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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 저학년 운문(시) 장원
작품명 : 똥
이름 : 안현우
학교 : 영운초등학교 3학년 3반
우리 아빠 똥은
검정똥
우리엄마 똥은
핑크똥
변기에서 냇물이 되고
우리 언니 똥은
하늘똥
변기 안에서 하늘 그림자 된다.
내 똥은
노랑똥
민들레 키우는 건강한 똥
어라
변기에 모인 똥이
무지개 똥되었네
초등부 고학년 운문(시) 장원
작품명 : 휴지
이름 : 권수빈
학교 : 신명초등학교 6학년 3반
나무는 엄마다.
그 넓은 품으로
감싸 안아 줄때면
잔잔한 울림이 전해온다.
주어도 주어도 다 못 줌을
늘 안타까워 한다.
마지막 순간 까지도.
제몸 도려내
얇디 얇은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 부드러움에
엄마의 따스한 손길이 전해진다.
늘 내곁에서
찢겨지고, 구겨져도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다.
늘 나무와 같은 마음으로
중등부 운문(시)
해당없음
고등부 운문(시) 장원
작품명 : 화차(꽃바퀴)
이름 : 사예린
학교 : 한일여자고등학교 3학년 2반
벚꽃이 지고 철쭉이 핀다.
갯버들, 산수유, 매화, 목련, 진달래로부터
수 만 가지의 갈망이 터져나온다.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은 함성이 쏟아질 때
계주가 시작된다. 일시는 태고부터 종말까지
봉오리는 어느새
든든한 꽃바퀴가 되어
들판을 질주하고,
지난 자리마다 발자국 마냥 봄이 깔린다.
경기는 끝나지 않는다, 아무도 떠나지 않는다.
벚꽃이 지면 철쭉이 된다.
대학.일반부 운문(시) 장원
작품명 : 어머니의 혀
이름 : 이상화
주소 : 김해시 삼방동 화인아파트 102동 1106호
그녀는 남편도 없고
자식들과도 떨어져 혼자 늙었다
하얗게 헝클어진 머리와
늦가을 바싹마른 낙엽같은 손
노인이 가진 거라곤 온새미로 혀밖에 없다
바람새는 이 사이로 나오는 옛 이야기
귀 기울이는 사람 아무도 없지만
그 혀 끝에는 찬란한 여정이 남아있다
누군가의 아내였고, 누군가에게는 위대한 어머니셨다
씹은 밥 혀로 넘겨 먹여 키운 자식들이었고
그 겨울 주머니 쌈짓돈도 다 그녀의 말주변 덕이었다
지금은
작은 조반상에 혼자 앉아
마른 혀로, 가진 것의 전부인 그 혀로
노인은 밥을 먹는다
옛 이야기 하지 않지만
그 혀 끝은 아직까지도 아름다움을 안다
모든 어머니의 혀는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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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 저학년 운문(시조)
해당없음
초등부 고학년 운문(시조)
해당없음
중등부 운문(시조) 장원
작품명 : 빨대
이름 : 박소연
학교 : 분성중학교 3학년 5반
영원 같은 침묵 속 순백의 통로 지나
복도 끝 208호 익숙한 이름 하나
그곳에 알콜솜처럼 누워 계신 할머니
물 한모금 넘기기 힘드신 할머니께
빨대는 할머니의 희망이자 생명선
할머닌 빨대를 통해 세상을 마신다.
고등부 운문(시조) 장원
작품명 : 비상구
이름 : 김정태
학교 : 신목고등학교 2학년 9반
꽃물같은 그리움이 또아리를 트는 날
물 젖은 구름이 밀려오는 것만 보아도
가슴이 자꾸 시려와 무작정 나선 길
길섶에 들꽃들이 물기를 털어내며
나직한 웃음으로 신록을 노래하고
개울물 찰랑이면서 낮은 곳을 내딛는다.
지척을 분간못해 온갖 것 트집잡던
방황하는 날들을 이제는 지우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비상구를 열었다.
