송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아, 예…. 강보살:(허공에 휘파람을 불고는)우리 동자가 말하기를 당신은 앞으로 한달 안에 두 손에 쇠고랑차고 감방에 가겠다는데? 어찌하나? 여자:(깜짝 놀라며) 제가 죄지은 것이 없는데…. 강보살: 동자가 말하기를, 당신은 세 남자와 붙어먹고 있어! 본서방이 곧 쇠고랑을 채우게 돼! 여자; 어머, 무슨 말씀을 함부로 하세요. 저 그런 여자 아네요. 강보살:(픽 웃으며) 남편 말고 마씨, 문씨가 있다는데? 그나저나 감방가면 알거지가 된다는데 어찌하나? 여자:(사시나무 떨 듯 하며) 마씨, 문씨가 나와요? 어쩌나 감방에 가도 안되고, 알거지가 돼서도 안되는데…. 뭐 방법이 없을까요? 강보살:길은 하나가 있지. 동자에게 큰 돈을 바치면 문제가 해결되지. 하겠어? 여자:(체념한 듯) 소문 안나게 해주세요.
S# 19. 동-신당(밤)
연일 들이닥치는 문복자들, 거만해진 강보살, 돈다발이 쌓일수록 강보살은 신상에 기도하는 횟수가 적어지고, 동자에게조차 싸늘해진다. 혼자 방안에서 지폐다발을 방바닥에 수북히 쌓아놓고 미친 듯 홍소를 떠뜨리는 강보살. 홍소속에 지폐를 천정으로 부린다. 낙엽처럼 쏟아져 내리는 지폐들. 강보살의 머리, 어깨에도 지폐가 내려 앉는다. 강보살 너무도 흥겨워 지폐를 발로 밟으면서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을 흔들며 디스코를 춘다. 다시 방바닥에 주저앉아 지폐를 끌어 모우며 샐죽히 웃는다. 그 때 뇌리를 스치는 소리가 있다.
오보살(E): 신의 돈은 바람이야, 돈에 탐욕을 부리면 동자신은 떠나게 되지.
일순, 강보살, 돈다발을 놓고, 신상을 본다. 무섭게 강보살을 내려보는 신상의 눈들. 그러나, 강보살은 코웃음을 친다.
강보살(E):동자신만 있으면, 나는 호텔 사장도 할 수 있어. 연하의 미남 애인을 얼마던지 둘 수 있구, 히히히.
강보살, 다시 지폐를 허공에 뿌리며 미친 듯 홍소를 터뜨린다. 그 옆에서 슬프게 바라보는 동자신. 동자신은 실망한 듯 주루룩 눈물로 양볼을 적신다. 동자신은 방문 밖으로 나서 어두운 허공을 향해 애처롭게 '엄마-'를 부르면서 홀연히 사라진다.
S# 20. 전미숙의 집(방)
전미숙의 3살 먹은 아들이 원인모을 병에 누워있다. 눈을 감고 침대에 누워 신음하고 있다. 전미숙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전미숙(E):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아이는 왜 아플까? 용한 무당이라도 찾아볼까?
아이는 눈을 감은 채 헛소리를 한다.
아이:( 두 손을 들어 허우적대며) 형아, 나 안 따라갈테야. 전미숙;(깜짝 놀라며) 형이라니? 전미숙, 눈에 공포의 빛이 번진다.
S# 21. 강보살의 신당(낮)
무복을 입은 강보살, 방울을 요란하게 흔들고는 앞에 무릎꿇은 전미숙을 무섭게 노려본다. 시선을 피하기 급급한 전미숙의 모습. 강보살이 방울 흔들기를 마치고 쏘듯이 말한다.
강보살:우리 언제 만났지? 전미숙:(겁먹은 얼굴로) 3년전에 저에게 인연이 있다고 명함을 주셨지요. 강보살: 그 날, 되게 찡그리고 다니더구먼. 전미숙: 아, 예… 강보살: 시집은 갔지? 전미숙; 예. 강보살; 남편은 무슨 일을 하시나? 전미숙;해외지사에 근무해요. 강보살: 애로사항이 뭔가? 전미숙: 멀쩡했든 제아들 철수가 갑자기 병석에 누웠어요. 병원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강보살: 큰 굿을 해야 아이가 살아남겠어. 전미숙; 귀한 외아들이니 살려주세요. 강보살:(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이며) 이걸 좀 팍 써야 하는데…? 전미숙: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어요. 강보살; 암, 그래야지. 휼륭한 엄마구먼. 동자신에게 댁의 아이를 물어 보아야 하겠어.
강보살, 방울을 요란하게 흔들며 휘파람을 분다. 휘파람을 불던 강보살 당황한 얼굴이 되어 말한다.
강보살: 이상하네. 동자신이 말을 듣지를 않네.
S# 22. 강보살 신상 위 꽃.
동자신은 꿈에도 잊지 못하던 엄마가 신당을 찾아 뛸듯이 반가웠지만, 엄마는 정작 동자신은 까마득히 잊었다는 것을 깨닫고 신상 꽃 옆에서 울고 있다.
