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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214 (월)
- 동백나무-산동백-쪽동백 : 동백이라 불리는 나무들
- 알듯 말듯 한 식물들 (25) - 식물이야기 (122)
오늘은 “동백”이라는 말이 붙는 나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전에 <동백나무>와 <산동백>이라고도 부르는 <생강나무>에 대하여 아인학당에
올린 적이 있는데, 오늘은 거기에 더하여 새로이 <쪽동백>에 대하여
추가로 올립니다.
*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고, 산동백(생강나무)는 녹나무과에 속하며
쪽동백나무는 때죽나무과에 속합니다.
* 동백나무는 일반적으로 붉은 꽃을 피우고, 생강나무는 노란 꽃을 피우며
쪽동백나무는 흰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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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백나무
< 선운사 동구(禪雲寺 洞口) > - 미당 서정주 (未堂 徐廷柱)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 시들어 쭈그러진 작년 동백과 막걸리 집 여자의 교묘한 상상으로
언제 읽어도 한참을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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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冬柏)나무>는 “차나무 과”에 속하는데,
실제로 잎이나 꽃이 차나무의 그것들과 비슷합니다.
* “동백(冬柏)“은 다른 한자로 ”冬栢“이라고도 씁니다.
- 동백은 불리는 이름도 무척 많아서 차나무와 비슷하다 하여 “산다(山茶)”,
“산다수(山茶樹)”, ”산다목(山茶木)“ 그리고 ”궁분다(宮粉茶)“, ”포주화(包珠花)“,
”춘학단(椿鶴丹)“, ”만다라수(蔓陀羅樹)“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 이를 중국에서는 “해홍화(海紅花)”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춘(椿)”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그리고 꽃은 “산다화(山茶花)”, 열매는 “산다과(山茶果)”라고 부릅니다.
- 동백나무는 남쪽 섬 지방에서는 12월부터 꽃이 피어서 1월이면 한창이고 자생지
중에 가장 북쪽인 서해의 “대청도”나 육지 쪽 고창 “선운사” 등에서는 4월에
만개하는데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 동백꽃을 “겨울 꽃“이냐 ”봄꽃“이냐 따지는
분들이 계신데, 한자이름이 ”동백(冬柏)“이니 우리 옛사람들은 겨울 꽃으로
생각해 왔고 또 우리도 그렇게 생각하니 겨울 꽃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 그래서 계절에 따라 ”동백(冬柏)“, ”춘백(春柏)“과 같이 구분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 동백은 서해안에서는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까지 자라고 동해안에서는
"울릉도“에서도 볼 수 있는데 여기까지가 자생지로서는 지구에서
가장 북쪽한계라고 합니다.
- 또 육지에서는 바닷가로는 충남 서산, 내륙으로는 전북 고창군 선운사,
전남구례군 화엄사 까지가 북방한계로 보고 있습니다만 요즘은 중부지방에서도
발견되기도 합니다.
- 동백은 잎이 두껍고 반들반들 빛나고 또 동백꽃은 원래 붉은 꽃 이외에도
흰 동백, 분홍 동백만 있었는데 요즘 원예종으로 많은 종류를 만들어 내어서
“노란 동백”도 생겼으며 홑꽃이외에도 겹꽃도 만들어졌습니다.
- 지금이야 화분에 심어서 북쪽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귀하게 여겼는데 자생지들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많습니다.
- 즉, 옹진군 대청도 동백이 동백나무 자생 북한지(北限地)로 천연기념물 제66호,
서천군 마량리 동백정의 동백이 제169호, 고창군 선운사 동백이 제184호,
거제시 학동 동백 숲이 제233호, 강진군 다산초당 뒤의 백련사 동백 숲이
제151호 등이 있고
- 또 동백이 유명한 곳으로는 여수시 오동도, 돌산도, 완도군 보길도,
울산시 동백섬 등등 매우 많은데, 이 중에서 여수 돌산도 동백림의
수령 500년생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노거수(老巨樹)로 알려져 있습니다.