대학.일반부 운문(시조) 장원
작품명 : 혀
이름 : 김경현
주소 : 서울 양천구 신청6동 목동 신시가지 3단지 아파트 1307동 1503호
외삼촌의 젊은 날은 곰팡이 핀 지하 셋방
물먹은 장판 바닥에 몸을 뉘고 바라보면
촉수를 더듬거리는 곤충들이 몰려다닌다.
현기증에 손발을 까딱할 수 없어도
입사면접 가는 아침 혀 밑의 다짐들을
창문의 햇빛을 당겨 시처럼 되뇌이신다.
결국엔 버려질 이력서를 다시 쓰고
우체국에 포차처럼 놓아주고 돌아올 때
만발한 나무를 보며 혀를 깨물은 외삼촌.
객기조차 부리지 못한 피 끓는 패기가
봄볕을 가슴에 듬뿍 받아 안은 듯
마음 문 열어놓은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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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부 저학년 산문 장원
작품명 : 소중한 똥
이름 : 김민서
학교 : 석봉초등학교 2학년 7반
작년 추석에 할아버지 댁에 갔다.
“엄마, 화장실에 어떻게 가요?”
오빠와 나는 할아버지 댁에만 가면 걱정이다. 할아버지 댁 화장실은 네모난 나무에 가운데만 구멍이 펑 뚫려 있다. 그 위에 다리를 양 옆으로 올리고 쪼그려 앉아 똥을 누어야 한다.
나는 똥을 누면 내 몸으로 다시 올라 올까봐 무서워한다. 그리고 냄새도 코와 눈이 아플 정도로 심하게 나서 끔찍하다. 벌레도 꿈틀 꿈틀 기어 나오고... ...
나와 오빠는 화장실 가는 것이 귀신보다 무서워 할아버지 댁에 가끔은 가기가 싫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댁의 화장실이 우리집같이 수세식으로 바뀌었다.
“우와! 멋지다!”
오빠와 나는 기뻐 팔짝팔짝 뛰었다.
“너희들 때문에 바꾸었다.”
할아버지는 그냥 웃으셨다.
“할아버지, 이제 거름은요?”
“닭똥을 일어 쓰면 된다!”
할아버지께서는 키우던 소를 팔고
그곳에 우리를 위해 화장실을 지었다. 소똥도 없고 우리 똥도 없어 퇴비가 걱정이었는데 닭똥을 얻어 쓰기로 하셨다고 한다. 나는 똥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초등부 고학년 산문 장원
작품명 : 슬퍼하는 휴지들
이름 : 김수현
학교 : 봉명초등학교 4학년 7반
휴지의 종류에는 두루마리 휴지, 티슈 등 많은 휴지들이 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휴지를 생명이 없다고 낭비하고 소중한 나무를 잘라 만든 이 휴지를 함부로 길에 버린다.
휴지들을 아끼는 방법을 사람들은 알면서도 하지 않는다. 휴지들도 한때는 생명이었다.
사람들을 위해서 사람들의 입도 닦아주고, 많은 것들을 해 주니, 사람들은 휴지 없이는 살아가지 못한다. 휴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아야 하고, 휴지 없이 생활해 보아야 휴지의 소중함을 알 것이다. 이 조그만 휴지를 아끼는 것도 환경지킴이이고 나무를 사랑하는 행동이고 어린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휴지는 어린아이들이 장난으로 뜯어버리는 것 까지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소중하다. 휴지를 필요 없으면서 버리고, 뜯고 낭비하지 못하게 헌법으로 정해야 한다. 휴지는 장난감이 아니라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하게 도와준다는 걸 사람들은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휴지는 작지만 많은 휴지들이 모이면 큰 휴지뭉치가 되므로 그것들을 낭비하면 그 큰 휴지뭉치와 나무 한그루를 우리는 낭비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휴지의 입장을 생각해 보자. 열심히 어떤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길에 버려지는 취급을 받으면 우리는 슬플 것이다. 마찬가지로 후지들도 슬퍼 할 것이다. 우리도 아까 도움을 받았는데도 나쁜 취급 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한테 관대한 것처럼 휴지한테도 자기 자신을 대하는 것처럼 관대해져야 한다. 사람들은 휴지를 떼면 두겹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한 겹을 쓰고 나면 그 나머지 겹은 낭비된다. 휴지를 두껍게 하려고 만들어 진 것이지 휴지를 낭비하라고, 보고 버리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꼴들을 당하고 있는 휴지들은 얼마나 슬플까? 사람들은 아무리 겉은 멋 부리고 이쁘게 해 다녀도 속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악마와 다름없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운 생각이 들고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해 주는 나무와 휴지들에게 감사하다. 사람들도 나처럼 휴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휴지를 아껴 쓰면 휴지들은 절대 슬프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우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휴지들아, 내가 참 너희들에게 고맙다. 사람들이 널 깔보고 괄시하고 똥 취급해서 괴롭고 사람들이 원망스러웠지? 하지만 이젠 걱정하지 마. 이젠 사람들이 휴지를 아끼고 낭비하지 않을 거야. 휴지가 말을 해 싫다는 표현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중등부 산문 장원
작품명 : 스마트 폰이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
이름 : 서민주
학교 : 서울 미성중학교 3학년 1반
“로드, 어서 결정을 내리시지요.”
