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금
우리 동네 워터파크 사업 보조로 온종일 아이들과 함께했습니다.
기획단 아이들과 함께 출발하여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수환 선배는 아이들에게 해야 할 것 알려주셨습니다.
사람들 오면 인사하고 짐 놓는 거 도와주기.
팔 벌려 높이 뛰기로 물놀이 들어가기 전 안전운동하기.
특히 하울이에겐 280번 인사하라 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아이들에게 많은 것 부탁하셨습니다. 잘 안 들을 때도 있지만, 결국엔 듣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에게 수영복 갈아입을 곳을 안내해주는 담당 맡았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들 많았습니다. 익숙한 얼굴도 많이 보였습니다.
'야나두한다' 하는 동현이도 있었습니다.
아이들 다 같이 모여 입수를 하자, 저는 제 역할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오전 역할은 물놀이 현황 파악 및 중재입니다.
아이들이 물 안에서 서로 감정 상해서 싸우거나 말다툼한다면 확인해서 풀어주고, 몸 상태를 확인하는 거였습니다.
오전에는 물에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아 물놀이장 밖에서만 아이들 지켜보았습니다.
지켜보려고 했습니다.
희원이가 저를 보자마자 물총으로 쏘기 시작합니다.
도망칩니다. 엄청나게 도망칩니다.
희원이만 보면 도망쳤습니다.
희원이를 피하면 이젠 하울이와 동현이도 쏩니다. 또 도망칩니다.
희원이의 말로는, 물총 쏠 때 소리 지르면서 도망치는 반응이 너무 재밌다고 합니다.
희원이가 재밌으면 됐습니다...
도망치던 와중에도 서로 감정이 상하여 싸우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 물어보고, 당사자에게 찾아가 아이의 이야기를 대신 전하며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점심으로는 꺼구리치킨과 컵라면, 밥을 먹었습니다.
다른 동료들은 컵라면을 건물 앞에서 제조하여 갖다 주었습니다.
전 상에 놓인 밥과 젓가락을 8명에 맞게 재배치하고, 너구리는 몇 명 먹는지, 불닭은 몇 명 먹는지 파악하는 담당 맡았습니다.
다 먹고 청소를 하던 도중, 태윤이가 옆에 쪼르르 다가와 줍니다. 오전 시간에 표적으로 잘못 걸려 물총 공격당했던 기억 새록새록 납니다.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는데 손이 부족해 태윤이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이거 혹시 같이 들어줄 수 있어요?"
남은 쓰레기를 한 손으로 쥐고 함께 쓰레기통으로 가주었습니다. 그 뒤로도 쓰레기를 전부 치울 때까지 바닥에 있는 플라스틱 뚜껑, 상에 있는 음식물쓰레기들 모두 주워 함께 버렸습니다.
아직 7살인데도 기특했습니다.
오후 물놀이 시작했습니다.
풀장 안에서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역할입니다.
들어가고 싶지만, 물총 없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버틸 자신이 없어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라온이 만났습니다. 들어가지 않는 저를 보고 얼른 들어가라며 엄청나게 따라왔습니다. 추격전 시작입니다.
라온이는 굳셉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제가 졌습니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많은 곳에서 물 공격 해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채원의 난' 시작됐습니다. 물놀이 힘듭니다...
은서에게 물총을 양도받았습니다. 저도 이제 공격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신 나게 놀았습니다. 놀던 와중에도 체한 아이를 보고 체한 것 같다며 동료에게 말 전달했습니다.
감정이 상하여 다툰 아이들도 꽤 있었습니다. 최대한 서로의 말 들어주었습니다.
중간엔 레크레이션도 했습니다.
제 팀엔 '야나두한다'에서 함께 하는 동현이가 와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눈 마주치면 반갑다고 엄청나게 웃어주었습니다.
튜브 안에 물풍선을 넣어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모르는 물풍선은 모두 터지고, 빗나갑니다.
다 같이 나무까지 뜁니다.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것 또한 추억입니다.
아이들과 놀고, 동료 모두와 놀았습니다.
즐거운 하루입니다.
물놀이가 모두 끝난 후에는 아이들과 인터뷰 진행했습니다.
초상권 허락받지 않아 텍스트로 대체됩니다.
첫 번째, 13살 박다움 군과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나왔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기분이 어떠신가요?"
"저요? 매우 좋아요"
"오늘 워터파크! 소감이 어떻게 되시나요?"
"소감이요? 다리가 조금 아프긴 한데... 잘 놀았던 것 같아요."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유연하게 받아주었습니다.
인터뷰하는 모습에 유튜브 하냐는 질문도 받았습니다. 웃음 납니다.
"내년엔 계시죠?"
"저 다음주에 가요... 나중에 저 유튜브하면 댓글 달아주세요"
만약 유튜브 하게 되면 나중에 댓글 달아달라고도 했습니다.
워터파크 때 처음 이야기 나눴는데 마지막이라니 정말 아쉬웠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사인도 받았습니다.
풀장에서 함께 물 공격하며 놀고 인터뷰하던 기억, 희원이와 투닥투닥 다투면서도 사이좋게 함께 있던 기억, 추억하며 간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두 번째, 9살 박라온 양과 함께하려다 실패했습니다.
라온이, 저를 29살 같다 했다가, 21살, 15살, 13살, 11살, 5살... 점점 어리게 봐주었습니다. 장난꾸러기입니다.
항상 아이들에게 장난스럽게 하는 말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 기억해요?"
당연히 모릅니다.
"저는 한채원이에요!"
이렇게 이야기하니 라온이도 제 이름 기억해주며 후반에 계속 함께해주었습니다. 함께하는 시간 즐거웠습니다.
워터파크에서 먹은 음식 중에 복숭아가 가장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까지 복숭아를 집어먹던 모습 생각납니다.
선생님은 뭐가 제일 맛있었냐고 되물어봐주는 것도 고마웠습니다.
인터뷰를 하는 제 모습을 끝까지 보고, 반대로 절 인터뷰해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짧게 끝났지만, 다음 기회를 노려보겠습니다. 인터뷰해주겠다고 약속도 받아냈습니다.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 번째, 10살로 추정되는 방민혁 군과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나요?"
"방민혁이요"
"민혁! 오늘 기분이 어땠어요?"
말투가 건달이냐며 옆에서 은서가 말합니다. 무시해줍니다.
"신 나게 놀았어요"
"신 나게 놀았어요? 오늘 워터파크에서 제일 재밌던 게 뭐였어요?"
"잠수가 겁나게 재밌었어요"
"잠수요?! 잠수 잘하던데요~"
민혁이와도 오늘 함께 많이 놀았습니다. 효성이와 민혁이와 둘이서 수영 배틀을 하고, 잠수 배틀을 하는 걸 보았습니다. 귀엽습니다.
중간에 머리끈을 잃어버렸다고 하니 물안경 쓰고 머리끈 찾아주려 했습니다. 비록 찾아주면 물총을 주겠다는 조건이 붙었었지만, 그럼에도 고맙습니다.
민혁이도 사업에 참여하는 아이가 아니라 워터파크 때가 마지막일 겁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효성이와 민혁이와 함께 이야기하며 놀았던 기억, 민혁이가 물안경 쓰고 머리끈 찾아주려던 기억, 추억하며 간직하겠습니다.
워터파크하며 이야기해보지 않았던 아이들과도 이야기 나누고, 친해질 수 있어 좋았습니다.
동료에게 물 공격하며 놀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우리 동네 워터파크 기획단 아이들과 담당자인 수환 선배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즐거운 하루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