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재배에서부터 생산된 와인을 병입하고 시중에 유통되어 마시기 전까지...
와인처럼 온도에 민감한 술이 또 어디 있을까. 아무리 비싼 와인이라도 보관과 음용 시
알맞은 온도를 맞춰 주지 않는다면 본래의 가치를 잃게 된다. 또한 싼 와인이라도 알맞은 온도에서
보관되고 가장 적합한 온도에서 음용 하게 된다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글 한승훈 Paul S.H Han(http://blog.naver.com/hahnn1)
Chilling
가끔 꽤 괜찮다는 와인을 시켜 놓고 마시다보면 실망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것은 분명 와인의 보관이 잘못 되었거나 서빙시 알맞은 온도에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와인을 가장 맛있게 마시기 위해서는 와인의 종류별 또는 숙성 정도에 따라
최적의 온도를 맞춰주어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더군다나 여름철에 많이 찾게 되는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Chilling) 마시는 정도에 따라
그 맛의 차이가 더 할 것이고, 레드 와인 또한 온도의 변화에 민감하긴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화이트 와인(로제와인 포함)의 경우 서빙 온도가 8~10도 정도가 좋다고 하는데
이는 차게 해서(Chilling) 마시면 산도와 어우러진 풍부한 과일 맛을 잘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도 어떤 숙성 방식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약간의 온도를 달리하여 마시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같은 화이트 와인이라도 바디감이 있는 오크에서 숙성된 와인일 경우
풍미를 느끼기 위해 12도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반면 스위트 와인은 상쾌한 탄산가스의 느낌을 즐기기 위한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처럼
6~8도 정도의 칠링(Chilling)된 와인이 좋다.
이는 온도가 올라가면 신맛이 도드라져 더욱 시큼하게 느껴지고 단맛은 더욱 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화이트 와인 보다는 약간 더 차게 해서(Chilling)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레드 와인의 경우는 어떨까?
레드 와인을 마실 때 뿜어져 나오는 향기와 입 안 가득 느껴지는
떨떠름한 탄닌의 풍부한 조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가 필요하다.
레드 와인 또한 숙성된 정도에 따라 칠링(Chilling)을 달리하여 마시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보졸레누보 같은 덜 숙성된 와인은 낮은 온도인 12도, 일반적인 가벼운 레드 와인은
14~16도, 좀 무겁고 탄닌이 강한 레드 와인은 16~18도 정도가 좋다.
레드 와인이 화이트 와인과 같이 차가운 온도에서 서빙 될 경우 입안에서 쓴맛만 느껴져
다양한 맛의 풍미를 느끼지 못하며 탄닌은 더욱 떫게 느껴져 올바른 맛을 느낄 수 없게 된다.
또한 제대로 칠링(Chilling)된 와인이라도 글라스로 옮겨가는 순간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므로
글라스를 잡을 때는 되도록 멀리 잡는 것이 좋고,
아이스 버킷에 와인을 넣어 두어 와인 맛의 변화를 줄여주는 것 또한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Cellar
와인의 장기 보관을 위한 Wine Cellar에서의 보관은 알맞은 습도(70~80%)와
일정한 온도(12~15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셀러(Cellar)가 아닌 온도가 아주 낮거나,
높은 곳에서 보관했다면 장기간 보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와인을 최상의 상태로 장기간 보관하고 싶다면
와인 셀러나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주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와인은 많은 것들이 갖추어져야 제 맛을 즐길 수 있기에 어렵게 느껴지는 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장 적절한 온도에서의 음용은 조금만 더 신경 쓰고 중요성을 알게 되면
와인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마시는 와인은 색다른 느낌을 갖게 되며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찾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