아직 젊지만 자상하고 신중한 성품의 로드는 쉽게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이제, 이 별은 더 이상의 희망이 없습니다. 로드.”
충직하지만 완고한 장관은 로드의 망설임이 소용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장관, 이 별을 보시오.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꽃을 피우고 강이 흐르며 무엇보다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있소.”
“로드시여. 선대 로드부터 대대로 얼마나 이 지구라는 별을 특별히 사랑하고 아끼셨는지 제가 모를 리가 없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제 이 지구라는 별은 어차피 자멸할 것입니다.
모든 종이와 연필들은 사라지고 인류는 이제 글씨도 직접 쓸 줄도 모르고 그림 또한 그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모든 생활은 스마트 폰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보지 않고 자라난 아이들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교과서도, 숙제도, 일기도, 스마트 폰으로 해결하는 인류에게 더 이상 희망을 갖기 마시기 바랍니다.”
로드는 알고 있었다. 태양을 중심으로 9개의 행성에 생명체를 살게 하고자 했던 조상 로드들의 따뜻한 마음들을...
그러나 생명을 꽃 피운 건 오로지 지구 하나였고 그나마 인류는 급기야 명왕성을 별 취급 하지도 않게 되었다.
인류는 과학을 급속도로 발전시키더니 결국엔 모든 생활을 스마트 폰으로 하게 되어 그들의 정서는 이미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져 있었고, 애완동물조차 스마트 폰 속의 가상 동물들을 키우고 있었다. 그래서 지구를 관리하던 그들은 차라리 새로운 별을 찾아 새로운 인류를 탄생시키는 것이 오히려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수천억 개씩 생산되는 스마트 폰으로 인해 쓰레기 문제 또한 심각했다. 심사숙고하던 로드가 장관에게 말했다.
“장관, 만약에 말이오. 스마트 폰 없이 꽃과 나무를 그릴 수 있는 아이가 있다면 우리가 지구라는 별을 포기하지 않아도 될까요...”
장관은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 아이가 있을 리도 없을 것 같았고, 있다고 한들 그들이 다시 종이와 연필을 사용할 것인가...
하지만 젊고 총명한 로드의 성품을 헤아린 장관은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좋습니다. 로드. 마지막입니다.”
지구의 본부에 있는 로드의 부하들은 온 지구에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종이와 연필을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자란 인류는 사태의 심각성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든 걸 포기할 때 쯤, 여덟 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가방을 메고 본부를 찾아왔다. 부하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모든 게 스마트 폰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인류에겐 가방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가방 속에는 더욱 더 놀라운 것이 들어있었다.
연필과 종이, 색연필과 크레파스였다.
“아니! 어떻게 이게 남아 있었지? 이거 어디서 났니?”
아이는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아, 이거요. 저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언젠간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며 물려주신 거예요.”
라며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럼, 꽃과 나무를 그릴 수 있겠니?”
“그럼요. 저희 집엔 그림책이랑 동화책도 아주 많거든요!”
