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여행의 스케쥴은 전국의 스카이워크를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춘천에 있는 스카이워크를 시작으로 단양을 거쳐 포항까지 다녀오려고 했는데요, 무엇보다 춘천 의암호 스카이워크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춘천 의암호는 저의 청소년시절, 미래에 대한 도전과 희망을 다짐하며 열심히 자전거페달을 밟던 추억이 듬뿍 서린 곳이기도 해서 간만에 그 시절도 회상해보고...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수영장 미련을 떨치지못한 두 녀석까지 몰고 나섰는데, 아뿔싸 동계기간에는 폐쇄랍니다. 겨울 특유의 써늘하고 황량한 풍경이 제대로 치워지지도 않은 눈길 속에서 더 썰렁합니다. 사람들의 환호성을 자아냈을 유리바닥길은 당최 어디있는지조차 가름할 길이 없습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녀석들 데리고 드라이브나 즐길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온 녀석이 물을 하도 좋아해서 풀빌라를 하루더 연장했으니 숙소로 일찍 돌아가는 것도 오히려 더 나은 듯 합니다. 준이도 물 밖을 나올 생각을 안할 정도이니 정말 본전 충실하게 뽑고있는 셈입니다.
물자극이 미치도록 목마른 녀석들, 대부분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일찍이 이런 욕구를 감지하고 태균이 어렸을 때 열심히 수영을 시킨건 곱씹어봐도 너무나 잘한 일입니다. 그 때가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있기에, 많은 아이들이 자극욕구 갈망의 늪에서 늦게까지 빠져나오지 못하는 듯 합니다. 우리는 그것들을 문제행동이라고 규정하곤 하지만 본질은 해소를 갈망하는 뇌의 하소연인 셈이죠.
두 녀석의 지독한 물탐닉을 지켜보면서 스카이워크고 뭐고 그냥 물이나 더 즐기게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몇 시간째 저러고 있어도 멈출 생각이 없는... 물탐닉은 늦게까지 이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