- 그런데 여러분들은 동백꽃이 지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빨간 꽃이 시들지도 않은 채 그대로 뚝 뚝 떨어져서 어떻게 보면 좀 처연한
느낌인데, 어떤 분들은 이 모습을 죽을 때 추접스러운 꼴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장 극적인 아름다움이라고도 말하기도 하지만,
- 그러나 제주도나 일본에서는 이를 불길하다고 생각한다는데 즉, 제주도에서는
이를 목이 잘려 사형을 당하는 인상이라고 느끼며 또 이 나무를 집안에 심으면
도둑이 든다고 하여 꺼렸다고 합니다.
- 그래서 동백은 세 번 핀다고들 말합니다.
즉, 먼저 나무에서 활짝 피고, 다음은 꽃송이 째로 떨어져 빨간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낙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인의 가슴 속에 핀다고들 말하는데,
- 어떤 사람은 빨간 동백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땅바닥에 떨어져
융단 같은 모습을 보일 때라고도 말합니다.
* 이렇게 꽃이 통째로 뚝 뚝 떨어지는 꽃으로는 쪽동백, 모란, 무궁화, 나팔꽃,
개나리, 백합, 물봉선, 호박꽃, 만수국(메리골드) 등등이 있는데
이들 중에서는 역시 동백꽃이 가장 멋있게 뚝뚝 떨어집니다.
- 동백의 꽃말은 “겸손한 마음”,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합니다.
- 그런데 동백나무를 얘기하면서 꼭 알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조매화(鳥媒花)”
라는 것입니다. “조매화”라는 것은 “수분(受粉) = 꽃가루받이”를 하는데
바람이나 벌, 나비 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새의 힘을 빌리는 꽃을
말합니다.
- 크고 화려한 꽃이 많은 열대지방에서는 조매화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의
“조매화”로는 동백꽃이 유일한데 이새의 이름은 “동박새”입니다.
- 동백꽃에는 꿀이 많은데 곤충이 활동하지 않는 계절에 꽃을 피우므로
녹색, 황색, 백색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작은 “동박새”가 그 일을 하는데
동박새는 작은 곤충도 잡아먹기는 하지만 동백꽃의 꿀과 또 그 열매가 맺으면
열매도 먹는 새로서 동백꽃과 동박새는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즉, “공생관계”라고 봐야겠습니다.
- 동백나무는 용도가 매우 많습니다.
- 잎과 꽃(山茶花)은 약으로 쓰는데 지혈작용이 좋아서 멍든 피를 풀거나 하혈,
월경과다, 산후출혈 그리고 화상이나 타박상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 또한 떨어진 꽃은 주워서 술을 담가 마시거나 찻잔에 띄우기도 하는데
꽃잎을 찹쌀반죽에 적셔 전을 부치면 멋진 요리가 되기도 합니다.
- 또 비누가 없던 시절에는 잎을 태운 재를 물에 개어서 비누대신으로 썼다고도
하고
- 목재는 매우 단단해서 땔감으로 아주 좋은데 그래서 숯을 만들기도 하며
또 얼레빗, 다식판, 장기 쪽, 가구 등에 쓰이고
- 나무가 타고 남은 재는 자색(紫色)을 내는 유약으로도 쓰입니다.
-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열매에서 짜는 기름이 가장 유명한데 열매를 모아서
잘 씻어 말려서 절구에 찧어 속살만 모아 곱게 빻아서 삼베주머니에 넣어 단단히
묶으면 기름떡이 되고 이것을 기름 판에서 짜내면 맑은 노란색의 기름이
나옵니다. 이 기름은 변하지도 않고 굳지도 않고 날아가지도 않는답니다.
- 이렇게 나온 동백기름은 비중 0.916, 주성분은 “올레인산(Oleic Acid)"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인데 화학식은 "C17H33COOH"라고 재미있습니다.
- 이 기름은 그냥 식용으로도 쓰이고 튀김요리용 기름으로도 쓰이는데 맛이
좋으며 또 등잔불용으로도 쓰이고 잘 마르지 않으니 기계의 윤활 및
방청유로도 쓰이는데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유명한 용도는 여인네들의 머릿기름
으로 쓰거나 목욕 후에 동백기름을 발라 피부가 매끄럽도록 한 일입니다.
- 동백기름을 머리에 바르면 그 모양새가 단정하고 고울 뿐만 아니라 냄새도
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며 더욱이 때도 끼지 않아 여인들의 머리단장에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었습니다.