부하들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그들도 굳이 지구를 파괴하고 싶진 않았다. 아이는 삐뚤삐뚤하지만 스마트 폰을 보지 않고도 꽃과 나무를 정성스레 그렸다. 색연필과 크레파스로 색칠까지 하니 다시 예전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돌아온 것 같았다.
모든 상황을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던 로드와 장관은 미소 지었다.
“아직 지구에는 희망이 있군요...”
다음 날, 모든 신문들은 이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사람들은 다시 종이와 연필을 만들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교과서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스마트 폰은 이제 그냥 ⌜아주 편한 휴대전화⌟가 되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게 되었다. 인류는 직접 알아가게 되었다.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아이들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고등부 산문 장원
작품명 : 바퀴
이름 : 한소양
학교 : 경원고등학교 1학년 8반
봄날 산과 들이 적막하다. 푸른 잎이 조용조용 기지개를 펴는 소리가 들려올 듯한데
아무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맘때면 꽃들이 살그머니 망울을 터트릴텐데 그 마저도 잠잠하다. 산을 오르며 늦게 온 봄을 탓한다.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
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게 내버려 두라며 심술을 부리다 혹시나 해서 올라온 산인데 벌써부터 괜히 왔다는 후회가 밀려온다. 엄마의 탄성은 벌써 요란스럽다.
“어머, 얘! 이 나무 좀 봐. 지난 겨울에 죽어간다고 생각했는데 가지 끝에 눈이 달렸구나. 기특하다 어쩜 지난 겨울은 춥고 또 눈도 많았잖니.”
엄마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난 이유 없이 짜증이 난다. 끊임없이 이어진 계단이 오늘은 더 높아 보인다. 한 시간 거리라지만 계단 끝으로 이어진 정상은 멀기만 하다. 점점 싫어진다.. 왜 올라야 하는지 목적이 사라진 지금은 더 그렇다. 주변의 나무며 바람도 이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마음이 그래서 인지 땀은 더 쏟아진다. 왜 따라왔는지 아침잠을 깨운 엄마가 더 짜증스럽다.
한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 정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심호흡을 하며 도시를 내려다 봐도 마찬가지다. 내려가야 할 계단뿐, 더 쓸쓸했다. 봄바람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그런데 이게 무엇이지? 엉덩이를 밀어내는 힘이 제법 우렁차다.
뭘까 싶어 살짝 일어나보니 이름 모를 꽃들이다. 그 옆에는 풀잎들도 있다. 앙증맞은 그들의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나왔다. 하마터면 이제 깨어나는 그들을 짖눌려 버릴 뻔 하지 았는가. 갑자기 주변이 소란해진다.
영차 영차 땅을 밀고 올라오는 소리, 땀을 씻는 소리,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꽃눈과 잎눈의 소리들, 귀에 들려오는 그들의 소리에 난 잠시 혼란스러웠다.
겨울 내내 그들은 무엇을 했던 걸까. 새봄을 위한 준비들, 땅을 뚫고 나뭇가지 끝에 매달려 봄날을 위해 숨죽여 기다려왔던 걸까. 그들의 끈질기게 이어온 삶의 바퀴가 숭고하다. 봄을 맞이한 그들은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다시 다음해 봄을 기다려 몸을 숨기는 일 년의 인생바퀴가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내가 그들을 만나러 올라온 길처럼 힘겨웠을까? 나는 씨익 웃으며 이제 내려갈 채비를 했다. 올라온 길보다 내려가는 길은 좀 더 쉽겠지. 그러나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새봄에 피어나는 저 생명의 인생바퀴처럼 이것뿐일까. 그래 처음은 언제나 어렵고 짜증은 나겠지. 이유를 알 수 없어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찬란한 여름도 있겠지만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쓸쓸한 가을도 있겠지.
그게 삶의 바퀴가 아닐까. 한 발자욱씩 걷다보면 마음속으로부터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봄이고 내가 오늘 만난 생명들처럼 좀 더 활기차게 내 바퀴를 굴러가야지 여름은 더 아름답겠지. 가을이 되면 좀 더 겸손하게 받아드릴 수도 있어야겠다.