동자신:(E)그 아저씨의 말이 옳았어. 엄마는 나를 쓰레기로 버린거야….
동자신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며 전미숙을 저주스럽게 쳐다본다.
S# 23. 전미숙의 집(밤)
철수가 침대에 누워 있다. 전미숙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철수를 간호하다 지친 듯 침대를 의지하여 잠이 들었다. 깊은 수면에 빠진 철수. 철수의 꿈. 꿈속에 동자신이 찾아온다. 동자신, 다정하게 철수에게 말한다.
동자신: 나는 네 형이야. 철수: 형? 어디 살고 있어? 왜 우리와 함께 안 살어? 동자신:(증오의 눈빛이 되어) 엄마가 함께 못살게 했지. 철수: 엄마에게 말해서 형과 함께 살테야 동자신:(무서운 눈이 되어) 철수야, 형이 너에게 재미있는 곳에 데려가고 싶은데 따라올래? 철수:형, 나는 가고 싶지 않은데? 동자신:(무서운 얼굴이 되어) 형이 말하면 들어야지. 안듣다니! 너는 나쁜 동생이야! 너를 기어히 데려가겠어! 철수:(당황하여) 형, 왜 무서운 얼굴을 해? 동자신:(갑자기 손으로 철수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나는 쓰레기고, 너는 뭐지? 응?
S# 24. 동-방.
동생의 목을 두 손으로 사정없이 죄는 동자신의 무서운 얼굴, 질식할여 숨이 끊어질 듯 고통에 몸부림치는 철수.
철수:(숨이 막혀오며)형, 형, 살려줘. 동자신;(잔인하게)너도 나처럼 돼야 돼. 동자신은 동생의 목을 두 손으로 더욱 조인다.
철수, 질식하여 죽을 듯 몸부림을 친다.
S# 25. 동-방.
철수가 숨이 끊어질 듯 몸부림을 친다. 화들짝 잠에서 깨어나는 전미숙. 철수가 숨이 끊어지는 듯 싶자 철수를 부여안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비명을 지르는 엄마의 모습을 본 동자신, 순간, 마음이 약해져 철수의 목을 죄는 손을 푼다. 동자신, 전미숙을 원망스럽게 본다. 가까스로 숨통이 트인 철수는 두 손으로 목에 대고 눈을 감은 채 '형, 살려줘'소리를 내지른다. 전미숙은 공포어린 눈으로 철수를 안아 흔들며 말한다.
전미숙:(애타게)철수야, 정신차려? 형이라니 무슨 소리야? 철수:(가까스로 눈을 뜨고)엄마, 형이 와서 내목을 졸랐어. 함께 가자는 거야 전미숙: 형이 어딨어? 응? 철수: 잠자면 형이 찾아 와 목을 졸라. 전미숙:(어떤 생각에 빠진다)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전미숙은 울면서 철수를 꼬옥 껴안는다.
동자신, 전미숙과 철수를 원망스럽게 보며 스러진다.
S# 26. 강보살의 신당.
손님을 앞에 하고 방울을 흔들고 허공에 휘파람을 불어댄다. 응답이 없다. 눈을 크게 뜨고 보아도 동자신은 보이지 않는다. 신상 앞에 수북히 쌓인 돈만 보일 뿐이다. 눈을 감고 정신통일을 해도 동자신은 보이지 않는다. 방울을 흔들고, 징을 두두려보아도 동자신과 감응이 전혀 되지 않는다. 강보살, 손님에게 부끄러운 낯으로 변명한다.
강보살: 이상하네요. 동자신이 감응이 안되네요. 손님: (눈을 흘기며) 애초에 동자는 없는 것 아니에요?
S#27. 강보살의 대문.
영험한 동자신이 없는 사기꾼이라고 강보살에게 욕설을 퍼붓고 떠나는 손님들...
S#28. 강보살의 신당.
강보살, 분노초조하여 미친듯이 신상을 향해 방울을 흔들고, 징을 요란하게 쳐대며 외쳐 부른다.
강보살:(미친듯이) 동자야, 어디갔니? 제발 어서 돌아 와!
S# 29. 택시 안
전미숙이 철수와 함께 택시를 타고 강보살에게 가고 있다. 때마침 택시 안의 카스테레오에 나오는 뉴스소리가 들린다.
뉴스(라디오 앵커 오디오): 서울시 ○○○에 살고 있는 강○○라는 무속인은 동자신을 빙자하여 22세의 처녀에게 액풀이를 해준다고 속여 1억5천만원을 갈취하였고, 연이은 사기행각을 벌여 3년동안 17억 상당의 돈을 사기친 것으로 드러나 당국은 긴급 구속하여 여죄를 추궁중입니다. 당국에서는 피해자들이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뉴스에 아연해 하는 전미숙. 강보살의 집을 방문하여 확인하니 수색을 하였는가 방안에는 온통 잡동사니로 널려 있다. 전미숙 허탈해진 표정으로 철수와 함께 다시 택시에 오른다.