-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동백기름의 항산화 성분과 보습효과가 매우 좋은 점을
이용하여 화장품원료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 통영시는 “시화(市花)”인 동백꽃에서 기름을 채취하여 동백화장품을 개발하여
소망화장품에 공급하는가 하면 제주도도 동백기름을 아모레화장품에 공급하는
등 매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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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희(椿姬) >
- 동백나무는 동양의 꽃이지만 서양에도 소개되어 정열의 붉은색으로 노래와 시의
소재가 되며 인기가 높아졌다고 하는데 “몽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유명한 프랑스
소설가 “알렉산드르 뒤마”의 소설을 소재로 하여 이태리의 “쥬세페 베르디”가
만든 오페라에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가 있습니다.
- 이는 베르디 작품 중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1948년에 처음 공연된 유럽 오페라이기도 합니다.
- 총 3막으로 된 이 오페라는 “권주가(勸酒歌)”로는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합창곡인 “축배의 노래”가 들어 있는데 원래 이태리말로 “La Traviata"는
”방황하는 여인“ 또는 ”길을 잘못 든 여인“이라는 뜻이고 뒤마의 원작소설
제목이 ”동백꽃 아가씨“라는 뜻이었는데 일본사람들이 이 제목을 자기나라말로
동백이라는 “춘(椿)”을 붙여서 “춘희(椿姬)”라고 처음 번역한 것을
우리나라에서도 그대로 쓰고 있는데 좀 문제가 있습니다.
- 이 오페라의 여자주인공인 “비올레타”가 사교계의 여왕이 되었는데 한 달 중에
25일은 “흰 동백꽃“을, 나머지 5일 동안은 ”붉은 동백꽃“을 들고 사교계에
나오는데 사실은 고급 창녀이었고 서로 사랑하는 대상은 젊은 귀족이었는데,
동백꽃의 색깔은 한 달 중에 여인들이 한번 씩 겪는 그 날을 “붉은 동백”으로
표시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 그런데 ”춘(椿)“이라는 말은 원래는 ”참죽나무“의 뜻이고 우리나라말에서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호칭“에 ”춘부장“이 있는데 이의 한자는 “春府丈”
또는 “椿府丈”으로 쓰기도 하니 정말 빨리 오페라 제목을 고쳐야 하겠습니다.
* “춘부장(椿府丈)”에서 “춘(椿)”은 <장자(莊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나온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만년 이상 사는 “대춘(大椿)”이라는 나무가 있는데,
“8천년을 봄으로 삼고 다시 8천년을 가을로 삼는다.”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 나무가 얼마나 오래 사는지는 그 글자에서 나무 목(木)과 봄 춘(春)자의
합자로 항상 봄 같은 생명력을 가진 나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즉 장수(長壽)의 상징이라는 것입니다.
-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를 때 “춘부장(椿府丈)”이라 하는데, 이는 “춘(椿)이
자라는 집에 사는 어른”이라는 뜻으로 바로 대춘(大椿)처럼 장수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만수무강(萬壽無疆)이라는 말 보다
듣기 좋은 말은 없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입니다.
- 그런데 춘(椿)이 그리 잘 쓰이지 않는 글자라서 요즘은 알기 쉬운
춘(春)을 써서 “春府丈” 이라 쓴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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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동백 = 생강나무
- 녹나무과의 낙엽관목인 <생강나무>는 이른 봄 잎이 나기 전에 산수유와 비슷한
시기에 자그마한 노란 꽃을 피우는데 우리나라 전국에서 산기슭, 계곡의 바위틈,
개천가 등 반그늘이 지고 기름진 곳에서 잘 자라는데 보통 산의 높이 1,000미터
이하에서 자랍니다.
- 생강나무의 열매에서 얻은 기름은 마치 “동백기름” 같이 향기가 좋고 깨끗해서
강원도지방에서는 예전에는 머릿기름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동백”이라는 말이
붙어서 “산동백”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 또 생강나무는 다른 나무와도 잘 어울리므로 웬만한 나무라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 숲이나 참나무 숲에서도 잘 자라며 소금기가 있는 바닷가에서도
잘 자랍니다.