산을 내려오며 내 바퀴는 점점 더 단단해졌다.
대학.일반부 산문 장원
작품명 : 입에 혀같이
이름 : 김은주
주소 : 김해시 외동 한국 2차 아파트 307동 903호
“우리 며느리는 내한테 입에 세 처럼 참 잘함더.”
어떤 사람을 만나도 어머니는 서슴치 않고 이 못난 며느리를 소개하신다.
“입에 세 같이”
이 말씀을 들으면 뭔가 묵직한 돌덩이가 가슴에 달리는 느낌이다.
물론 며느리를 아끼고 자랑스러워 하시는 말씀인지는 익히 알지만 친정 부모님, 시어머님 모두가 안 울타리다 싶을 만큼 옹기종기 모여 사는 나로서는 이 말씀이 참 부끄럽고 부담스럽다. 얼마나 어떻게 해야 이 말씀에 부응하는 며느리고 딸일 수 있을까?
우리는 세치 혀로 많은 일들을 한다. 맛난 음식도 먹을 수 있고, 칭찬⦁험담⦁투정 등의 말로는 맘을 풀어 낼 수 도 있으며, 내가 좋아하는 신승훈의 사랑노래도 맘껏 부를 수 있다. 또한 이 사이에 낀 음식물을 구석구석 제거할 수도 있고 마른 입술에 촉촉이 침을 발라주기도 한다.
바로 이런 존재와 같은 며느리와 딸!
어머니가 자랑삼아 해 주시는 이 말씀에 나는 순간 기분이 우쭐하기도 했지만 이 말의 무게는 나를 항상 돌아보게 한다. 입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유연함과 쉴새없이 움직이는 부지런함과 입 밖으로 불쑥 내밀지 않는 겸손함까지 갖춘 혀를 닮아 가려면 나는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부모는 자식을 키울 때 입에 혀가 아니라 속을 다 빼줄 정도로 키우셨는데 자식들은 부모님께 조금 잘 해도 부모님들은 이런 비유까지 들어 칭찬해 주시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병원에 계신 친정엄마에게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께 혼자 식사하시는 시어머니께 오늘도 밝은 목소리로 전화 드리고 웃는 얼굴로 찾아 뵐 수 있는 그런 내가 되기 위해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 본다.
은주야! 20년 동안 며느리로 살아오면서 서운하고 아팠던 것은 모두 훌훌 털어버리고 남은 20년을 입에 혀처럼은 못 되더라도 언제라도 손 뻗으면 잡아 드릴 수 있는 그런 며느리로 살아보자.
은주야! 48년을 막내딸로 살아오면서 받은 사랑을 팔순 넘은 노부모님께 마음을 담아 돌려드리자. 투정부리지 말고!
내게 주셨던 칭찬이 부끄럽지 않도록 살아보렴!
먼 훗날 내게도 그런 자식이 곁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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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7회 가야문화축제 김해문인협회 주관 전국 백일장 심사평
초등 저학년 운문
전반적으로 고른 작품 수준이었다. 주제의 전달 방법이나 표현력이 풍부하여 읽는 동안 즐겁게 만들었다. 특히 장원 작품은 변기 속에서 똥을 무지개로 표현한 것이 좋아서 장원으로 뽑는데 심사위원들의 일치를 보았다.
초등 저학년 산문
저학년 아동답게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면서 가급적 문법에 맞게 쓴 작품을 선정하였다.
초등 고학년 산문
문학은 주체가 대상의 이면의 본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작품을 쓰는 태도는 글쓴이의 내면 세계를 각자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우리 어린 학생들의 작품 속에서 대상 작품은 문학성이 뛰어나고 내면세계의 생각과 느낌이 새로웠다.
앞으로 문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기대된다.
중등부 운문
응모작의 수준 평가는 모호하다고 할 수 있다. 단 시간에 시제에 맞는 작품의 기대가 조금 못 미친다고 해도 열심히 응모한 학생들의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최민주의 “빨대” 를 읽으며 기발한 상상력에 장원을 정하고 싶었지만, 문장의 미흡함과 전개의 허점으로 차상으로 정하였다.