S# 30. 어느 사찰의 방
전미숙(N): 나는 그 날, 철수와 함께 근교의 사찰을 찾았다. 나는 처음보는 스님에게 나의 비밀을 털어 놓았다. 스님은 나에게 일체생명은 모두 부처라고 하시며, 생명의 외경을 깨우치었다. 스님은 영혼불멸을 말씀하시면서 나에게 과거 임신중절하면서 내가 버린 아이의 영혼을 위해 천도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동자신은 비명횡사를 원망하여 태어난 동생을 시기질투를 하여 동자신처럼 죽게 만들고, 부모를 원망하여 부모에게 빙의하여 각종 질병과 교툥사고 등을 유발시켜 부모에게 복수하려 한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다. 해원상생, 원한을 풀고 서로 사는 길은 진실한 영혼천도에 있다고 깨우쳐 주었다.
S# 31. 그 사찰의 법당(밤)
카메라 촛불에 비추이는 지장상과 십대명왕의 모습을 더듬어... 전미숙이 지장보살상 앞에 죽은 아이의 천도를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아이의 옷과 신발을 차려놓는다. 전미숙은 자신의 성을 따서 죽은 아이의 이름을 지어 위패에 적는다. 동자신의 위패 클로즈 업. 위패에 적힌 동자신의 이름, 전용철. 전미숙은 무릎꿇고 합장하여 울면서 지장보살을 부르며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 손수건으로 닦아도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 없다. 철수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사실, 이름도 없고, 형체도 없는 형을 향해 손모아 큰절을 한다.
전미숙:(흐느끼며) 아가야, 엄마의 죄를 용서해다오. 내가 너를 버리고 잊었구나. 아가야, , 내세에 우리 꼭 다시 만나 모자의 인연을 맺자. 그리고, 네 동생을 보살펴다오. 대자대비하옵신 지장보살님, 불쌍한 어린 영혼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여 주세요
끝내 전미숙은 동자신의 위패 앞에 통곡을 하고만다.
S# 32. 동- 법당.
육안으로 동자신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슬피우는 전미숙을 지켜보며 동자신은 슬피 운다.
S# 33. 전미숙의 집(밤)
잠든 전미숙. 전미숙의 꿈에 동자신이 찾아온다. 동자신은 전미숙을 향해 슬프게 웃는다.
동자신: 엄마, 나 이제 멀리 갈거야. 전미숙;(울음을 터뜨리며) 아가야, 어디로 가니? 동자신: 부처님하고 살거야. 전미숙: 아가야, 정말 미안하다. 내세에는 꼭 모자의 인연을 맺자.
동자신 슬프게 웃는다. 아가, 떠나가는 동자신을 안으려고 전미순이 다가섰지만. 동자신은 연기처럼 안기지 않는다. 아가야, 전미숙이 불렀을 때, 동자신은 슬픈 미소속에 손을 흔들며 점점점 작아지며 아득히 사라져간다.
S#34. 어느 산부인과 병원 앞.
자막(T); 2004년, 6월 7월1일.
미모의 처녀가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랫배가 아픈 듯 두 손으로 배를 감싸고 나온다. 그녀는 황급히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는 도망치듯 병원을 빠져 나온다. 한적한 곳에 이르자 미모의 처녀는 핸드폰을 통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는 '야, 나쁜놈아!' 욕설을 퍼붓는다. 그녀는 핸드폰에다 한 껏 욕설을 퍼붓고 아픈 배를 안고 택시에 오른다.
S#35. 그녀의 집(밤) 그녀는 황급히 자신의 집, 방에 들어가 침대에 쓰러지며 숨죽여 흐느낀다.
S#36. 동-그녀의 집 대문(밤).
대문앞에는 푸른 인광의 동자신이 나타나 울면서 안타깝게 엄마의 방쪽을 응시한다.어둠속 황량한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고.... 바람결에 들려오는 흐느끼며 애처로운 음성...
동자신;(에코) 엄마아-, 나야, 문 좀 열어 줘. 엄마-, .... 의 애처로운 어린애의 음성이 고조되고...…
S#37. 인서트 1.
증오의 동자신의 모습, 동자신에 의해 아이가 목졸려 죽는 모습.
S#38. 인서트 2.
증오의 동자신의 모습, 동자신의 저주로 인해 교통사고로 구급차에 실려 경보음과, 경광등을 번쩍이며 어둠속을 질주하는 구급차의 모습.
S#39. 밤.
푸른 인광의 동자신이 홀로 눈과 비속에 헤메며 엄마를 부르면서 애통하게 울고 있는 모습. 슬픈 음악과 함께 자막이 떠오른다.
자막: 우리는 순간의 쾌락의 산물로 고귀한 새생명을 쓰레기 처럼 버려서는 안된다. 또 생명의 꽃을 피우지 못한 동자신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과는 반드시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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