- 키는 보통 2~3미터로 자라는 중간키의 나무인데 아주 크게 자라는 것은
약 7미터까지 자란 것도 발견된다고 합니다.
- 생강나무의 잎과 꽃을 손으로 비비거나 가지를 자르면 생강냄새가 난다고 해서
“생강나무”라고 부르는데 다른 이름으로는 산동백, 동박나무, 올동백, 아위나무,
가세, 가세촉, 새앙, 시앙, 황매목(黃梅木), 산강(山姜), 강양(姜洋),
삼각풍(三角楓), 감강(甘姜), 향려목(香麗木) 등등 무척 여러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 생강나무는 은행나무, 뽕나무, 이팝나무 등과 같이 암, 수가 다른 나무로서
이를 “암수딴그루”, “자웅이주(雌雄異株)” 또는 “이가화(二家花)”라고 부릅니다.
- 꽃은 나무줄기의 꽃줄기에 작은 꽃이 꽃자루 없이 뭉치듯 바싹 붙어서 피는데
다섯 송이씩 모여 피어 산수유와 같이 “산형꽃차례(繖形=傘形)”를 이룹니다.
- 그렇지만 꽃이 줄기에 바싹 붙어서 피니까 산수유보다 풍성한 느낌이 적습니다.
-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암꽃에는 퇴화한 수술의 모습이 남아있고
수꽃에는 퇴화한 암술의 모습이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 생강나무의 종류로는 털생강나무, 둥근생강나무, 고로쇠생강나무 등이 있는데
고로쇠생강나무는 전북 정읍의 내장산에서만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입니다.
- 생강나무의 꽃말은 “수줍음”입니다.
- 차나무가 귀한 북쪽지방에서는 어린잎을 말려서 “작설차(雀舌茶)”라고 부르며
차로 만들어 마셨고 또 생강이 귀한 지방에서는 잎을 말려서 가루로 만들어
생강대신으로 쓰기도 하고 또 향료로도 썼습니다.
- 또 어린잎으로는 나물로 먹기도 하고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서 “튀각”으로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 그리고 가을에는 노랗게 단풍이 들어서 아주 예쁜데 다른 나무들의 단풍색깔과
함께 숲속의 색깔을 풍성하게 해 줍니다.
- 생강나무의 껍질은 짙은 회색으로 매끄럽고 두툼한 느낌을 주는데
잎과 나뭇가지와 나무껍질은 말려서 썰어서 약으로 쓰는데 건위제(健胃劑), 복통,
해열 및 타박상, 어혈이나 멍들고 삔 데 쓴다고 하며 산에 가서 다치거나 하면
한번 시험해 볼만도 합니다.
- 한방(韓方)에서는 이를 황매피(黃梅皮)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 열매에서 얻은 기름은 마치 “동백기름” 같이 향기가 좋고 깨끗해서
강원도지방에서는 “산동백”이라고 부르며 예전에는 머릿기름으로 사용했습니다.
- 또 생강나무 잎은 먹을 수 있어서 잎으로 쌈을 싸 먹으면 독특한 향내로
맛있습니다.
* 2015. 05. 31일 SBS의 임지호-이영자 진행의 “잘 먹고 잘 사는 법
- 식사하셨어요?”에서 게스트로 출연자한 조민수에게 생강나무 잎으로
마치 김밥처럼 밥을 쌌는데 무척 맛있다고 하더군요.
* 김유정의 “동백꽃”은 1936년에 발표하였는데, 그 이듬해인 1937년에
조선박물교원회(朝鮮博物敎員會)에서 우리나라 꽃과 식물의 표준 이름을 정하고
우리나라 식물종의 구분을 위하여 식물의 형태적 특징, 학명의 의미, 유래 등을
학문적으로 최초로 정리하여 발간한 식물도감인 “조선식물향명집(朝鮮植物鄕名
集)”이 나와서 김유정이 “동백”에 대한 이름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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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생강나무”가 유명한 곳
“창덕궁 후원(昌德宮 後苑)”과 “창경궁 경춘전(昌慶宮 景春殿)” 뒤쪽이 잘 알려져
있는데 “창경궁 경춘전(昌慶宮 景春殿)”은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가 태어난
곳이고 그 어머니이며 “사도세자=장조”의 왕비인 “혜경궁 홍씨(惠慶宮 洪氏
= 경의왕후-敬懿王后)가 돌아가신 곳이기도 합니다.