봄날 백일장에 참가한 모든 학생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생각하면 더 많은 참가상을 보내주고 싶다.
중등 산문
대부분의 글들이 스마트 폰에 대해 주로 설명식의 글이 많았고 문학적 형상화를 한 산문적 글쓰기가 부족했다.
심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참여 인원도 적었고 눈에 띄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 장원의 작품은 상상력과 문학성이 가미되어 뽑았다. 중학생의 작품이라고 믿기에는 구성의 흐름과 내용이 눈에 띄었다. “스마트 폰이여, 본인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제목과 내용의 호흡이 잘 맞았다.
중등 시조
많은 작품이 아니었다. 단 3편이 작품이 모두가 돋보여 내내 즐거웠다. 특히 ‘빨대’를 쓴 분성중학교 3학년 박소연 학생은 병원 중환자실에 힘겹게 누워서 사경을 헤매는 할머니를 그렸다.
평소 병원에 병문안 자주 가는 효녀 손녀가 208호실에 알콜솜처럼 누워 계신 할머니를 뵙고 물 한 모금 넘기기 힘드신 할머니가 빨대는 생명선이고 세상과의 통로로 승화시켜 나갔다.
이 작품을 통해 작은 문학 소녀의 큰 희망을 엿볼 수 있어 지금도 행복하다.
초등 고학년 시
주어진 짧은 시간에 제재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대체적으로 돋보였다. ‘공’에 대한 사유의 진행이 다소 평범했다면 ‘휴지’에 대한 시상 전개는 창의적인 면이 번득였다. 올해의 작품이 일정 수준을 상회하는 것이 많아 심사위원끼리 많은 논의를 했다. 특히 장원작은 휴지의 근원이 나무이고 그것이 이른바 ‘아낌없이 주는 무한한 사랑’으로 공통성이 있음을 적절히 비유한 것은 수작이었다. 누군가의 첨삭을 의심할 만큼 탁월한 재능이 앞으로의 큰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를 기원한다.
초등 고학년 시조
시조 응모 작품 자체가 단 두 편이라 선정하기에는 참 수월했다. 그나마 차상으로 선별한 작품이 있어 다행이었다. 앞으로의 많은 응모작을 기대한다.
고등부 운문
고등부 운문은 ‘비상구’와 ‘바퀴’라는 제목으로 시 쓰기에 접근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시를 풀어가는 실력들이 만만치가 않았다. 한일 여고 사예린 양이 쓴 ‘화차’는 철철이 피고 지는 꽃을 바퀴에 비유해서 봤다는게 기발하고 참신한 상상력이었다. ‘봉오리는 어느새 든든한 꽃바퀴가 되어’ ‘들판을 질주하고’ ‘지난 자리 마다 발자국 마냥 봄이 깔린다.’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벚꽃이 지면 철쭉이 핀다.’ ‘피고 지는 꽃을 통해 살아 있음과 죽음의 깊은 통찰과 윤회로까지 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 앞으로의 가능성으로 충분하다 여기어 ’화차‘를 장원으로 뽑기로 일치를 봤다.
고등 시조 평 없음
고등부 산문
예년에 비해 작품의 수준은 향상되었다. 심사 기준은 문학성과 진정성이었다. 보여주기 위한 글보다는 내면 성찰이 있는 글이 더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폰이 난무하다고 걱정하는 시대에 살아있는 감성이 어른들의 우려를 내려놓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김해 문협에서 해마다 주최하고 노력한 백일장과 찾아가는 백일장 행사가 지역의 문학 수준을 높이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보여진다.
대학, 일반 산문 심사평
이번 백일장 대학, 일반부의 주제는 혀와 분기점이다. 작품은 각각 절반 정도였다. 사실 이런 백일장에 대학, 일반부의 참가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렇게 함께하여 글쓰기에 전념해주신 참가자 분들게 감사드린다.