* 강원도 정선아리랑 속의 산동백(생강나무)
“정선아리랑”에는 다음의 구절이 있습니다.
“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사철 임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아우라지 지장구 아저씨 배 좀 건네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
* “소양강처녀” 노래 속의 산동백(생강나무)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세하고 떠나셨죠
이렇게 기다리다 멍든 가슴에 떠나고 안 오시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달뜨는 소양강에 조각배 띄워 사랑의 소야곡을 불러주던 님 이시여
풋 가슴 언저리에 아롱진 눈물 얼룩져 번져나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 “김유정”의 유명한 단편 “동백꽃”의 마지막 부분.
“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을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 매질을 하여 떼어 놓았다. 나흘 전에 점순이는 울타리 엮는 내 등 뒤로 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감자를 내밀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밀어 버렸다.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그녀가 나를 쳐다보다가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 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였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까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으로 우리 닭은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후볐다.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쪼았다. 점순이가 싸움을 붙일 것을
안 나는 우리 닭을 잡아다가 가두고 나무하러 갔다.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놓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소복이 깔아 놓고 앉아서
닭싸움을 보며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다. 약이 오른 나는 지게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탉을 때려 죽였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흡뜨고 내게 달려든다. 점순이는 자기 말을
들으면 일러바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느질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산 아래로 내려간 다음 나는 바위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산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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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金裕貞 : 1908 ~ 1937 : 30세)
강원도 춘성군 실례마을(현재 -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례마을)에서 태어나 짧은
생애동안에 많은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는데 대표작은 “동백꽃”, “봄 봄”, “금 따는 콩밭”,
“안해”, “소낙비”, “봄과 따라지” 등등 그 외에도 많이 있습니다.
- 경춘선 “김유정 역”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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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강나무꽃이나 산수유꽃은 꽃이 피는 시기도 비슷하고 꽃의 모습도 비슷한데
꽃이 질 때도 언제 피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스르르 사라집니다.
- 이는 이들 나무꽃과 비슷한 시기에 또는 그 이후에 피는 화려한 매화, 목련,
벚꽃 그리고 각종 과일꽃들에 밀려서 꽃이 지는 것이 눈에 띠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 그래서 어느 분은 이에 대하여 나무가 지우개로 스스로를 지우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 그리고 목련이 지고 나면 이제 봄은 다 간 것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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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쪽동백나무
- 때죽나무과에 속하는 <쪽동백나무>는 높이 6~15m(평균 약 10m) 정도까지
자라는 낙엽소교목으로 우리나라 전국각지 숲 가장자리. 응달진 계곡 옆 등에서
잘 자라는 나무로서 내한성(耐寒性)이 강하며 어떤 땅에서도 잘 자랍니다.
- 다른 이름으로는 옥령화(玉鈴花), 노단피(老丹皮), 산진자(山榛子), 정나무,
때쭉나무, 물박달, 산아즈까리나무, 개동백나무 등으로도 불리고
- 쪽동백나무의 이름에서
① “쪽”에는 여러 뜻이 있어서, 그 중에서 “쪽방”, “쪽문”, “쪽박” 등과 같이
<작다>의 의미가 있는데, <쪽동백나무>의 씨가 <동백나무>의 그것보다 작아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도 있고
② 또 “쪽”은 어떤 물건을 쪼갰을 때의 한 부분 “조각”, “판”이란 뜻에서
나온 것으로 쪽동백의 봄에 새로 나오는 어린 가지는 반투명의 붉은 빛을 띠며
길게 찢으면 마치 허물을 벗듯이 쪽쪽 벗겨진다고 하여 붙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③ 그리고 동백나무가 자라지 않는 중부이북 지방에서는 동백기름 대신
쪽동백나무 열매에서 기름을 짜 동백기름 대신에 사용했다 하여
“동백”이 붙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 또 하얀 꽃이 마치 구슬을 꿰어 놓은 것처럼 길게 달려서 모양이 깨끗하고
예뻐서 <옥령화(玉鈴花)>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 영어로는 “fragrant snowbell”이라 하는데, 전에 소개해 드렸던 <때죽나무>의
영어이름이 “snowbell"이었는데, 즉 때죽나무의 사촌 쯤 되는 나무입니다.
- 쪽동백의 잎은 길이 10∼20cm의 타원 모양 또는 둥근 달걀 모양으로
매우 큰 편에 속하는데, 어찌 보면 조금 작은 오동잎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 꽃은 5~6월에 하얀색으로 가지 끝에 무리지어 피는데,
무척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 사촌격인 때죽나무의 꽃이 나무 전체에 종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이라면
쪽동백은 가지 끝에 20송이 정도가 가지런히 무리지어 피어서 무척 정갈하게
보입니다.
- 즉, 때죽나무 보다 잎이 크고 꽃차례가 깁니다.
- 아까시나무 꽃이 필 무렵 함께 피는데, 이상하게도 우리 동네에서는 아까시나무
있는 곳에 쪽동백나무도 나란히 있어서 꽃을 피운 모습을 보니 멀리서
보면 서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가까이에서 보면 잎 모양과 꽃 모양이
서로 달라서 쉽게 구분이 됩니다.
- 또 쪽동백 꽃도 마치 동백나무의 꽃처럼 뚝뚝 떨어집니다.
- 그리고 꽃을 잘 말려서 차로 마시기도 합니다.
- 아이들은 큰 잎으로 가면을 만들면서 놀기도 하고 하얀 꽃을 주워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어 놀기도 합니다.
- 9월경에 익는 열매로는 기름을 짜 불을 밝히고 양초나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또 머릿기름으로 쓰면 머리에 생긴 이를 완전히 없앨 수 있을 정도로
살충효과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 또 한방에서는 열매를 약재로 쓰는데 요충을 제거하고,
종기의 염증을 제거하는데 이용합니다.
- 그리고 나무껍질의 수액은 안식향 성분이 있어 살충제, 방부제나 향료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 또 목재는 더디게 자라 결이 치밀하고 단단하므로 목걸이, 열쇠고리, 솟대, 장승,
잠자리, 나비 모양, 꽃모양 등 다양한 목공예 소재로 이용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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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지난 주 부산에 들렀을 때 시내 화단을 동백으로 채웠는데 길른 동백이 아니고 꽃 핀 가지를 잘라 그대로 꽂아 놓았더군요. 꽃은 아름답지만 낮은 동백은 처음이라..ㅎㅎ 어릴적 부터 익숙했던 동백꽃이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동백이 있는줄은..동백의 모듬 잔치입니다. 을미년이 저물어 가니 새삼 학장님의 은혜와 가르침에 대한 존경심이 더해갑니다. 올 일년 감사합니다 학장님 내년에는 어떤 주제나 대상으로 저희를 기쁘게 해 주실런지 사뭇 기대됩니다.
동백은 씨앗을 심어서 기르기도 하지만 가지를 꺾꽂이하여 번식시키도 합니다. 또 동백은 늘푸른나무이기 때문에 중부지방에서의 사철나무나 회양목에 대체하는 남부지방 특유의 화단가꾸기이군요. 언제나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은 동백 이야기네요. 선운사 동백꽃은 제가 선운사 도솔암에서 도를 닦을 때 보았던 꽃이라 반갑네요. 도솔암 낙조대는 동백과 함께 아름다운 석양으로 유명하죠. 춘천 김유정역에 내려 김유정 생가 기념관을 가서야 비로소 내가 알던 동백과 다른 동백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거기서 동박꽃으로 담은 술도 먹어 봤구요. 김유정의 첫사랑은 동백술을 병으로 들고 다니면서 파는 여자였다더군요. 학장님 잘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선운사 도솔암의 낙조가 유명하다고 해서 두 번이나 갔다가 시간이 빠듯해서 가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아직도 아쉽습니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 도를 닦으셨다니 굉장하십니다.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꽃의 모습과 꽃피는 시기가 비슷한데, 김유정 문학관에는 두 나무를 나란히 심어 놓아서 이른 봄의 꽃이 필 때 가보면 아주 잘 비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