장원으로 김은주님의 ‘입에 혀같이’를 뽑는다. 각박한 오늘을 살아가는 주부의 아름다운 마음가짐이 잘 드러나 있다. 문체도 수수하고 막힘없이 읽힌다. ‘입에 세’라는 경상도 사투리의 속담을 과감히 표현한 점도 눈에 띄었다. 차하로 선에 든 오오타 시오리 님의 글도 마음에 남았다. 일본인으로 우리나라로 시집와서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데 잘 적응해나가면서 우리 한글을 배워 백일장에 참석하였다는 사실이 문학성을 논하기 전에 감동을 주며 마음을 움직였다.
다른 참가자분들께도 입상의 기쁨을 전하면서 좀 더 정진하시기를 기대해본다.
대학, 일반 시조
시조라 하면 대부분 옛 시조를 떠올리는 것이 다반사다. 좀 고리타분하다는 등 막말로 노친네들의 여기 정도로 여기기 쉽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시로서 시조는 현대시 못지않게 뛰어난 시도 많다. 이때의 시는 詩가 아니라 時다. 그 시대성을 노래하고 아픔을 공유하지 못한다면 時調가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장원을 한 김경현씨의 작품 ‘혀’는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인 청년 실업을 리얼하게 잘 표현하였다.
아울러 시조의 걸음걸이가 리듬감을 잘 살려내어 가일층 멋이 난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시어의 합축과 비유가 더 깊어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차상, 장려 하신 분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좋은 작품을 오래오래 입에 굴려 그 걸음걸이가 활기차고 ‘시대의 눈’을 살아있게 그려주시길 바란다.
대학 일반 시
대학, 일반부 시제는 혀와 분기점이었다.
시제의 일상성 속에 좋은 작품을 기대하였으나 그렇지 못함에 아쉬움을 더한다. 그러나 예전과는 달리 대학생들의 참여가 두르러져 글쓰기에 큰 희망이 보이기도 한다.
장원작인 어머니의 혀는 누군가의 아내였고, 누군가의 어머니인 홀로 늙어가는 마른 혀의 노인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지금의 사회 모습에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킨다.
부문별 심사위원:
부문별 심사위원:
초등저 - 김용웅. 양민주. 류현옥. 최경화. 권경식. 김말순.
초등고 - 정보암. 남승열. 강평원. 윤수환. 변정원. 곽송자.
중등 - 이동배. 이윤영. 김경희. 박지현. 이한다. 하영란.
고등 - 김우정. 김지은. 이경미. 윤주희. 박수현. 석명희.
대학 ․ 일반 - 이병관. 손영자. 김용권. 장정희. 김미희.
첫댓글 송인필 선생님,,,백일장 행사 신경쓰시느라 점심식사도 제대로 못하시는거 같은데... 분주히 움직이시느라 몸살이나 안 나셨는지요? 우와~~초등부 저학년 장원작에 자꾸 눈길이 갑니다!! 저도 대학, 일반부 심사를 봤었는데요~ㅎㅎ^^오랜만에 참석한 백일장 행사장에서, 심사장에서 오히려 저 개인적으로 참 많은 것을 느꼈던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그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날들을 고생하신 문협 임원진님들의 노고와 그 하루 함께 한 사람들과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시를 읽고 생각하는 즐거움의 뒷편에는 제 자신도 좀 더 분발해야 겠다는 반성의 시간도 함께 가지면서 나름 숙연한 시간들이었습니다 .김해문협^^ 화이팅!!
장시인님 감사합니다. 바쁜 중에 와주신줄 잘 압니다. 덕분에 더욱 알찬 행사가 되었습니다. 고운 봄길 건너십시오.^^
송부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문협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석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양민주 부회장님의 소리없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함께 해주신모든 회원님, 참가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입상자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심사에 참석하신 선생님들의 많은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따뜻한 맘에 고개숙입니다.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이 많은 작품을 워드로 작성해, 다시 틀린 것 있나 없나 미간 찌푸리며 들여다 봤을 님을 생각하니...고맙고 감사합니다. 담에 만나면 제가 마실 술 잔...기꺼이 드리리라...^^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모두 함께 마음 모아준 덕분입니다. 봄이 이울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